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은 국경이 없다

대기오염 ② — 중국의 오늘, 그리고 우리 머리 위의 공기

GaiaBeacon · 대기·기후 시리즈 (2부작 중 2부)

한국 초미세먼지에서 중국발 비중은 얼마나 될까? 한중일 공동연구(LTP)에 따르면 서울·부산·대전 3개 도시 기준 초미세먼지의 약 32.1%가 중국에서 기인하며, 겨울 고농도 시기엔 국외 기여율이 69~82%까지 오른다. 다만 한국 초미세먼지의 약 51%는 국내에서 발생해, 중국 탓만도 국내 탓만도 아닌 문제다.

런던과 LA가 각각 석탄 스모그와 광화학 스모그를 극복한 역사에서 알 수 있듯, 대기오염은 원인을 정확히 진단하면 해결할 수 있다. 그러나 두 얼굴의 스모그는 사라진 것이 아니라 자리를 옮겼다. 이 글은 21세기 가장 큰 대기오염 무대가 된 중국의 현황과, 그 오염이 국경을 넘어 한국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를 수치와 공식 연구를 통해 살펴본다.

숫자 하나가 위기를 말한다

2013년 1월, 베이징의 하늘은 단 며칠 만에 기억 속에 각인됐다. 초미세먼지(PM2.5, 지름 2.5마이크로미터 이하의 미세입자로 폐와 혈관 깊숙이 침투하는 오염물질) 일평균 농도가 569㎍/㎥까지 치솟았다. 세계보건기구(WHO) 권고치(5㎍/㎥, WHO AQG 2021)의 약 113배다. 당시 미국 대사관의 대기질지수(AQI)는 공식 상한선인 500을 훌쩍 넘어 755를 기록했고, 중국 당국은 "지수 초과(Beyond Index)"라고만 발표했다. 미디어는 이 사건을 '에어포칼립스(Airpocalypse)'라 불렀다.[1]

이것은 예외적 하루가 아니었다. 같은 해 중국 전국 74개 도시에서 PM2.5 실시간 공개가 시작됐고, 그 수치들이 세상에 드러나기 시작했다. 당시 베이징의 연평균 PM2.5는 약 89~102㎍/㎥에 달했다.[2]

스케일을 조금 더 넓히면, 그 무게가 더 선명해진다. 초미세먼지로 인한 중국의 연간 조기사망은 약 140만 명으로 추산된다(GBD 2019년 기준).[3] 머리카락 굵기의 수십 분의 일밖에 안 되는 이 입자는 폐를 지나 혈관을 타고 심장과 뇌까지 침투한다. 보이지 않아서, 더 조용히, 더 깊이 파고드는 위기다.

전 세계로 시야를 넓히면 수치는 더 커진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실외·실내 대기오염을 합산해 연간 약 700만 명이 사망한다고 집계했다.[4] 건강영향연구소(HEI)가 발간한 「세계 대기 현황 보고서 2024(State of Global Air 2024)」는 2021년 데이터 기준으로 이 수치를 810만 명으로 제시하며, 대기오염을 전 세계 사망원인 2위로 분류했다.[5] 두 수치는 방법론과 집계 대상 연도가 달라 차이가 나지만, 대기오염이 인류 최대의 환경 보건 위기라는 결론은 일치한다.

중국의 전쟁 — 그리고 형태를 바꾼 적

흔한 오해와 달리, 중국은 가만있지 않았다.

2013년 9월, 중국 국무원은 '대기오염 방지·관리 행동계획(2013~2017)'을 발표했다. 석탄 비중 축소, 핵심 산업 탈황·탈질·제진 설비 강화, 노후 차량 퇴출이 10개 조치의 핵심이었다. 이후 전국 석탄 소비는 2013년 약 42억 톤에서 2016년 약 38억 톤으로 감소했다.[6]

결과는 수치로 확인된다. 전국 PM2.5 평균이 2013년 72㎍/㎥에서 2019년 36㎍/㎥로 약 절반 줄었다.[7] 베이징만 놓고 보면 감소세는 더 뚜렷하다. 2013년 약 89~102㎍/㎥이던 연평균 PM2.5는 2017년 58㎍/㎥, 2019년 42.1㎍/㎥, 2021년 33㎍/㎥(중국 국가기준 35㎍/㎥ 최초 충족), 2022년 30㎍/㎥을 거쳐, 2025년에는 27.0㎍/㎥을 기록했다(베이징시 생태환경국, 2026년 1월 발표 기준).[2][8] 2013년 대비 약 70% 가까이 줄어든 것이다. 같은 해 베이징의 '좋음·보통' 날은 311일, 중오염일은 단 1일이었다. 진전은 분명했다.

