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Pexels
요구는 훈령 한 줄, 제재는 조례를 거쳐 법률에서
「페트병 라벨을 떼라」는 말은 법률에 없습니다.
지난 편에서 라벨 안 뗀 페트병이 공장에서 어떻게 되는지를 봤습니다. 라벨을 떼는 일은 원래 기계가 하는 일이었고, 적어도 선별장 시설 수로 보면 결과를 더 크게 가르는 것은 라벨보다 그 병이 어느 선별장에 가느냐였습니다. 그러면서도 지난 편의 답은 「떼는 편이 낫다」였습니다 — 시민이 떼지 않으면 물로는 걸러지지 않는 라벨이 따로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질문이 하나 남습니다. 기계가 하는 일이라면, 왜 시민이 하고 있을까요.
법령을 열어 봤습니다. 답은 짧습니다 — 제도가 시민의 손을 전제로 설계돼 있습니다. 그것도 안내문의 권고가 아니라, 「재활용이 용이하다」를 판정하는 기준의 문언 안에 시민이 떼는 일이 전제로 깔려 있습니다.
이 글의 차례
법률 전문을 내려서 검색해 봤습니다
페트병 분리배출의 근거 법률은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자원재활용법)입니다. 현행본은 2026년 8월 20일 시행, 법률 제21370호입니다.
이 법의 조문 전문을 내려받았습니다. 부칙까지 7만 523자입니다. 그 안에서 네 단어를 찾아봤습니다.
| 검색어 | 출현 |
|---|---|
| 라벨 | 0회 |
| 투명 | 0회 |
| 페트 | 0회 |
| 무색 | 0회 |
네 단어 모두 한 번도 나오지 않습니다.
법률이 하는 일은 위임입니다. 제13조는 기후에너지환경부장관이 재활용가능자원의 분리수거를 위한 분류·보관·수거 등에 관한 지침을 정할 수 있도록 하여 아래 규범에 넘깁니다. 그 조항의 수범자는 장관과 지방자치단체장이지 시민이 아닙니다.
오해를 막기 위해 적어 둡니다. 「법에 없다」는 말은 「분리배출이 의무가 아니다」는 뜻이 아닙니다. 분리배출 의무의 근거는 다른 법인 폐기물관리법 제15조입니다. 제1항은 조례로 정하는 바에 따라 스스로 처리하거나 양을 줄여 배출하라고 시민에게 명하고, 제2항은 종류별, 성질·상태별로 분리하여 보관하라고 다시 시민에게 명한 뒤, 그 구체적인 사항은 지자체가 조례로 정하도록 했습니다. 즉 법률이 시민에게 직접 명한 것은 「분리하여 보관하라」까지이고, 무엇을 어떻게 나눌지는 조례로 다시 넘어갑니다.
중앙 규범에서 그 말이 있는 유일한 곳
「라벨을 떼라」는 말은 어디에 있을까요. 찾은 곳은 한 군데였습니다.
「재활용가능자원의 분리수거 등에 관한 지침」 — 법률도 시행령도 시행규칙도 아닌 훈령입니다. 현행본은 2026년 1월 1일 시행, 기후에너지환경부훈령 제18호입니다. 그 [별표 1] 제1호 마목, 「배출요령」 칸에 이렇게 적혀 있습니다.
내용물을 깨끗이 비우고 부착상표(라벨) 등을 제거한 후 가능한 압착하여 뚜껑을 닫아 배출
이 한 줄이 전부입니다.
라벨을 제거하라는 문구가 나오는 규범을 더 찾아봤습니다. 제품 포장에 분리배출 표시를 어떻게 하라고 정한 「분리배출 표시에 관한 지침」(환경부고시 제2025-165호)도 열었습니다. 본문 6,327자에 「제거」는 0회, 「떼」도 0회였습니다. 「라벨」은 4회 나오는데, 넷 다 사업자가 표시를 부착하는 수단을 가리킵니다. 시민에게 떼라는 말이 아닙니다.
