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8월 2일 오후 1시 26분, 경남 양산에서 42.5도가 관측됐다. 한국 기상관측 122년 만에 처음으로 42도를 넘은 값이다. 이전 공식 기록은 2018년 8월 1일 강원 홍천의 41.0도였다. 다만 같은 2018년 8월 1일 경기 광주 초월읍에서는 41.9도가 나왔는데, 이 값은 순위표에 없다. 한국의 공식 기온 순위는 관측 환경이 표준화된 97개 지점만으로 매기기 때문이다. 42.5도는 사실이다. 다만 그 숫자가 무엇과 견준 값인지 알고 봐야 한다.
무슨 일이 — 나흘 만에 세 번 갈아치운 기록
경남 양산의 기온은 7월 29일 40.3도로 시작했다. 7월 중에 40도를 넘은 첫 공식 기록이었다. 이틀 뒤인 7월 31일 오후 1시 40분에 41.4도가 나오면서, 2018년 8월 1일 강원 홍천의 41.0도를 8년 만에 넘어섰다. 하루 만인 8월 1일 오후 2시 8분에 41.6도로 다시 경신됐고, 또 하루 만인 8월 2일 오후 1시 19분 42.2도에 이어 오후 1시 26분 42.5도가 찍혔다.
양산은 7월 29일부터 8월 2일까지 닷새 연속 낮 최고기온이 40도를 넘겼다. 역대 최장이다. 이전 최장은 2018년 8월 1~4일 경북 영천의 나흘이었다.
| 날짜 | 기온 | 비고 |
|---|---|---|
| 2026.7.29 | 40.3도 | 7월 중 40도를 넘은 첫 공식 기록 |
| 2026.7.31 13:40 | 41.4도 | 홍천 41.0도(2018)를 8년 만에 경신 |
| 2026.8.1 14:08 | 41.6도 | 하루 만에 재경신 |
| 2026.8.2 13:26 | 42.5도 | 42도 첫 돌파 |
같은 날 40도를 넘은 곳은 양산만이 아니었다. 창원 41.0도, 김해 40.7도, 경주 40.3도가 함께 기록됐다.
42.5도는 어디서 나온 숫자인가
기상청이 기온 순위를 관리하는 대상은 전국 97개 ‘기후통계 관측지점’이다. 오랫동안 같은 자리에서, 같은 규격으로, 끊기지 않고 재온 지점들이다. 한국의 근대 기상관측은 1904년에 시작됐다. 그래서 ‘122년’이라는 말이 붙는다.
여기서 한 가지 짚어둘 것이 있다. ‘122년 만의 최고’는 ‘양산에서 122년간 재보니 가장 높았다’는 뜻이 아니다. 양산 관측소가 122년 전부터 있었던 것이 아니다. 한국 전체의 122년치 기록을 통틀어 가장 높다는 뜻이다. 작은 차이 같지만, 기록을 읽을 때는 늘 ‘무엇의 기록인가’를 먼저 봐야 한다.
왜 이렇게 됐나 — 뚜껑 덮인 하늘, 그리고 분지
원인은 겹친 두 개의 고기압이다. 위쪽에서는 티베트고기압이, 아래쪽에서는 북태평양고기압이 한반도를 덮었다. 두 고기압의 하강기류가 뚜껑처럼 공기를 눌러 뜨거운 공기가 위로 빠져나가지 못하게 막고, 그 위로 강한 햇볕이 계속 내리쬔다. 흔히 ‘열돔’이라 부르는 상태다.
양산은 여기에 지형이 더해진다. 낙동강 하류의 분지라 옆으로도 열이 잘 빠지지 않는다. 하늘로도 옆으로도 출구가 없는 자리에 햇볕이 계속 쌓인 것이다.
8월 3일부터는 북상하는 태풍 ‘돌핀’의 영향으로 바람이 동풍으로 바뀌었다. 산을 넘은 공기가 더 뜨겁고 건조해지는 푄 현상이 겹치면서, 더위의 무게중심은 수도권으로 옮겨가고 있다.
그런데 41.9도는 왜 기록이 아닌가
한국에는 기후통계 관측지점 97곳 말고도 자동기상관측장비(AWS)가 전국에 촘촘히 깔려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97개 지점은 물론 1973년 이후 AWS 값을 모두 합쳐도 42도를 넘긴 적은 없었다. 다만 AWS의 값은 공식 기온 순위에 들어가지 않는다.
이유는 관측 환경이 표준화돼 있지 않기 때문으로 설명된다. 온도계가 잔디밭 위에 있는지 아스팔트 옆에 있는지, 지면에서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 주변에 건물이 있는지, 바람이 통하는지에 따라 같은 날 같은 동네에서도 몇 도씩 차이가 난다. 그래서 AWS는 지금 이 순간 여기가 얼마나 더운지를 알려주는 데는 훌륭하지만, 100년 전과 오늘을 견주는 일에는 쓰지 않는다.
