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멸종 ② — 오르도비스기 말과 데본기 말, 바다가 두 번 죽은 이야기
GaiaBeacon · 「여섯 번째 질문」 대멸종 시리즈 (6부작 중 2부)
오르도비스기와 데본기 말 바다는 왜 죽었나? 오르도비스기 말은 곤드와나 빙하로 해수면이 떨어져 해양 종 약 85~86%가 사라졌고, 데본기 말은 육상 식물 확장이 부른 해양 무산소로 약 40~75%가 멸종했다. 한 번은 얼음이, 한 번은 생명 자신이 바다를 죽였다.
바다는 두 번 죽었다. 한 번은 얼어서, 한 번은 숨이 막혀서. 4억 4천만 년 전의 일이다. 그때 생명은 거의 전부 바다에 살았다. 삼엽충이 얕은 대륙붕을 기어 다니고, 완족류가 바위에 붙어 여과 섭식을 하고, 산호가 처음으로 암초를 쌓아 올리던 시대. 육지는 아직 텅 비어 있었다. 그 풍요로운 바다가 짧은 지질학적 순간 안에 두 번 무너졌다. 첫 번째는 얼음이 죽였고, 두 번째는 생명 자신이 죽였다. 이 두 이야기는 결국 하나의 교훈으로 수렴한다. 균형은 천천히 쌓이고, 빠르게 무너진다는 것.
1. 얼음이 바다를 말리다 — 오르도비스기 말 대멸종

대륙이 남극으로 미끄러지다
약 4억 4,300만 년 전[1], 지금의 아프리카·남아메리카·인도를 아우르던 거대한 남쪽 대륙 곤드와나(Gondwana)가 천천히 남극으로 미끄러져 갔다. 수천만 년에 걸친 느린 이동이었지만, 결과는 급격했다. 대륙이 극지에 닿자 거대한 빙하가 자라나기 시작했다. 바닷물이 얼음 속에 갇히며 전 지구적 해수면이 급격히 떨어졌다.
생명이 가장 북적이던 곳, 햇빛이 닿는 얕은 대륙붕이 통째로 말라버렸다.[2]
한랭화와 서식지 상실이 동시에 밀어닥쳤다. 삼엽충 수천 종이 사라졌다. 완족류가 떠난 자리엔 텅 빈 바위만 남았다. 이 첫 번째 타격으로 해양 생물 종의 약 85~86%가 사라졌다[3] — 5대 대멸종 중 두 번째로 심각한 수준이며, 백악기 말 공룡 멸종보다 약 두 배 심각한 것으로 평가된다.
두 번의 파도
그러나 얼음은 영원하지 않았다. 빙하가 다시 녹으며 해수면이 빠르게 솟구쳤다. 환경이 안정되는 듯 보였지만, 그것은 두 번째 타격의 서곡이었다. 따뜻해진 바닷물이 다시 순환하면서 무산소층이 깊은 곳에서 올라왔다. 가까스로 살아남은 생물들에게 새로운 질식이 찾아온 것이다.
멸종은 한 번이 아니라, 두 번의 파도로 밀려왔다.[2]
히르난티안(Hirnantian)절이라 불리는 이 짧은 구간 — 약 4억 4,520만~4억 4,380만 년 전 — 은 지구 생명의 역사에서 가장 잔혹한 리셋 중 하나였다.
왜 그렇게 빨리 무너졌을까
과학자들은 멸종의 속도가 기후변화의 속도에 의해 결정됐을 것이라고 본다. 2025년에 발표된 연구는 "오르도비스기 말 대멸종의 템포는 기후변화의 속도가 제어했다"고 분석했다.[4] 빙하기가 갑자기 왔다가 갑자기 물러서는, 지질학적 기준으로도 짧은 변화 — 그것이 생명이 적응할 겨를을 빼앗았다.
또 다른 가설에서는 이 시기에 대규모 진극 이동(true polar wander), 즉 지구 자체의 회전축이 이동하는 현상이 발생해 곤드와나의 빙하 이동과 맞물려 멸종 패턴을 만들었다고 제안한다.[5] 오르도비스기 말 멸종의 원인은 지금도 연구가 진행 중이며, 단일한 요인으로 모든 것이 설명되지는 않는다.
2. 생명이 바다를 질식시키다 — 데본기 말 대멸종
육지를 정복한 숲
약 3억 7,200만~3억 5,900만 년 전[6], 지구의 모습은 오르도비스기와 크게 달라져 있었다. 식물이 육지에 처음으로 숲을 이룬 시대, 데본기(Devonian Period)였다. 아르카이옵테리스(Archaeopteris) 같은 최초의 교목들이 수십 미터까지 자라며 대륙의 내부를 초록으로 물들였다.
