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네 빙붕이 43% 무너지고, 캐나다 마지막 에피셸프 호수가 사라졌다

아이슬란드 바트나예퀴들 빙하가 물과 맞닿은 자리에 얼음 조각이 떠 있는 풍경 — 밀네 빙붕 현장이 아닌 자료사진

1983년부터 이어진 관측이 그 과정을 남겼다

사진: Hub JACQU / Pexels · 아이슬란드 바트나예퀴들(자료사진)

캐나다 북극에 마지막으로 남아 있던 ‘에피셸프 호수’가 사라졌다. 빙붕(육지 얼음이 바다 위로 흘러나와 떠 있는 판)이 피오르 입구를 막아 민물을 가둬 둔 호수다. 2020년 7월 말 밀네 빙붕이 면적의 43%를 잃고 부서지면서 그 벽이 없어졌다. 연구진은 2026년 8월 27일 『사이언티픽 리포츠』에 붕괴 전후 10년치 관측 기록을 발표했다.

밀네 빙붕이 무너진 자리 — 무슨 일이 있었나

캐나다 누나부트 엘즈미어섬 북쪽에 밀네 피오르가 있다. 빙하가 깎아 만든 좁고 깊은 만이다. 이곳에는 얼음이 댐처럼 입구를 막아 만들어진 특이한 호수가 있었다. 2020년 7월 30~31일, 그 댐이 부서졌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UBC)·앨버타대·라발대·칼턴대 등 연구진은 붕괴 전후 10년치 바다 관측과 위성영상, 현장 조사를 정리해 논문을 냈다. UBC가 2026년 9월 9일 이를 알렸다. 모델로 앞날을 내다본 연구가 아니라, 실제로 잰 값을 이어 붙인 관측 연구다.

밀네 빙붕은 칼턴대 물·얼음연구실(WIRL)이 「캐나다 북극에서 가장 온전한 빙붕」으로 꼽던 곳이었다. 붕괴 직전 면적은 187㎢. 이틀 사이에 그 43%인 약 80㎢가 떨어져 나가 106㎢만 남았다. 사라진 80㎢는 서울 면적(605㎢)의 약 8분의 1이며(AI 계산), 그 안에는 이 빙붕에서 가장 두꺼운 얼음(약 90m)이 들어 있었다.

에피셸프 호수는 어떤 구조인가

빙붕이 피오르 입구를 가로막으면 문턱이 된다. 안쪽에서는 눈과 얼음이 녹은 물이 계속 흘러든다. 민물은 바닷물보다 가볍기 때문에 빠져나가지 못하고 바닷물 위에 층으로 뜬다.

앤드루 해밀턴 앨버타대 박사는 UBC 보도자료에서 이 구조를 이렇게 설명했다.

“에피셸프 호수가 특별한 것은 민물 생태계가 바다 생태계 바로 위에 놓여 있고, 둘을 가르는 것이 민물과 소금물 사이의 얇은 경계뿐이라는 점이다.”

위층에는 민물에 사는 미생물이, 아래층에는 바다 생물이 산다. 민물이 빠져나가는 길은 빙붕 바닥에 난 좁은 물길뿐이다. 빙붕이 얇아질수록 그 물길도 달라지므로, 호수의 두께는 빙붕의 상태를 간접적으로 비추는 눈금 노릇을 했다. 버나드 러발 UBC 박사는 같은 보도자료에서 “에피셸프 호수는 빙붕이 압박을 받을 때 그 신호를 보낼 수 있다”고 말했다.

칼턴대 물·얼음연구실이 1983년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기존 관측 자료를 모으고 2009년부터 직접 이 호수를 재 온 이유가 여기에 있다.

왜 무너졌나 — 30여 년에 걸친 얇아짐

시점민물층 두께그해 있었던 일
198318첫 측정
20112004~2011년 해마다 약 0.5m씩 얇아짐
20142011~2014년 3년 사이 약 5m 얇아짐
2015약 7
2020.7밀네 빙붕이 면적의 43%(약 80㎢) 상실
2020 가을민물층 대부분 빠져나감
2022.70현장 측정에서 민물층 없음 확인
표 1. 밀네 피오르 에피셸프 호수 · ※ 두께 단위는 m. 1983~2015년 두께는 칼턴대 물·얼음연구실(WIRL)이 모으고 잰 관측 기록(자체 측정은 2009년 이후), 2020년 이후는 이번 논문. WIRL은 1983~2004년에 대해 “깊이 변화가 유의하지 않았고 2004년부터 변하기 시작했다”고 밝히고 있다. 면적은 반올림한 값이라 뺄셈이 정확히 맞지 않는다. 2020년 상실 비율은 같은 연구팀이 2025년 『더 크라이오스피어』에 실은 43%(80㎢)를 따랐다. 이번 보도자료는 45%로 밝혔다.
1983년 18m에서 2022년 민물층 없음까지 — 39년의 기록이 남긴 두께 변화와 2020년 7월 밀네 빙붕 붕괴
1983년 18m에서 2022년 민물층 없음까지 — 39년의 기록이 남긴 두께 변화와 2020년 7월 밀네 빙붕 붕괴