이것은 우리가 온도계는 어떻게 온도를 재는가에서 다룬 문제와 같다. 온도를 재는 일은 온도계를 읽는 일이 아니라, 같은 조건을 지키는 일이다.

| 구분 | 지점 | 기온 | 날짜 |
|---|---|---|---|
| 공식 1위 | 양산 | 42.5도 | 2026.8.2 |
| 2위 | 홍천 | 41.0도 | 2018.8.1 |
| 3위 | 북춘천 | 40.6도 | 2018.8.1 |
| 4위 | 의성 | 40.4도 | 2018.8.1 |
| 5위 | 양평 | 40.1도 | 2018.8.1 |
| 6위 | 충주 | 40.0도 | 2018.8.1 |
| 7위 | 대구 | 40.0도 | 1942.8.1 |
| 순위 제외(AWS) | 경기 광주 초월 | 41.9도 | 2018.8.1 |
| 순위 제외(AWS) | 서울 강북 | 41.8도 | 2018.8.1 |
| 순위 제외(AWS) | 경기 여주 금사 | 41.6도 | 2024.8.4 |
이 표가 말해주는 것이 두 가지 더 있다.
첫째, 2위부터 6위까지가 전부 2018년 8월 1일 하루다. 그해 그날 한반도 전체가 동시에 달아올랐다는 뜻이다. 폭염은 한 지점의 사고가 아니라 넓은 하늘의 사건이다. 이번에도 8월 2일 하루에 창원·김해·경주가 함께 40도를 넘었다.
둘째, 7위가 1942년 대구다. 84년 전의 기록이 아직 순위표에 남아 있다. 지금이 유례없이 덥다는 것과, 옛날에도 지독한 여름이 있었다는 것은 함께 참인 이야기다. 한 해의 최고값은 들쭉날쭉하다. 그래서 우리는 한 해의 기록이 아니라 기록의 추세를 함께 본다.
진행형이다 — 아직 확정된 숫자가 아니다
지금 나온 42.5도는 잠정값이다. 기상청의 사후 검증을 거쳐 확정되며, 장비 점검 결과에 따라 조정될 수 있다. 그리고 이 더위는 끝나지 않았다.
당분간 대기 상층 고기압이 강화되면서 맑은 날씨 속 폭염과 열대야가 지속될 것
기상청, 2026년 7월 30일 발표
실제로 더위의 무게중심은 남부에서 수도권으로 옮겨갔다. 8월 4일에는 올해 새로 만든 ‘폭염중대경보’가 서울 전역에 처음으로 내려졌다. 이날 전국에서 폭염중대경보 20개 구역, 폭염경보 162개 구역, 폭염주의보 33개 구역, 열대야주의보 158개 구역 등 모두 215개 구역에 폭염특보가 발효됐다. 최고체감온도는 경기 양주에서 40.7도까지 올랐다.
기록이 세워졌다는 것과 상황이 끝났다는 것은 다르다. 8월 2일의 42.5도는 이번 여름의 결론이 아니라, 지나가는 중의 한 지점이다.
왜 중요한가 — 숫자 뒤의 사람
질병관리청 온열질환 응급실감시체계 2026년 8월 5일 오전 9시 15분 기준, 5월 15일 이후 누적 온열질환자는 2,221명, 사망은 19명이다. 8월 3일 하루에만 186명이 실려 갔다. 올해 최다였고, 사망도 이날 2명이 늘었다.
쓰러진 사람들이 어디에 있었는지가 이 통계의 핵심이다.
| 발생 장소 | 비율 |
|---|---|
| 실외 작업장 | 25.4% |
| 논밭 | 13.6% |
| 길가 | 12.3% |
| 실내 작업장 | 7.3% |
| 집 | 6.9% |
65세 이상이 셋 중 하나(33.8%), 남성이 76.7%다. 질환별로는 열탈진 61.5%, 열사병 16.8% 순이다.
42.5도라는 숫자는 모두에게 똑같이 도착하지 않는다. 그늘로 들어갈 수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에게 다르게 도착한다. 기록을 세운 것은 하늘이지만, 그 값을 몸으로 받아내는 자리는 정해져 있다.
그래서 한국은 — 8일이 19일이 되는 동안
한 해의 최고기온은 들쭉날쭉하다. 그러나 얼마나 자주 더운가는 다르다. 기상청 집계로 전국 평균 폭염일수는 1970년대 8일에서 최근 5년 19일로 두 배 넘게 늘었다.
밤도 마찬가지다. 같은 기간 전국 평균 열대야일수는 4일에서 14일로 늘었다. 낮이 뜨거워진 것보다 밤이 안 식게 된 폭이 더 크다.
제도도 따라 움직였다. 기상청은 올해 여름부터 폭염 특보를 18년 만에 개편했다. 기존 2단계(주의보·경보) 위에 최상위 단계인 ‘폭염중대경보’를 신설하고, ‘열대야주의보’도 새로 만들었다. 폭염중대경보는 일최고체감온도 38도 또는 일최고기온 39도 이상이 하루만 예상돼도 발표된다. 없던 단계를 새로 만들었다는 것은, 기존 단계로는 설명되지 않는 날이 생겼다는 뜻이다.