베이징 연평균 PM2.5 추이 — 2013년 약 95㎍/㎥에서 2025년 27㎍/㎥로 약 70% 감소.
베이징 연평균 PM2.5 추이 — 2013년 약 95㎍/㎥에서 2025년 27㎍/㎥로 약 70% 감소.

그러나 27.0㎍/㎥조차 WHO 권고치(5㎍/㎥, WHO AQG 2021)의 다섯 배를 넘는다.[9] 목표까지의 거리는 아직 멀다.

그리고 또 다른 문제가 고개를 들었다. PM2.5를 잡는 사이, 이번엔 오존(O₃)이 늘기 시작했다. 2014년부터 2017년 사이 약 17% 증가한 것이다.[10] 오존은 질소산화물(NOx)과 휘발성유기화합물(VOC)이 자외선과 반응해 만들어지는 2차 오염물질이다. 석탄 규제로 PM2.5의 주된 원인이 줄자, 이번엔 자동차에서 나오는 NOx와 VOC가 새로운 오존을 만들고 있다.

중국은 지금, 런던형(석탄 스모그)에서 LA형(광화학 스모그)으로 갈아타는 중이다. 1부 「두 얼굴의 스모그」에서 살펴본 두 가지 오염이, 한 나라에서 차례로 나타나고 있다. 하나의 적을 이겼더니, 다른 얼굴의 적이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 공기는, 국경을 모른다

이것이 먼 나라 이야기가 아닌 이유가 있다.

한국·중국·일본 세 나라 과학자들이 함께 추적한 공식 공동연구인 동북아 장거리이동 대기오염물질 국제공동연구(LTP, 2013~2017 자료 기준)에 따르면, 한국 3개 주요 도시(서울·부산·대전) 기준 초미세먼지의 약 32.1%가 중국에서 기인한다. 겨울 고농도 시기(1월 고농도 사례)엔 국외 기여율이 69~82%에 달하며, 그 중 중국 기여분이 대부분을 차지한다.[11]

바람은 여권을 보여주지 않는다.

다만, 이 수치를 읽을 때는 맥락이 중요하다. LTP 연구에는 뚜렷한 견해차와 방법론적 한계가 함께 존재하기 때문이다.

한국 측(국립환경과학원)은 서울 기준으로 중국 기여율을 약 39%로 분석했다. 32.1%는 3국 12개 도시 전체의 모델 평균값이며, 서울만 따로 보면 그 이상이라는 입장이다.

중국 측(중국환경과학원)은 서울 초미세먼지에 대한 중국 기여율을 약 23%로 산출했다. 국내 기인이 63%라는 분석이다.

연구자들 사이에서는 "3국이 동일한 모델을 공동으로 사용한 것이 아니라, 각국이 자국 모델(한국: WRF-CMAQ, 일본: NHM-RAQM2, 중국: WRF-CAMx)을 독립 운용하고 결과를 평균한 방식"이라며, "진정한 공동연구로 보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또한 초미세먼지가 가장 심한 12~3월의 월별 기여율이 공개되지 않아, 실질적 영향 규모를 파악하기 어렵다는 한계도 있다.[12]

외부 연구들은 기여율이 고정된 수치가 아니라 기상 조건에 따라 평상시 30~50%, 고오염일에는 60~80%까지 변동하는 범위로 이해하는 것이 더 정확하다고 본다.[12]

LTP 연구가 가진 한계는 분명하다. 그러나 한국·중국·일본이 처음으로 공식 테이블에 앉아 월경(越境) 오염을 공동으로 논의했다는 사실 자체는, 외교적으로도 과학적으로도 의미 있는 첫걸음이었다.

그러나 절반의 진실이 더 있다

같은 LTP 연구(2013~2017 자료 기준)에서, 한국 초미세먼지의 약 51%는 '우리 안'에서 나온다.[11] 우리의 자동차, 발전소, 공장이다.

