이산화탄소 — 지구 관측소

지구 관측소기준 숫자이산화탄소
🌏 지구의 기준 숫자

지구의 숫자는, 지금 어디까지 왔나

429.1ppm
2026년 7월 · 하와이 마우나로아 관측소
기준선과 비교하면
작년 같은 달427.9▲ +1.3
산업화 이전280▲ +53%
관측 시작(1958)315.7▲ +113
우리가 본 것
① 그냥 오르는 게 아닙니다 — 농도 (ppm)
430 380 330
② 오르는 속도가 빨라지고 있습니다 — 연간 증가량 (ppm/년)
0.86
60s
1.28
70s
1.61
80s
1.51
90s
1.97
00s
2.43
10s
2.56
20s
같은 10년 구간을 위·아래로 나란히 — 위는 얼마나 높은지, 아래는 얼마나 빨리 오르는지
※ 2020년대는 아직 6년(2020~2025) 평균입니다
이산화탄소가 늘고 있다는 건 널리 알려진 사실입니다. 데이터가 하나 더 말해주는 것은 그 속도입니다. 1960년대엔 1년에 0.86ppm씩 늘었는데, 2020년대는 2.56ppm씩 늡니다. 같은 상승이 아니라, 3.0배 빠른 상승입니다. (NOAA 연간증가율 공식자료 co2_gr_mlo.txt의 10년 평균)
갱신 2026-08-16 13:05 · 출처 NOAA Global Monitoring Laboratory · 미국 연방자료(퍼블릭 도메인) · 공식 값은 gml.noaa.gov에서 확인

이 숫자에 대하여

429.1라는 숫자가 무엇을 뜻하는지, 어디서 어떻게 만들어지는지에 대한 설명입니다.

1ppm은 정확히 무엇의 비율인가

ppm은 ‘백만분의 일(parts per million)’입니다. 그런데 무엇의 백만분의 일일까요 — 무게일까요, 부피일까요, 개수일까요?

답은 분자의 개수입니다. 429.1ppm이란 공기 분자 100만 개 중 이산화탄소 분자가 431개쯤라는 뜻입니다. 과학 용어로는 ‘몰분율’이라고 하며, 정식 단위는 μmol/mol(마이크로몰 퍼 몰)로 씁니다.

무게로 재면 값이 달라집니다. 이산화탄소는 공기 평균보다 무거워서, 무게 기준으로는 약 1.5배인 650ppm쯤이 됩니다. 그래서 “무게로 100만분의 431″이라고 하면 틀린 말이 됩니다.

★ 한 가지 더 — ‘건조공기’ 기준입니다 정확히는 수증기를 제거한 공기를 기준으로 잽니다. 공기 중 수증기는 같은 장소에서도 하루 사이 0%에서 4%까지 널뜁니다. 수증기를 포함해서 재면 비가 한 번 오는 것만으로 이산화탄소가 줄어든 것처럼 보이게 됩니다. 그래서 관측소는 공기를 냉각 장치로 얼려 말린 뒤 측정합니다. 그래야 습도·기압·고도가 바뀌어도 값이 흔들리지 않고, 실제 이산화탄소의 증감만 남습니다.

이렇게 적은 양이 왜 문제가 되느냐면, 이산화탄소가 지구가 우주로 내보내는 열을 붙잡는 성질을 가졌기 때문입니다. 산업화 이전 약 280ppm에서 지금 429.1ppm까지, 150ppm 남짓 늘어난 것이 지난 200년의 기후를 바꿔놓았습니다.

2화산에서 잰 값을, 믿어도 되나

당연히 나올 수 있는 의문입니다. 관측소는 활화산인 마우나로아의 북사면, 해발 약 3,400m에 있습니다. 화산은 이산화탄소를 내뿜습니다. 그런데 하필 그 위에서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잰다니, 이상하게 들리는 게 정상입니다.

사실 이 의심은 인터넷 시대에 생긴 게 아닙니다. 1958년 관측이 시작될 때부터 제기됐습니다. 킬링은 훗날 회고에서 이렇게 적었습니다.