정리하면 규범의 층위가 이렇게 됩니다.
| 무엇 | 어디에 있나 | 수범자 |
|---|---|---|
| 조례로 정하는 바에 따라 배출하고, 종류별·성질·상태별로 분리하여 보관하라 | 법률 (폐기물관리법 제15조 제1항·제2항) | 시민 |
| 구체적으로 어떻게 나눌지 | 조례 — 지역마다 다릅니다 | 시민 |
| 무색 페트병을 별도 품목으로 | 훈령 [별표 1] | 1차적으로 지자체장 |
| 라벨을 제거하라 | 훈령 [별표 1] 「배출요령」 한 줄 | 시민 (간접) |
| 제품에 분리배출 표시를 하라 | 법률 — 의무 (미이행 과태료 300만원 이하) | 생산자 |
| 재질·구조 평가를 받고 표시하라 | 법률 — 의무 (각 300만원 이하) | 생산자 |
| 좋은 등급을 받아라 | 의무가 아닙니다 | — |
시행일도 알려진 설명과 조문이 다릅니다
투명페트병 별도 분리배출은 흔히 「공동주택은 2020년 12월, 단독주택은 2021년 12월부터」로 소개됩니다. 투명페트병 별도 분리배출을 이 지침에 집어넣은 2020년 개정의 부칙(환경부훈령 제1462호, 2020년 8월 24일)을 그대로 읽으면 이렇습니다.
이 지침은 2020년 12월 25일부터 시행한다. 다만, 제4조제2항 후단에 따른 통합배출, 제5조에 따른 정기수거일의 지정·운영 및 제7조제2항에 따른 수거·운반의 경우 2021년 12월 25일부터 시행한다.
부칙에 「공동주택」도 「단독주택」도 없습니다. 1년 늦춘 것은 주택 유형이 아니라 세 가지 절차입니다. 「공동주택 먼저, 단독주택 나중」은 환경부 안내자료의 해설 표현이고 조문이 아닙니다.
작은 차이로 보일 수 있습니다. 다만 어떤 규범이 누구에게 언제부터 무엇을 요구했는지를 따질 때, 안내자료의 해설과 조문을 섞으면 이야기가 어긋납니다.
훈령 별표의 한 줄인데, 과태료가 있습니다
훈령 별표의 한 줄이라고 해서 제재와 무관한 것은 아닙니다. 그 배출요령을 조례로 받아 적은 지역에서는, 요령을 어긴 배출에 과태료가 붙습니다.
근거는 다시 폐기물관리법입니다. 제15조 제1항·제2항 위반에 대해 법 제68조 제3항 제3호가 1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정하고, 구체적 금액은 시행령 [별표 8] 제2호 사목에 있습니다.
| 배출 유형 | 1차 | 2차 | 3차 이상 |
|---|---|---|---|
| 주거생활 관련 배출 | 10만원 | 20만원 | 30만원 |
| 사업활동 개별 배출 | 20만원 | 30만원 | 50만원 |
| 사업활동 공동관리 배출 | 50만원 | 70만원 | 100만원 |
계도기간 6개월이 끝난 2021년 6월 25일부터 부과가 시작됐습니다.
여기서 한 가지를 정확히 해 두어야 합니다. 「과태료는 아파트 관리사무소에만 부과된다」는 말이 널리 퍼져 있습니다. 시행령 문언은 그렇게 적혀 있지 않습니다.
시행령이 쓴 표현은 「단독주택·연립주택·아파트 등의 건물에서 주거생활과 관련하여 폐기물을 배출한 경우」입니다. 단독주택이 문언에 그대로 들어 있습니다. 개인 배출자도 대상입니다. 관리사무소에 부과하는 쪽으로 운용되고 있다면 그것은 집행 관행이고, 조문이 그렇게 정해 둔 것이 아닙니다. 둘을 섞으면 안 됩니다.