좋은 일처럼 보였다. 그런데 뿌리가 문제였다.
최초의 깊은 뿌리 시스템은 암석을 화학적으로 풍화시키기 시작했다. 바위가 분해되면서 인(phosphorus, P)을 비롯한 영양소가 빗물에 씻겨 강으로, 강에서 바다로 흘러들어 갔다. 지금껏 바다가 경험하지 못한 규모의 영양 폭탄이었다.
유력한 가설 — 식물이 방아쇠를 당겼다
한 유력한 가설에 따르면, 데본기 말 대멸종의 방아쇠는 뜻밖에도 이 '식물'이었을 수 있다. 2023년 *Nature Communications Earth & Environment*에 발표된 연구는 육상 식물의 확장이 후기 데본기 해양 대량 멸종에 기여했다고 제안한다.[7]
그 메커니즘은 이렇다. 영양소가 대규모로 유입된 바다에서 조류(藻類)가 폭발적으로 번성했다. 조류가 폭발하면 곧 죽는다. 죽은 조류가 가라앉아 분해되는 과정에서 박테리아가 물속의 산소를 모조리 소비했다. 바다 전체에 광범위한 무산소층(anoxic zone)이 형성됐고, 산소가 사라진 물속에서 물고기와 해양 생물이 질식해 죽었다.
이 시기의 흑색 셰일(black shale) 지층은 무산소 환경의 강력한 지질 증거로 남아 있다.[8]
데본기 말 멸종으로 해양 종의 약 40~75%가 사라진 것으로 추정된다[6] — 이 수치의 범위가 넓은 것은 켈바서 사건(Kellwasser event, 약 3억 7,215만 년 전)과 행겐베르크 사건(Hangenberg event, 약 3억 5,890만 년 전)을 포함한 복수의 단계에 걸친 멸종이었기 때문이다.[9]
하나의 원인으로 단정할 수 없다
단, 식물 가설이 유일한 답은 아니다. 학계에서는 화산활동, 한랭화, 천문학적 강제력(지구 공전 이심률 변화), 혜성 충돌 가설이 여전히 경쟁 중이다. 데본기 말 멸종의 원인 메커니즘은 아직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쟁점이다.[8] 식물이 방아쇠였든, 다른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든, 공통된 결과는 하나였다. 바다가 산소를 잃었다는 것.
3. 두 죽음이 닮은 곳

얼음과 질식. 원인은 정반대처럼 보이지만,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
오르도비스기 대멸종은 외부의 지각 변동이 기후를 흔든 사례였다. 데본기 대멸종은 생명 자체의 진화가 바다를 무너뜨린 사례였다. 한 번은 지구가 죽였고, 한 번은 생명이 생명을 죽였다.
그러나 두 멸종을 관통하는 공통 변수는 결국 '속도'다. 온도가, 해수면이, 산소 농도가 — 생명이 수천만 년에 걸쳐 의지하며 살아온 조건들이 지질학적으로 짧은 순간 안에 급격히 바뀌었을 때, 생명은 버티지 못했다. 너무 빨리 변해서였다.
연구에 따르면, 오르도비스기 대멸종의 멸종 템포는 기후변화의 속도와 직접 연결됐다.[4] 적응할 시간을 주지 않는 변화 — 그것이 5대 멸종을 관통하는 공통 어휘처럼 반복된다.
부영양화(eutrophication)는 이 연결을 가장 잘 보여주는 현상이다. 비료와 하수가 강으로 흘러들고, 강이 영양 과잉의 바다를 만들고, 조류가 폭발하고, 산소가 사라지는 순서 — 그것은 데본기 멸종의 메커니즘과 같은 경로다. 다른 것이 있다면 시간의 규모뿐이다. 지질학적 과정은 수십만 년에 걸쳐 일어났고, 지금 우리가 만들어내는 조건은 수십 년 만에 되풀이된다. (→ 관련: 갯벌 시리즈 EP1~4 참조)
"균형은 천천히 쌓이고, 빠르게 무너진다."
첫 두 번의 리셋은 바다의 일이었다. 오르도비스기 바다는 얼음에 말랐고, 데본기 바다는 생명이 만든 독 속에 잠들었다. 그 규모와 원인이 달랐지만, 결과는 같았다. 지구는 계속됐지만, 그 위에 살던 생명의 대부분은 사라졌다. 그리고 새로운 생명이 비어 있는 바다를 채우는 데는 수백만 년이 걸렸다.
지금 우리는 그 긴 회복의 역사 위에 서 있다.