“어떤 이들은 마우나로아 관측소가 활화산 위에 있다는 이유로 화산가스의 간섭을 우려했다. 해리 웩슬러는 이 비판을 막아내기 위해 상당한 노력을 기울였다.”— 찰스 킬링, 「지구를 관측하는 일의 보상과 대가」(1998) 38쪽
그래서, 화산 영향을 어떻게 걸러내나?
핵심은 “화산 공기는 값이 튀고, 배경 공기는 매끈하다”는 성질입니다.
1화산 가스는 뭉쳐서 흘러옵니다. 밤이 되면 산비탈을 따라 공기가 내려오는데, 이때 정상 분기공의 이산화탄소가 섞여 들어올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가스는 고르게 퍼지지 않고 덩어리로 흘러서, 측정값이 심하게 출렁입니다.
2그래서 ‘풍향’이 아니라 ‘출렁임’으로 걸러냅니다. 관측소는 5분마다 값을 재는데, 한 시간 안의 편차가 0.30ppm을 넘으면 그 시간은 배경 공기가 아닌 것으로 보고 버립니다. 시간 사이 변화가 0.25ppm을 넘어도 마찬가지입니다.
3낮 시간도 통째로 버립니다. 낮에는 비탈을 타고 아래에서 공기가 올라와 주변 식물의 영향을 받습니다. 그래서 현지 시각 오전 11시부터 저녁 7시까지는 아예 제외합니다.
4남는 것은 하루 9시간뿐입니다. 2014년을 예로 들면, 8,760시간 중 배경 공기로 인정된 시간은 37.9%였습니다. 나머지 62%는 버렸습니다.

여기에 한 가지 다행스러운 성질이 있습니다. 분기공은 화산이 폭발할 때만이 아니라 늘 일정하게 가스를 내뿜습니다. 그래서 값이 튀는 시점은 ‘화산 활동의 변화’가 아니라 ‘바람 방향’이 정합니다. 예측 가능하다는 뜻이고, 그만큼 걸러내기 쉽다는 뜻입니다.

★ 결정적 증거 — 다른 곳에서 잰 값과 맞는가 걸러내기가 제대로 됐는지 확인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화산이 없는 다른 관측소와 비교해보는 것입니다. 만약 마우나로아 값이 화산에 오염됐다면, 남극점이나 알래스카에서 잰 값과 어긋나야 합니다.
0.06 ppm마우나로아와 전 지구 평균의 연간 증가율 차이 (9년 평균)
약 2%그 차이가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율
거의 똑같이 오르고 있습니다. 미 항공우주국(NASA)의 설명도 같습니다 — “마우나로아 자료가 화산에 오염됐다면, 알래스카나 남극점에서 채집한 공기와 다르게 보였을 것”입니다.

참고로 화산이 내뿜는 양 자체도 생각보다 작습니다. 미 해양대기청은 1984년 분화 직후 마우나로아의 배출량이 “인구 4만 명 도시 하나” 수준이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3누가 이 기록을 시작했나

찰스 데이비드 킬링(1928~2005). 1950년대 중반, 20대의 그는 이상한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당시 학계가 발표한 대기 중 이산화탄소 값이 150에서 350ppm까지 제각각이었던 것입니다. 값이 들쭉날쭉했던 게 아니라, 제대로 재는 방법이 아직 없었던 것이었습니다.

그는 온도·압력·부피를 0.1% 정밀도로 다루는 측정 장치를 직접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1955년 여름, 캘리포니아 빅서 일대에서 몇 시간 간격으로 밤낮없이 공기를 모았습니다. 실험에 꼭 필요하지도 않은 정교한 채집이었습니다. 훗날 그는 왜 그렇게까지 했는지 스스로 이렇게 적었습니다.

“이유는 단순했다. 재미있었기 때문이다.”— 찰스 킬링, 「지구를 관측하는 일의 보상과 대가」(1998) 33쪽

1958년 3월 29일, 마우나로아에서 첫 값이 기록됩니다. 313ppm.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것을 보게 됩니다 — 이산화탄소 농도가 여름에 내려가고 겨울에 올라가는 톱니 모양의 리듬이었습니다.