같은 시기 지구 반대편도 비슷했다. 일본은 47개 광역단체 중 30곳에 열사병 경보가 내려졌고, 그리스·스페인·프랑스와 튀니지·알제리·모로코에서 산불이 났다. 프랑스는 7월 평균기온이 평년보다 3.8도 높았고 강수는 68% 적었다.
자주 묻는 질문
Q. 우리 동네 온도계는 45도인데, 뉴스는 왜 38도라고 하나요?
둘 다 틀리지 않았습니다. 뉴스가 말하는 값은 잔디밭 위, 지면에서 1.5m 높이, 햇빛과 비를 가리되 바람은 통하는 백엽상 안에서 잰 값입니다. 전 세계가 같은 규칙으로 재기로 약속한 조건입니다. 반면 아파트 베란다나 자동차 안, 아스팔트 위 온도계는 그 조건이 아닙니다. 당신이 느끼는 더위는 45도가 맞고, 100년 전과 비교할 수 있는 값은 38도가 맞습니다.
Q. 42.5도면 실제로 얼마나 위험한가요?
기상청이 올해 새로 만든 폭염중대경보는 일최고체감온도 38도 또는 일최고기온 39도 이상이 하루만 예상돼도 발표됩니다. 42.5도는 그 기준을 한참 넘습니다. 다만 위험은 기온 하나로만 정해지지 않습니다. 습도, 바람, 밤에 식는지(열대야), 그리고 그 사람이 쉴 수 있는지가 함께 결정합니다. 쓰러진 사람의 4할 가까이가 실외 작업장과 논밭에 있었던 이유입니다.
Q. 이번 더위가 기후변화 때문인가요?
개별 사건 하나를 기후변화 탓으로 돌리려면 귀속 연구라는 별도의 분석이 필요합니다. 아직 이번 폭염에 대한 그런 연구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다만 추세는 다른 문제입니다. 폭염일수가 8일에서 19일로 늘어난 것, 상위 기록이 최근에 몰려 있는 것은 한 해의 우연으로 설명되지 않습니다. 정직하게 말하면 이렇습니다. 이번 42.5도가 기후변화 때문이라고는 아직 말할 수 없고, 이런 날이 잦아진 것은 기후변화 때문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Q. 왜 하필 양산인가요?
두 고기압이 겹쳐 열이 하늘로 못 빠져나가는 상태에서, 양산이 낙동강 하류의 분지라 옆으로도 열이 잘 빠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8월 3일부터는 태풍 ‘돌핀’이 부른 동풍이 산을 넘으며 더 뜨거워지는 푄 현상까지 겹쳤습니다. 지형은 기압 배치를 증폭시킵니다.
42.5도는 사실이다. 122년 만에 처음 넘은 42도라는 것도 사실이다. 동시에, 그보다 높은 41.9도가 순위표에 없다는 것도 사실이다. 셋 다 참인 이유는, 기록이란 언제나 ‘같은 조건으로 잰 값들끼리’의 비교이기 때문이다.
기록을 읽는 힘은 숫자를 외우는 데서 오지 않는다. 그 숫자가 무엇과 견준 값인지 묻는 데서 온다. 우리가 온도 이야기를 여러 편에 걸쳐 쓰는 이유다. 오늘 우리 동네의 공기와 기온은 지구 관측소에서 시간마다 갱신되는 값으로 볼 수 있다.
함께 읽기 · 길어진 여름, 뒤틀린 사계절 · 한국의 기후·기온은 어떻게 변하나 · 온도계는 어떻게 온도를 재는가 · 지구 평균기온은 어떻게 만들어지나
확인하지 못한 것 — 양산 관측소가 언제부터 기후통계 관측지점에 들어갔는지는 확인하지 못했다. AWS가 공식 순위에서 빠지는 사유도 기상청 공식 문서로는 확인하지 못해 언론 설명에 따랐다. 42.5도는 잠정값이며, 기상청 확정 통계가 나오면 본문을 갱신한다. 2026년 8월 5일 기준.
출처: 기상청 보도자료 「18년 만에 폭염특보 개편, 22년 만에 특보구역 세분화」(폭염중대경보·열대야주의보 기준, 폭염일수 8일→19일·열대야 4일→14일) · 기록 및 관측사 보도(뉴시스·뉴데일리·한국경제·아주경제·한국일보·YTN, 2026-07-31~08-02) · 질병관리청 온열질환 응급실감시체계(2026-08-05 09:15 기준, 뉴스핌·시사저널·파이낸셜뉴스 보도) · 8월 4일 폭염특보 현황(뉴스핌, 2026-08-05) · 기상청 2026-07-30 발표(krnews21) · 역대 최고기온 순위 정리(뉴스스페이스 랭킹연구소) · 국제 동향(Al Jazeera, 2026-08-02)


답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