2004년부터 2011년까지는 해마다 약 0.5m씩 꾸준히, 2011년부터 2014년까지는 3년 만에 5m 가까이 급격히 얇아져 2015년에는 약 7m가 됐다. 그리고 2020년 여름에 한꺼번에 끝났다.

제레미 보노 라발대 박사는 “빙붕과 호수는 수십 년에 걸쳐 얇아지고 있었지만, 2020년의 붕괴가 결정타였다”고 말했다.

논문 초록은 이 변화를 “비교적 안정적이던 민물 생태계에서 해양 생태계로의 급격한 일방향 전환”이라고 적었다.

아무도 가지 못한 해에, 기계가 혼자 기록했다

2020년은 코로나로 현장조사가 취소된 해였다. 사람이 가지 못했다. 대신 계류 관측장비(얼음에 줄로 매달아 물속에 내려 두는 장비)가 그 자리에 남아, 호수가 짜지는 과정을 혼자 기록했다. 연구진이 그 자료를 손에 넣은 것은 2년 뒤였다. 논문이 이 자료를 “전례 없는 기록”이라고 부른 이유다.

데릭 뮐러 칼턴대 박사는 같은 보도자료에서 이렇게 말했다.

“고위도 북극의 변화를 이해하려면 해마다 다시 가야 한다.”

논문 저자 명단에는 누나부트 아우수이투크(그라이스 피오르) 주민 조지프 쇼아픽과 실라스 피자미니가 들어 있다. 두 사람은 2022년부터 현장조사에 함께했다. 북극 최고위도의 관측은 그곳에 사는 사람 없이는 이어지지 않는다.

밀네 빙붕 붕괴 전과 후 — 민물과 바다가 위아래로 겹쳐 있던 2층 구조가 바다 1층으로 바뀌었다
붕괴 전과 후 — 민물과 바다가 위아래로 겹쳐 있던 2층 구조가 바다 1층으로 바뀌었다

아직 진행형이다

  • 사라진 것은 캐나다의 마지막 하나다. 논문 초록도 “캐나다 북극의 마지막 에피셸프 호수”라고 범위를 밝혔다.
  • 연구진의 판단은 단호하다. 러발 박사는 “얼음이 사라지면 생태계도 함께 간다”고 했고, 보노 박사는 “사람의 시간 척도로는 돌아오지 않는다”고 말했다(UBC 보도자료). 붕괴 뒤 첫 현장 측정이 이뤄진 2022년 7월 이후 해마다 이어 온 관측에서도 회복 징후는 나오지 않았다.
  • 빙붕과 해빙은 다르다. 무너진 것은 육지에서 흘러나와 바다에 떠 있는 빙붕이지, 바닷물이 얼어 생기는 해빙이 아니다.

왜 중요한가 — GaiaBeacon의 관점

얼음이 가장 늦게까지 남을 곳으로 꼽히던 자리다

밀네 피오르는 북극 해빙이 여름에도 가장 오래 버틸 구역으로 지목돼 온 ‘마지막 얼음 지역(Last Ice Area)’ 안에 있다. 논문 초록의 마지막 문장이 그 점을 짚는다 — 이 호수의 소실이 “북극 해빙의 ‘마지막 얼음 지역’조차 기후 온난화에 취약하다는 점을 드러낸다”는 것이다.

이 소식의 무게는 사라진 호수의 크기가 아니라 그 위치에 있다.

오래 지켜본 자료만이 말할 수 있는 것이 있다

1983년의 18m가 없었다면 2015년의 7m는 그냥 숫자였을 것이다. 이 연구가 “몇 달 만에”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은 그 앞의 30여 년이 기록돼 있기 때문이다.

에피셸프 호수는 그 자체가 관측 장치이기도 했다. 호수가 사라졌다는 것은 생태계 하나가 없어졌다는 뜻인 동시에, 그 자리를 재던 눈금 하나가 없어졌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래서 한국은

한국도 북극 바다에 관측 장비를 내려놓고 온다.