한국의 PM2.5 연평균도 여전히 높다. 2019년 기준 24.8㎍/㎥로 OECD 회원국 중 최고 수준이었다(비교: 핀란드 4.9㎍/㎥, OECD 평균 12.1㎍/㎥). 그 이후 계절관리제 시행과 산업구조 변화 등으로 하락 추세를 보여, 2020년 약 19㎍/㎥, 2021~2022년 약 18㎍/㎥ 수준까지 낮아졌다.[13] 하락세는 실재하지만, WHO 권고치(5㎍/㎥)까지는 여전히 먼 거리다.

주요국 연평균 PM2.5(2019년) — 한국은 OECD 최고 수준이었다.
주요국 연평균 PM2.5(2019년) — 한국은 OECD 최고 수준이었다.

즉, 이것은 '중국 탓'만도, '국내 탓'만도 아닌 문제다. 손가락질만으로는 단 1%도 줄지 않는다.

하나의 하늘

대기 측정 데이터로 보면, 오염은 경계를 모른다는 사실이 낯설지 않다. 행정 구역도, 국경도 없다. 인접 지역, 때로는 먼 외국에서 날아온 오염원이 측정값에 더해지는 구조는 대기 측정의 기본 원리다.

갯벌 이야기에서 황해가 한국과 중국이 나눠 쓰는 '하나의 바다'임을 보았듯, 하늘도 마찬가지다. 내 굴뚝을 줄이는 일과, 이웃에게 함께 줄이자고 손을 내미는 일 — 둘 다 필요하다.

런던과 LA가 이미 증명한 것

1952년 런던은 청정대기법(1956)을 만들었다. 1943년 LA는 캘리포니아 대기자원위원회(CARB, 1967)와 세계 최초 자동차 배기가스 기준(1966)을 만들었다.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두 도시 모두 결국 하늘을 되찾았다.

기억해야 할 숫자가 있다. 런던의 부유입자(SPM) 농도는 19세기 말 정점(약 623㎍/㎥) 대비 현재 약 40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베이징은 2013년 에어포칼립스의 하늘에서 2025년 27.0㎍/㎥까지 왔다. 방향은 맞다.

공기는 되살릴 수 있다. 런던과 LA가 그것을 증명했다.

그러나 그 길은 멀고, 형태를 바꾸는 적과의 싸움이다. 그리고 그 싸움은, 혼자 할 수 없다.

맑은 공기는 한 나라의 일이 아니다.

하나의 하늘을 함께 쓰는 모두의 일이다.

우리 머리 위의 하늘은, 우리가 함께 지킬 때에만 맑아진다.

지금 우리는 각자의 굴뚝 앞에 서 있다.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하고 있는가.

자주 묻는 질문 (FAQ)

2013년 베이징 에어포칼립스는 얼마나 심각했나요?

2013년 1월 베이징의 초미세먼지(PM2.5) 일평균 농도가 569㎍/㎥까지 치솟았는데, 이는 WHO 권고치(5㎍/㎥)의 약 113배입니다. 미국 대사관의 대기질지수(AQI)는 공식 상한선 500을 넘어 755를 기록했고, 미디어는 이를 에어포칼립스라 불렀습니다.

중국의 대기오염은 개선되고 있나요?

2013년 대기오염 방지 행동계획 이후 전국 PM2.5 평균이 2013년 72㎍/㎥에서 2019년 36㎍/㎥로 약 절반 줄었습니다. 베이징은 2025년 27.0㎍/㎥까지 낮아져 2013년 대비 약 70% 가까이 감소했습니다. 다만 이마저도 WHO 권고치의 다섯 배를 넘습니다.

한국 초미세먼지에 중국이 미치는 영향은 얼마나 되나요?

한중일 공동연구(LTP) 기준 한국 3개 도시 초미세먼지의 약 32.1%가 중국에서 기인하며, 겨울 고농도 시기엔 국외 기여율이 69~82%에 달합니다. 다만 한국 측은 서울 기준 약 39%, 중국 측은 약 23%로 분석해 견해차가 있습니다.

한국 자체의 대기오염 수준은 어떤가요?