실제로 전국에서 몇 건이 부과됐고 금액이 얼마인지 — 그 통계는 찾지 못했습니다. 국가통계포털에서 세 차례 검색했지만 현행 계열이 없었습니다.
그러니까 이 구조입니다. 라벨 제거를 요구한 문구는 훈령 별표의 배출요령 한 줄이고, 그 요령을 받아 적은 조례를 어긴 경우에 제재는 폐기물관리법에서 내려옵니다. 요구는 가장 낮은 층위에 있고, 제재는 가장 높은 층위에서 옵니다.
한 가지 남습니다. 라벨 미제거 자체가 과태료 대상이 되는지는 그 지역 조례가 배출요령을 어떻게 받아 적었는지에 달려 있습니다. 전국 지자체 조례 문언을 전수로 확인하지는 못했습니다.
「재활용이 용이하다」는 말의 정의를 열어 봤습니다
여기가 이 기사의 핵심입니다.
생산자에게는 법적 의무가 하나 있습니다. 제품 포장재가 재활용하기 쉬운 재질·구조인지 평가를 받고, 그 결과를 제품에 표시하는 것입니다. 자원재활용법 제9조의3입니다. 우리가 페트병 라벨에서 보는 「재활용 우수」, 「재활용 어려움」 같은 표시가 그것입니다.
그러면 무엇을 「재활용이 용이하다」고 하는가. 그 잣대는 「포장재 재활용 용이성 등급평가 기준」의 [별표1] 세부기준에 있습니다. 라벨 항목을 열어 보면 이런 문구가 나옵니다.
라벨이 몸체와 분리 가능하고 소비자가 분리배출하도록 유도하는 문구 등을 표시한 경우
이 조건을 만족하면 「재활용이 용이한 재질·구조」로 분류됩니다.
2019년 개정으로 들어온 절취선 요건도 같은 방향입니다. 「소비자가 손쉽게 제거 가능」한 구조인지가 우수 등급의 요건입니다.
다시 읽어 보십시오. 여기서 인용한 두 요건이 재고 있는 것은 「기계가 알아서 뗄 수 있다」가 아닙니다. 「소비자가 떼기 쉽다」입니다.
그러니까 제도는 라벨 제거라는 일을 설계에서 없애는 방향이 아니라, 그 일을 시민이 한다고 전제하고 난이도만 낮추는 방향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시민이 라벨을 떼고 있는 이유는, 시민이 유별나서가 아닙니다. 그렇게 하도록 설계돼 있어서입니다.
지난 편에서 봤던 절취선 라벨이 여기서 다시 나옵니다. 절취선 라벨은 바로 이 기준에서 좋은 점수를 받는 설계입니다. 「소비자가 손쉽게 제거 가능」하니까요. 잣대가 시민의 손을 기준으로 삼고 있으면, 시민의 손에 가장 편한 설계가 가장 좋은 등급을 받게 됩니다. 그 라벨이 시민의 손을 떠난 뒤 공장에서 어떻게 되는지는 이 잣대가 묻지 않습니다.
나쁜 등급을 받으면 어떻게 되나
그러면 「재활용 어려움」 등급을 받은 포장재는 팔 수 없을까요.
팔 수 있습니다.
자원재활용법 제9조의3이 정한 것은 평가를 받을 의무와 결과를 표시할 의무, 이 둘뿐입니다. 법 제41조의 과태료 목록 전문을 검색했습니다. 「어려움 등급 포장재를 출시한 자」라는 항목은 없습니다.
즉 등급 자체를 이유로 출시를 막는 장치는 없습니다. 나쁜 등급을 받아도 표시만 하면 합법적으로 시장에 나갑니다.
이 법에 제재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닙니다. 바로 다음 조항인 제9조의4가, 포장재의 재질·구조 기준을 위반한 경우 개선 조치명령을 내리고, 그 명령을 따르지 않으면 제조·수입·판매 중단을 명할 수 있게 하고 있습니다. 다만 그 방아쇠는 「등급이 낮다」가 아니라 「기준을 위반했다」입니다. 등급은 그 방아쇠가 아닙니다.
