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호초 파괴, 누가 산호를 부수나

사진: Francesco Ungaro / Pexels  ·  카테고리: 생명·자연

제주 잠수함부터 남중국해 인공섬까지

산호초를 가장 즉각적으로 위협하는 것은 기후가 아니라 ‘사람의 손’입니다. 제주 문섬 관광잠수함은 천연기념물 산호를 훼손해 2025년 1심 법원에서 유죄를 받았고, 남중국해 인공섬 매립은 약 12.8㎢의 산호초를 파괴했습니다. 이 글은 제주에서 시작해 세계의 산호초 직접 파괴 사례를 짚습니다.

누가, 무엇이 산호초를 파괴하나

산호초를 위협하는 요인은 둘로 나뉩니다. 하나는 수온 상승·산성화 같은 전 지구적·간접적 위협, 다른 하나는 사람이 직접 부수는 물리적·직접적 위협입니다. 이 글의 주인공은 후자입니다. (기후 이야기는 3편에서 다룹니다.)

산호를 위협하는 두 가지 — 사람의 손과 기후

폭약·독극물 어업, 저인망과 준설, 바다를 메우는 매립, 선박과 닻, 그리고 관광까지. 공통점은 분명합니다 — 부수는 데는 한순간, 되살아나는 데는 수십~수백 년입니다.

사람이 산호를 부수는 길 — 네 가지 유형

제주 관광잠수함의 산호 훼손 — 법원이 인정한 사실

서귀포 문섬 일대는 천연기념물로 두 겹의 보호를 받습니다. 섬과 바위는 ‘문섬·범섬 천연보호구역’, 앞바다 연산호 군락은 ‘제주 연안 연산호 군락’으로 지정돼 있죠. 이곳에서 한 업체가 1988년부터 35년 넘게 관광잠수함을 운영해 왔습니다.

2022년 환경단체 녹색연합이 운항 구역의 암반·산호 훼손을 고발했고, 법으로 보호되는 산호 여러 종이 확인됐습니다. 2023년 12월 문화재청(현 국가유산청)은 운항 연장을 불허했습니다 — 36년 만의 중단이었습니다.

이듬해 5월 항로를 줄이는 조건으로 운항이 재개됐지만, 책임을 묻는 절차는 따로 진행됐습니다. 그리고 2025년, 1심 법원은 이 잠수함이 천연기념물을 훼손했다며 유죄를 선고했습니다. 법원은 ‘미필적 고의’를 인정했습니다.

업체 측은 일부 훼손을 인정·사과하면서도 고의는 아니라고 주장했으나, 1심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천연기념물을 보여주던 잠수함이, 바로 그 천연기념물을 부수고 있었던 셈입니다.

남중국해 인공섬 — 가장 거대한 산호초 파괴

제주의 사건이 ‘긁히고 부서진’ 규모라면, 비교할 수 없이 거대한 파괴가 남중국해에서 벌어졌습니다. 중국은 2013년 무렵부터 스프래틀리(난사) 군도의 암초를 준설·매립해 인공섬을 만들었고, 사라진 산호초는 약 12.8㎢에 이릅니다.

2016년 국제 상설중재재판소(PCA)는 이 행위가 국제법(유엔 해양법협약)을 위반했고 산호초에 ‘회복 불가능한 피해’를 끼쳤다고 판정했습니다. 한 국가의 산호초 파괴를 국제사회가 명시적으로 규정한 첫 대형 사례였습니다. 그러나 이 판정에는 강제 집행력이 없습니다.

세계의 산호초 파괴 사례 — 어업·선박·관광

폭발물·청산가리 어업 — 동남아 일부 바다에서는 사제 폭탄으로 물고기를 잡습니다. 폭발은 산호 골격을 가루로 만들어 ‘잔해밭’을 남기고, 회복에 수십~수백 년이 걸립니다. 청산가리도 산호의 공생조류를 망가뜨립니다.