한국 초미세먼지의 약 51%는 국내의 자동차와 발전소, 공장에서 나옵니다. 2019년 PM2.5 연평균은 24.8㎍/㎥로 OECD 회원국 중 최고 수준이었으며, 이후 하락해 2021~2022년 약 18㎍/㎥ 수준까지 낮아졌습니다.

출처

[1] PMC6918940 — "The January 2013 Beijing 'Airpocalypse' and its Acute Effects on Emergency and Outpatient Visits at a Beijing Hospital." *Air Quality, Atmosphere & Health* (2020). https://pmc.ncbi.nlm.nih.gov/articles/PMC6918940/ · NASA Earthdata "Crazy Bad Air"

[2] 베이징시 생태환경국 / China Daily (2024-01-04). "Beijing Achieves National Air Quality Standards for Third Consecutive Year." https://english.beijing.gov.cn/specials/livablegreenbeijing/livablegreennews/202401/t20240104_3525383.html

[3] Lancet Planetary Health / GBD 2019 — 중국 PM2.5 조기사망 약 142만 명(95% UI: 117~169만), "약 140만 명"은 반올림 표기. 기준: GBD 2019년 데이터.

[4] WHO. "Exposure & health impacts of air pollution." https://www.who.int/teams/environment-climate-change-and-health/air-quality-energy-and-health/health-impacts/exposure-air-pollution (실외 약 420만 명 + 실내 약 380만 명, 일부 중복 포함 총 700만 명)

[5] Health Effects Institute (HEI). "State of Global Air 2024." (2021년 데이터 기준) https://www.stateofglobalair.org/resources/archived/state-global-air-report-2024

[6] China State Council (2013-09-10). "Action Plan on Prevention and Control of Air Pollution — Ten Measures." https://english.mee.gov.cn/News_service/infocus/201309/t20130924_260707.shtml · Asian Pacific Energy Policy (석탄 소비 추이)

[7] CFR — "China's Battle Against Air Pollution." · ScienceDirect — PM2.5 reductions in Chinese cities 2013–2019. (전국 평균 2013년 72㎍/㎥ → 2019년 36㎍/㎥, 약 50% 감소)

[8] 베이징시 생태환경국 (2026-01-05). "Beijing Records Blue Skies on 95.3% of Days in 2025." https://english.beijing.gov.cn/specials/livablegreenbeijing/livablegreennews/202601/t20260105_4400731.html (2025년 27.0㎍/㎥ — 2026년 1월 발표 기준)

[9] WHO Air Quality Guidelines 2021 (WHO AQG 2021). PM2.5 연간 권고치 5㎍/㎥.

[10] Environ. Sci. Technol. (ACS) — "Tracking PM2.5 and O3 Pollution and the Related Health Burden in China 2013–2020." 오존(O₃) 2014~2017년 약 17% 증가.

[11] 환경부 보도자료 (2019-11-20). "동북아 장거리이동 대기오염물질 공동연구 보고서 최초 발간." https://me.go.kr/home/web/board/read.do?boardMasterId=1&boardId=1095660&menuId=286 · 국립환경과학원, LTP 제4기 요약보고서 2019 (2013~2017 자료 기준). 전국 3도시 평균: 국내 51.2%, 중국 32.1%, 일본 1.5%, 기타 15.2%. 고농도 시기 국외 69~82%.

[12] 생글생글(한국경제, 2019-12-02). "서울 미세먼지, 韓 '중국발 39%'에 中 '23% 뿐' 대립." https://sgsg.hankyung.com/article/2019112913631 · 조석연 인하대 교수 발언, 국가기후환경회의 토론회(2019-11-21) · Wiley — "Transboundary fine dust pollution in China and Korea." https://onlinelibrary.wiley.com/doi/full/10.1002/app5.384

[13] AirKorea (에어코리아) 연간 대기질 추이. https://www.airkorea.or.kr/eng/annualAirQualityTrends?pMENU_NO=161 · 국가발전지표(지표누리) idxCd=4275 · Kim G et al. (2025). "Air quality trends and regimes in South Korea inferred from 2015–2023." *Atmos. Chem. Phys.* 25:3233. https://acp.copernicus.org/articles/25/3233/2025/

사진: Carl Wang /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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