등급에 따르는 불이익도 있다고 전해집니다. 「어려움」 등급을 받으면 생산자가 내는 재활용분담금이 20% 할증된다고 합니다. 가격 신호입니다.
다만 이 20%의 근거 조문은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2차 출처(언론·해설자료)에서만 확인했고 조문 원문을 열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이 기사는 「그런 할증이 있다고 전해진다」까지만 적습니다.
그리고 평가 기준에는 예외 조항 하나가 박혀 있습니다.
[별표1] 기본원칙 다목 — 수입 제품에 붙이는 한글표시 라벨은 「부착하기 전」 상태를 기준으로 등급을 평가합니다.
붙어 있는 라벨이 평가에서는 사라집니다.
EU는 다른 길을 갔습니다
같은 문제를 유럽연합은 다르게 풀었습니다.
EU 포장재·포장폐기물 규정(Regulation (EU) 2025/40, 통칭 PPWR) 제6조는 등급이 낮은 포장재를 시장에 내놓지 못하게 합니다. 2030년부터 C 등급 미만, 2038년부터 B 등급 미만이 대상입니다.
규정 전문의 배경 설명(Recital 28)에 이 취지가 그대로 적혀 있습니다.
“Packaging below grade C should be considered to be technically non-recyclable and the placing on the market of such packaging should be restricted.”
(C 등급 미만 포장재는 기술적으로 재활용 불가능한 것으로 보아야 하고, 그러한 포장재의 시장 출시는 제한되어야 한다)
두 접근을 나란히 놓으면 이렇게 됩니다.
| 어디서 막는가 | 누가 | 방식 | 부담을 지는 쪽 |
|---|---|---|---|
| 설계 단계 | EU (PPWR 제6조) | 등급 미달 포장재 시장 출시 금지 | 생산자 |
| 설계 단계 | 한국 — 먹는샘물만 (2026-01-01) | 국내 제조 생수에 라벨 방식 사용 금지 | 생산자 |
| 등급으로는 가격 신호만 | 한국 — 그 밖의 전 포장재 | 「어려움」도 출시 가능 · 분담금 할증(2차 출처) | 생산자 (약하게) |
| 배출 단계 | 한국 | 훈령 배출요령 → 조례 → 과태료 10~30만원(받아 적은 지역) | 시민 |

위 표의 「등급으로는」에 유의해 주십시오. 앞에서 본 대로 한국에도 판매 중단 장치는 있습니다. 다만 그 방아쇠는 등급이 아니라 재질·구조 기준 위반입니다.
같은 문제를 어디서 막을지가 갈렸습니다. 등급을 놓고 보면 한쪽은 진열대 앞에서 막고, 다른 한쪽은 등급으로는 막지 않는 대신 쓰레기통 앞에서 막습니다.
무라벨 의무화 — 국내에서 만든 것만입니다
한국도 한 품목에서는 설계 단계를 막았습니다. 먹는샘물입니다.
「먹는샘물등의 기준과 규격 및 표시기준」 고시가 2026년 1월 1일부터 국내에서 제조되는 먹는샘물에 라벨을 쓰지 않도록 했습니다. 지난 편 FAQ에서 한 줄로 언급한 그 제도입니다.
그 한정이 어디서 나오는지, 부칙을 열어 보면 이렇습니다.
부칙 〈제2022-273호〉 제2조 제1항이 지정한 것은 제9조 제1호 — 국내에서 제조업 허가를 받은 제품입니다.
제9조 제2호 — 수입해서 판매하는 제품은 조문상 제외됩니다.
즉 국내에서 만든 생수는 라벨을 못 붙이고, 수입해서 파는 생수는 붙일 수 있습니다.