“우리는 자연이 여름 동안 식물을 키우기 위해 대기에서 이산화탄소를 거둬들이고, 겨울마다 그것을 되돌려놓는 장면을 처음으로 목격하고 있었다.”— 찰스 킬링, 같은 글 40쪽

북반구의 숲과 들판이 숨 쉬는 흔적이었습니다. 지금도 이 곡선은 해마다 약 6ppm씩 오르내립니다. 다만 숨을 들이쉬고 내쉬어도, 매년 바닥 값은 조금씩 높아집니다.

4왜 이 숫자를 믿을 수 있나

측정하는 사람에게 계기는 믿어야 할 대상입니다. 믿을 수 없다면 잴 이유가 없으니까요. 그래서 측정의 진짜 일은 계기를 의심하는 것이 아니라, 믿을 수 있는 상태로 만들어두는 것입니다.

킬링이 한 일도 그것이었습니다. 그는 시판되는 적외선 분석기를 썼지만, 그 계기가 무엇에 묶여 있는지를 따졌습니다. 계기의 눈금은 결국 다른 무언가에 맞춰져 있어야 하는데, 그 기준을 남에게 맡기지 않고 온도와 압력, 부피처럼 흔들리지 않는 물리량에 직접 묶어두었습니다.

놀라운 것은 이 방식이 지금도 세계 표준의 맨 윗단에 그대로 남아 있다는 점입니다. 전 세계 관측소가 쓰는 기준 가스는, 1년 반마다 바로 그 방법으로 다시 검증됩니다.

★ 그리고 — 같은 공기를 두 번 잽니다 스크립스 해양연구소는 1958년부터, 미 해양대기청은 1974년부터 같은 산에서 각각 따로 이산화탄소를 재고 있습니다. 서로 다른 기계, 다른 분석 방식, 다른 기준을 씁니다. 한쪽에 문제가 생겨도 다른 쪽이 알아챌 수 있도록요.
0.07 ppm두 기관의 45년간 월평균 차이
매시간기준가스 3종으로 계기를 다시 맞춤

측정의 신뢰는 좋은 기계 하나에서 나오지 않습니다. 기준을 스스로 쥐고, 계속 맞추고, 독립된 두 번째 눈으로 확인하는 일이 쌓여서 만들어집니다.

568년 동안 한 번도 끊기지 않았나

거의 그렇습니다. 그런데 딱 한 번의 초기 공백은, 뜻밖의 이유로 생겼습니다.

1964년 봄, 석 달간 기록이 비어 있습니다. 화산 때문이 아니었습니다. 예산이 끊겼기 때문이었습니다. 당시 미국 국립과학재단은 킬링의 연구를 “routine(일상적 반복 작업)”이라고 규정하며 지원을 중단했습니다. 훗날 같은 기관이 기후를 경고할 때, 바로 이 데이터를 썼습니다.

반대로 2022년 11월 마우나로아가 실제로 분화해 용암이 관측소 진입로 1.8km를 9m 두께로 덮었을 때는, 열흘 만에 34km 떨어진 다른 산에 예비 장비가 세워졌습니다. 기록은 끊기지 않았습니다.

★ 이 기록이 말해주는 것 68년 치 기록에서 가장 큰 위협은 화산이 아니라 예산이었습니다. 측정은 극적이지 않습니다. 발견도, 상도, 박수도 없습니다. 다만 누군가 그것을 계속했기에, 우리는 오늘 지구의 숫자를 알고 있습니다.
참고 자료
· NOAA Global Monitoring Laboratory — 측정 방법, 건조공기 몰분율 정의, 배경 공기 선별 기준(V·U·D 플래그), 기관 간 비교
· Scripps Institution of Oceanography, CO₂ Program FAQ — 화산 영향에 대한 공식 답변
· NASA Science — “마우나로아 이산화탄소 측정에 화산가스가 포함되지 않는다는 것을 어떻게 아는가”
· Keeling, C.D.(1998), 「Rewards and Penalties of Monitoring the Earth」, Annual Review of Energy and the Environment 23:25–82 — 인용문 33쪽·38쪽·40쪽
· WMO Greenhouse Gas Bulletin — ppm 정의
※ 수치는 발표 시점 기준이며, 최신·공식 값은 각 기관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