바다가 두 번 죽었던 그 시간들이 우리에게 묻는다. 세 번째 질문은, 우리 차례인가.
다음 편에서는 지구 생명의 최대 96%가 사라진 날 — 페름기 말 '대죽음(Great Dying)'으로 간다.
자주 묻는 질문 (FAQ)
오르도비스기 말 대멸종은 왜 일어났나요?
거대한 남쪽 대륙 곤드와나가 남극으로 이동하면서 빙하가 자라 해수면이 급격히 떨어졌습니다. 생명이 가장 북적이던 얕은 대륙붕이 말라버렸고, 한랭화와 서식지 상실이 동시에 닥쳐 해양 종의 약 85~86%가 사라졌습니다.
데본기 말 멸종에서 식물이 어떤 역할을 했나요?
최초의 깊은 뿌리를 가진 숲이 암석을 풍화시켜 인 등 영양소가 바다로 흘러들었습니다. 조류가 폭발적으로 번성한 뒤 죽어 분해되며 산소를 모두 소비했고, 광범위한 무산소층이 형성돼 해양 생물이 질식했습니다. 다만 식물 가설이 유일한 답은 아니며 화산, 한랭화 등 여러 가설이 경쟁 중입니다.
두 멸종은 왜 두 번의 파도로 밀려왔나요?
오르도비스기 말은 빙하 형성으로 해수면이 내려간 뒤 빙하가 녹으며 다시 올라오는 2단계 파동 구조였습니다. 데본기 말도 켈바서 사건과 행겐베르크 사건 등 복수의 단계에 걸쳐 일어나, 멸종률 추정 범위가 넓습니다.
이 멸종들이 현재와 어떤 관련이 있나요?
두 멸종을 관통하는 공통 변수는 변화의 속도입니다. 데본기 멸종의 부영양화 경로는 비료와 하수가 바다를 영양 과잉으로 만드는 오늘날 현상과 같습니다. 다른 것은 시간 규모로, 지질학적 과정은 수십만 년에 걸쳐 일어났지만 지금은 수십 년 만에 되풀이됩니다.
출처
[1] Britannica / EBSCO. "Ordovician-Silurian extinction." https://www.britannica.com/science/Ordovician-Silurian-extinction — 오르도비스기 말 연대 약 4억 4,300만 년 전(443 Ma).
[2] Britannica. "Ordovician-Silurian extinction"; Wikipedia. "Late Ordovician mass extinction." https://en.wikipedia.org/wiki/Late_Ordovician_mass_extinction — 곤드와나 빙하화·해수면 하강·2단계 파동 구조.
[3] EBSCO Research. "Ordovician-Silurian extinction events"; Britannica, 동일 — 해양 종 약 85~86% 멸종 추정(종 수준).
[4] "Tempo of the Late Ordovician mass extinction controlled by the rate of climate change." PMC12124363. https://www.ncbi.nlm.nih.gov/pmc/articles/PMC12124363/ (2025) — 기후변화 속도와 멸종 템포의 관계.
[5] Raub, T.D. et al. (2022). "Ordovician–Silurian true polar wander as a mechanism for severe glaciation and mass extinction." PMC9792554. https://www.ncbi.nlm.nih.gov/pmc/articles/PMC9792554/ — 진극 이동 가설.
[6] 켈바서 사건(약 3억 7,215만 년 전)~행겐베르크 사건(약 3억 5,890만 년 전)의 범위. 멸종률 40~75%(종 수준 추정 범위, 연구별 편차 큼): Handwiki/Wikipedia. "Late Devonian mass extinction"; EBSCO Research.
[7] "The expansion of land plants during the Late Devonian contributed to the marine mass extinction." *Communications Earth & Environment* (2023). — 육상 식물 확장과 데본기 말 해양 대량 멸종의 관계를 제안한 연구.
[8] "Paleogeography and paleoenvironments of the Late Devonian Kellwasser event." *Global and Planetary Change* (2019). https://www.sciencedirect.com/science/article/abs/pii/S0921818118306258 — 흑색 셰일·해양 무산소 증거; 복수 경쟁 가설 병존 확인.
[9] "Anchoring the Late Devonian mass extinction in absolute time." PMC7395115. https://www.ncbi.nlm.nih.gov/pmc/articles/PMC7395115/ — 데본기 말 멸종 연대 절대 측정; Marshall, C.R. (2023). "Forty years later: The status of the 'Big Five' mass extinctions." *Cambridge Prisms: Extinction*. PMC11895713. https://pmc.ncbi.nlm.nih.gov/articles/PMC11895713/ — Big Five 40년 후 재평가.
사진: Alfredinix / Pexe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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