시장 점유율 변화를 함께 놓아 보겠습니다. 2025년 7월부터 2026년 6월까지입니다.
| 제품 | 점유율 변화 | 무라벨 의무 |
|---|---|---|
| 제주삼다수 | −1.6%p | 대상 |
| 아이시스 | −1.0%p | 대상 |
| 백산수 (중국 지린성 생산 · 수입) | +2.0%p | 제외 |
규제를 지켜야 하는 쪽이 점유율을 잃고, 제외된 쪽이 얻었습니다.
여기서 멈춥니다. 이것을 「무라벨 의무화 때문에 점유율이 떨어졌다」로 읽으면 안 됩니다. 생수 점유율은 가격·유통 계약·마케팅이 함께 움직이는 값이고, 이 기사가 본 2차 출처들도 인과를 입증하지 않았습니다. 확인된 것은 같은 기간에 이 세 값이 이렇게 움직였다는 사실까지입니다.
인과를 말하려면 필요한 것이 있습니다 — 같은 기간의 가격 변동, 유통 채널별 물량, 소비자 구매 이유 조사. 그 자료를 찾지 못했습니다.
「낱개는 무라벨이 안 된다」는 통념은 틀렸습니다
무라벨 생수 이야기에는 설명 하나가 따라붙습니다. 「묶음 판매는 겉포장에 정보를 넣으면 되지만, 낱개는 병에 표시할 곳이 없으니 무라벨이 불가능하다」는 것입니다.
고시 원문을 열어 보면 그렇지 않습니다.
제11조 제1항은 표시방법을 네 가지 두고 있고, 그중 제3호가 「상표띠를 부착하지 않고 병마개에 QR코드로 표시」입니다.
낱개 무라벨 경로는 이미 기준 안에 있습니다. 「불가능하다」가 아니라 「아직 그렇게 안 하고 있다」입니다.
오프라인 낱개 판매분에는 2026년 말까지 전환 안내 기간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매장에서 두 가지가 섞여 보이는 이유입니다.
이 전환 안내 기간은 고시 부칙에 없습니다. 조문상 유예가 아니라 행정 운용입니다. 「법이 2026년 말까지 미뤄 줬다」로 읽으면 근거가 없습니다.
일본은 같은 해에 반대 방향으로 움직였습니다
시점을 나란히 놓으면 흥미로운 대조가 나옵니다.
| 시점 | 어디 | 무엇 |
|---|---|---|
| 2026-01-01 | 한국 | 먹는샘물 무라벨 의무화 (국내 제조분) |
| 2026-07-30 | 일본 | 성령 개정으로 낱개 라벨리스 해금 |
같은 해에 한국은 라벨을 금지하는 쪽으로, 일본은 라벨 없는 판매를 허용하는 쪽으로 움직였습니다.
방향이 반대인 것처럼 보이지만, 두 나라가 손을 댄 지점이 다릅니다. 한국은 「붙이지 말라」를 명했고, 일본은 「안 붙여도 된다」를 열었습니다. 한쪽은 금지, 다른 쪽은 허용입니다.
일본의 개정 내용과 배경을 조문 수준에서 확인하는 것은 이 기사의 범위를 넘습니다. 두 시점을 병치하는 데까지만 적습니다.
시민이 인프라 비용까지 지고 있습니다
지난 편에서 숫자 하나를 봤습니다. 2022년 6월 기준, 전국 선별장 341곳 가운데 투명페트병을 따로 가려내는 곳이 57곳(16.7%)이라는 값입니다.
지난 편에서는 이 숫자를 「그 병이 어디로 가느냐가 결과를 가른다」는 뜻으로 읽었습니다. 제도의 눈으로 다시 읽으면 다른 것이 보입니다.
시민에게는 「따로 내놓아라」가 2020년 12월부터 요구됐고, 그것을 받을 설비는 1년 반 뒤에도 341곳 중 57곳이었습니다.
요구의 시점과 설비의 시점이 어긋나 있습니다. 그 간격을 메우는 일이 어디로 갔는지가 이 기사의 질문입니다.