극지연구소의 쇄빙연구선 아라온호는 2026년 7월 11일 광양항을 떠나 17번째 북극 항해에 나섰다. 83일 일정으로 베링해·동시베리아해·척치해·중앙 북극해를 돈다.

이번 항해의 과제 가운데 하나가 지난해 얼음 때문에 회수하지 못한 장기 계류 관측장비를 거둬 오는 일이다. 밀네 피오르에서 2년을 기다린 것과 같은 종류의 일이, 지금 아라온호에서도 벌어지고 있다.

이번 항해에는 두 가지 과제가 함께 실려 있다. 북극해의 변화를 재는 일과, 얼음이 줄면서 열리는 항로의 운항 조건을 예측하는 일이다. 해양수산부와 극지연구소가 함께 추진하는 「북극항로 운영을 위한 실측 기반 통합 예측기술 개발(SAFE-SEA)」 사업의 일부이기도 하다. 둘 다 같은 배에서 이뤄진다.

자주 묻는 질문

에피셸프 호수가 뭔가요?

빙붕이 피오르 입구를 막아 생긴 호수입니다. 안쪽으로 흘러든 민물이 빠져나가지 못하고, 가볍기 때문에 바닷물 위에 층으로 떠 있습니다. 한 곳에 민물 생태계와 바다 생태계가 위아래로 겹쳐 있는 드문 구조입니다.

북극의 에피셸프 호수가 전부 사라진 건가요?

이번에 사라진 것은 캐나다 북극에 마지막으로 남아 있던 하나입니다. 논문도 범위를 그렇게 밝히고 있습니다. 다만 칼턴대 물·얼음연구실은 이 호수를 “북극에서 알려진 마지막 에피셸프 호수”라고 적고 있어, 다른 지역에 남아 있는지는 자료마다 표현이 다릅니다.

다시 생길 수 있나요?

연구진은 “사람의 시간 척도로는 돌아오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호수가 다시 생기려면 입구를 막아 줄 빙붕이 먼저 회복돼야 하기 때문입니다. 2022년 7월 이후의 연례 관측에서도 회복 징후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빙붕과 해빙은 어떻게 다른가요?

빙붕은 육지의 얼음이 흘러나와 바다 위에 떠 있는 두꺼운 판이고, 해빙은 바닷물이 얼어 생긴 얼음입니다. 이번에 무너진 것은 빙붕입니다.

밀네 빙붕은 지금 어떤 상태인가요?

붕괴 직전 187㎢였던 면적이 2020년 7월 붕괴로 106㎢가 됐습니다. 이틀 사이에 떨어져 나간 약 80㎢에는 이 빙붕에서 가장 두꺼운 얼음이 들어 있었습니다.

정리하며

2020년 7월 말, 밀네 빙붕이 이틀 사이에 약 80㎢를 잃었다. 민물을 붙잡아 두던 문턱이 사라졌고, 그해 가을까지 호수는 대부분 빠져나갔다. 2022년 여름 현장 측정에서 민물층은 남아 있지 않았다.

이 문장을 쓸 수 있게 해 준 것은 1983년부터 이어진 기록이다. 무엇이 사라졌는지 정확히 말하려면, 그 전에 무엇이 있었는지가 적혀 있어야 한다.

사라진 것을 세는 일과 남은 것을 재는 일은 같은 일이다. 다음에 볼 것은 두 가지다. 북극 해빙의 올해 최솟값 발표, 그리고 10월 초로 예상되는 아라온호의 귀항이다. GaiaBeacon은 이 관측들을 이어서 기록한다. 이 기사의 내용은 2026년 9월 14일 기준이다.

출처

  1. Bonneau, J. 외, 「Regime shift in high arctic fjord signals the vulnerability of the Arctic’s Last Ice Area」, 『Scientific Reports』 (2026-08-27)
  2. EurekAlert!(AAAS) / 브리티시컬럼비아대 보도자료, 「Study confirms Canada’s last epishelf lake is gone for good」 (2026-09-09)
  3. Bonneau, J. 외, 「The impact of ice structures and ocean warming in Milne Fiord」, 『The Cryosphere』 19, 2615 (2025)
  4. 칼턴대 물·얼음연구실(WIRL), 「Milne Fiord epishelf lake」
  5. 칼턴대 물·얼음연구실(WIRL), 「2020 Calving Event」
  6. 칼턴대 물·얼음연구실(WIRL), 「Ice Shelves」
  7. 헤럴드경제, 「국내 유일 쇄빙연구선 ‘아라온호’, 17번째 북극해 탐사」 (2026-07-10)
  8. 내외일보, 「기후변화 대비하고 북극항로 준비하고」 (202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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