선박 좌초·닻 — 필리핀 세계유산 투바타하에서는 2013년 넉 달 사이 두 척이 좌초했고, 그중엔 500년 넘게 자란 거대 산호도 있었습니다(미국은 약 197만 달러 배상). 카리브해에선 크루즈선 닻 하나가 몇 분 만에 약 1,100㎡의 산호를 짓뭉갰습니다.

과잉관광 — 태국 마야베이는 하루 수천 명이 몰리며 보트·닻·쓰레기·자외선차단제에 시달려 주변 산호의 80% 이상이 사라졌고, 2018년 만 전체를 폐쇄해야 했습니다.

사례 무슨 일이 있었나 회복
제주 문섬 잠수함 천연기념물 산호 훼손 (2025 1심 유죄·미필적 고의) 일부 가능, 느림
남중국해 인공섬 약 12.8㎢ 매립 (PCA ‘회복 불가능’ 판정) 사실상 불가
폭발물·청산가리 어업 골격 분쇄·잔해밭, 공생조류 중독 수십~수백 년
선박 좌초·닻 투바타하 좌초, 크루즈 닻이 약 1,100㎡ 파괴 수십 년+
과잉관광(마야베이) 보트·닻·쓰레기로 산호 80%+ 손실 폐쇄 후 회복 중

부서진 자리에서 배우는 것

이 사례들은 셋을 가르칩니다. ①파괴는 순간, 회복은 세월입니다. ②천연기념물도 세계유산도 안전하지 않습니다 — 제주 문섬도 투바타하도 ‘보호구역 안에서’ 부서졌습니다. 지정만으로는 부족하고 감시·집행이 함께 가야 합니다. 그러나 ③희망의 단서도 분명합니다. 마야베이는 인원을 제한해 다시 열었고, 복구의 손길도 이어집니다. 부수는 손이 있다면, 지키는 손도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 제주 관광잠수함은 지금도 운영하나요?

A. 2023년 운항 불허로 중단됐다가 2024년 항로 축소 등 조건부로 재개됐습니다. 다만 2025년 1심 법원에서 천연기념물 훼손 유죄(미필적 고의)가 인정됐고, 이후 운항 지속·갱신 여부는 공식 발표로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Q. 남중국해 인공섬은 산호초를 얼마나 파괴했나요?

A. 국제 상설중재재판소(PCA) 판정 기준 약 12.8㎢의 산호초가 매립으로 사라졌고, ‘회복 불가능한 피해’로 규정됐습니다.

Q. 산호초는 한번 부서지면 회복되나요?

A. 일부는 가능하지만 매우 느립니다. 폭발물로 부서진 잔해밭은 회복에 수십 년에서 수백 년이 걸리며, 매립 등은 사실상 되돌릴 수 없습니다.

Q. 보호구역이면 산호초가 안전한가요?

A. 아닙니다. 제주 문섬·투바타하처럼 천연기념물·세계유산 안에서도 파괴가 일어났습니다. 지정과 함께 감시·집행이 있어야 실제로 지켜집니다.

결론 — 가장 광범위한 적은 따로 있다

사람의 손은 산호초를 가장 즉각적으로 부숩니다. 제주에서 남중국해, 동남아 바다까지. 다만 지금까지의 위협은 모두 ‘직접적인’ 것이었습니다. 산호초에 가장 넓고 깊게 그늘을 드리우는 적은 따로 있습니다. 다음 편에서 그 ‘가장 치명적인 것’과, ‘기후를 견디는 산호 3배’ 뉴스의 진실을 함께 풉니다.


참고 자료
· 녹색연합 — 서귀포 관광잠수함, 문섬 암반·산호 훼손
· 제주의소리 — 잠수함 1심 유죄(미필적 고의 인정)
· 상설중재재판소(PCA) — 남중국해 중재 보도자료(2016)
· USNI News — 투바타하 좌초 197만 달러 배상
· CNN — 마야베이를 되살린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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