이 숫자는 2022년 6월 값입니다. 2024년 이후로 갱신된 집계는 찾지 못했습니다. 지금은 나아졌을 수 있습니다 — 다만 얼마나 나아졌는지를 확인할 자료는 찾지 못했습니다.
한국소비자원이 2021년 9월에 소비자 1,000명에게 물었습니다. 706명(70.6%)이 라벨 제거가 「불편하다」고 답했습니다.
이 값을 「70.6%가 라벨을 안 뗀다」로 읽으면 안 됩니다. 「불편하다」는 응답률입니다. 실제로 몇 %가 떼고 몇 %가 안 떼는지 — 그 현장 실측 조사는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소비자원·환경부·언론을 찾아봤습니다.
그런데 정작 세지 않는 것이 있습니다
여기까지가 「왜 시민이 떼고 있나」에 대한 답입니다.
이 기사가 내내 들여다본 것은 「재활용이 용이하다」를 재는 잣대였습니다. 그 잣대는 실제로 존재하고, 법적 의무로 뒷받침되고, 제품에 표시까지 됩니다. 페트병 라벨을 보면 등급이 적혀 있습니다.
그런데 그 잣대가 무엇을 재고 있는지 다시 보십시오.
「소비자가 분리배출하도록 유도하는 문구를 표시했는가.」
「소비자가 손쉽게 제거할 수 있는 구조인가.」
지난 편에서 본 대로 이 기준에는 공정을 보는 항목도 있습니다 — 물에서 풀리는 접착제를 쓴 라벨에 더 좋은 등급을 주는 것이 그렇습니다. 다만 여기서 인용한 두 요건은 공정이 아니라 시민의 손을 봅니다. 그리고 절취선 라벨에 좋은 점수를 주는 것이 그중 두 번째 요건입니다.
그리고 잣대가 되짚지 않는 것이 있습니다. 그 라벨이 시민의 손을 떠난 뒤 실제로 어떻게 됐는지입니다. 지난 편에서 본 대로, 손으로 떼기 가장 쉬운 라벨이 물탱크에서는 가장 안 걸러지는 라벨이었습니다 — 그 절취선 라벨의 상당수가 병과 같은 PET였기 때문입니다. 잣대가 좋은 점수를 준 설계가, 적어도 물로 가리는 단계에서는 가장 걸러지지 않는 설계였습니다.
「재활용이 용이하다」를 재는 자리는 제도 안에 있습니다. 그렇게 등급을 준 포장재가 시민의 손을 떠난 뒤 실제로 어떻게 처리됐는지를 되짚어 재도록 한 의무는, 이 제도 안에서 찾지 못했습니다. 제9조의3이 정한 것은 평가와 표시, 이 둘뿐이었습니다.
한 줄 덧붙입니다. 이 글은 제도의 설계를 따진 글입니다. 지금 손에 든 병을 어떻게 내놓을지에 대한 지난 편의 답은 그대로입니다 — 떼는 편이 낫습니다.
지난 편에서는 라벨을 뗀 수고가 그 병의 재생원료 등급을 바꿨는지를 해마다 갱신해 재는 집계가 사실상 비어 있다는 것을 봤습니다. 이번 편에서 확인한 것은 한 층 앞의 일입니다 — 집계가 비어 있는 것과 따로, 시민에게 일을 요구하는 잣대 자체가 그 일의 결과를 되돌아보지 않도록 만들어져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라벨을 안 떼면 정말 과태료가 나오나요?
그 지역 조례가 훈령의 배출요령을 그대로 받아 적었다면, 조문상으로는 대상입니다. 주거생활 관련 배출은 1차 10만원, 2차 20만원, 3차 이상 30만원입니다. 다만 실제 집행은 개별 가구보다 공동주택 관리 주체 쪽으로 이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이것은 조문이 아니라 집행 관행입니다. 전국 부과 건수 통계는 찾지 못했습니다.
「재활용 어려움」이라고 적힌 제품을 사면 안 되나요?
법적으로는 정상 제품입니다. 등급 표시는 생산자에게 평가와 표시를 요구하는 제도이고, 등급이 낮다는 것만을 이유로 출시를 막는 조항은 없습니다. 다만 재질·구조 기준을 위반한 포장재는 별도로 개선명령·판매중단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표시를 보고 고를지 여부는 소비자에게 열려 있습니다.
그러면 시민이 떼는 일은 제도의 잘못이니 안 해도 되나요?
그렇게 읽으면 지난 편의 결론과 어긋납니다. PET 절취선 라벨처럼, 시민이 떼지 않으면 적어도 물로는 걸러지지 않는 라벨이 있습니다. 제도 설계를 따지는 일과, 지금 내 손에 있는 병을 어떻게 내놓을지는 다른 문제입니다. 떼는 편이 낫다는 답은 그대로입니다.
수입 생수는 왜 라벨을 붙여도 되나요?
무라벨 의무를 정한 고시 부칙이 국내 제조업 허가 제품만 지정했기 때문입니다. 수입·판매 제품은 조문상 제외됩니다. 왜 그렇게 나뉘었는지 — 그 입법 경위는 이 기사에서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낱개로 파는 생수도 무라벨로 만들 수 있나요?
기준상 가능합니다. 고시가 정한 표시방법 네 가지 가운데 병마개에 QR코드로 표시하는 방법이 들어 있습니다. 「낱개는 불가능하다」는 설명은 현행 기준과 맞지 않습니다.
함께 읽기
- 라벨 안 뗀 페트병은 어떻게 되나 — 갈림길은 라벨이 아니었습니다 (1편)
- 페트병 재활용률 85%는 무엇을 센 숫자인가 — 재활용 공장의 입구에서 센 숫자였습니다 (3편)
- 텀블러, 정말 지구에 좋은가
- ‘태평양 쓰레기 섬’은 없다 — 거대 쓰레기 지대(GPGP)의 진실
출처
1.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 [시행 2026-08-20] [법률 제21370호] — 조문 전문 7만 523자 문자열 검색
2. 「폐기물관리법」 제15조제1항·제2항, 제68조제3항제3호 및 같은 법 시행령 [별표 8] 제2호 사목 — 과태료 금액 (찾기쉬운 생활법령 해설)
3. 「재활용가능자원의 분리수거 등에 관한 지침」 [시행 2026-01-01] [기후에너지환경부훈령 제18호] [별표 1] 제1호 마목 / 같은 지침 부칙(환경부훈령 제1462호, 2020-08-24) — 시행일
4. 「분리배출 표시에 관한 지침」 (환경부고시 제2025-165호) — 본문 6,327자 문자열 검색
5. 환경부, 「포장재 재활용 용이성 등급평가 기준」 [별표1] 세부기준 및 기본원칙 다목
6.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 제9조의3(평가·표시 의무) · 제9조의4(재질·구조 기준 위반 시 개선 조치명령 및 제조·수입·판매 중단명령) · 제41조 과태료 목록(등급을 이유로 한 출시 제한 조항 부재 확인) / 같은 법 시행규칙 제3조의3~제3조의7
7. Regulation (EU) 2025/40 (포장재·포장폐기물 규정, PPWR) 제6조 및 Recital (28)
8. 「먹는샘물등의 기준과 규격 및 표시기준」 제9조·제11조 제1항 및 부칙 〈제2022-273호〉 제2조
9. 녹색연합, 투명페트병 별도 선별시설 현황 (2022-06-03, 환경부 자료)
10. 한국소비자원, 페트병 라벨 관련 소비자 인식조사 (2021-09, 1,000명)
11. 먹는샘물 시장 점유율 변화 (2025-07~2026-06) — 업계 집계 보도
12. 일본 성령 개정 — 낱개 라벨리스 판매 허용 (2026-07-30)
13. 재활용분담금 「어려움」 등급 20% 할증 — 2차 출처로만 확인
NEWSLETTER
새로운 환경·기후 이야기가 올라오면 이메일로 알려드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