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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활용 공장의 입구에서 센 숫자였습니다
먼저, 답부터
2024년 페트병 재활용률은 85%입니다. 공식 집계로 가장 최근 값입니다.
이 숫자는 「페트병 100개 중 85개가 다시 페트병이 됐다」는 뜻이 아닙니다. 그렇다고 지어낸 가짜 숫자도 아닙니다.
조문을 열어 확인한 이 숫자의 정체는 이렇습니다.
그해 시장에 나온 페트병 무게 대비, 재활용업체가 재활용 시설에 투입한 양(재활용 목적 수출분 포함)으로 인정된 무게의 비율.
재활용 공장의 입구에서 센 숫자입니다. 입구에 도착하기 전에 선별장에서 떨어져 나간 것은 들어가지 않습니다. 대신 입구를 지난 뒤 무엇이 얼마나 빠지고, 몇 톤이 좋은 원료가 되고, 그중 얼마가 다시 병이 됐는지는 — 이 숫자가 말해 주지 않습니다.
이 글의 차례
이 연작이 여기까지 온 길
이 글은 페트병 라벨 연작의 세 번째 편입니다.
1편은 「라벨 안 뗀 페트병은 어떻게 되나」를 물었습니다. 짧은 답은 「떼는 편이 낫다」였습니다. 다만 적어도 선별장 시설 수로 보면(2022년 6월 기준, 전국 341곳 중 투명페트병을 따로 가려내는 곳 57곳), 결과를 더 크게 가르는 것은 라벨보다 그 병이 어느 선별장·어느 공장으로 가느냐였습니다. 그리고 끝에서 한 가지를 적었습니다 — 그 병이 좋은 원료가 됐는지를 해마다 갱신해 재는 집계가 사실상 비어 있다.
2편은 「왜 시민이 떼고 있나」를 물었습니다. 법령을 열어 보니 「재활용이 용이하다」를 재는 잣대의 라벨 요건 가운데 두 가지가 시민의 손을 재고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남는 질문이 있습니다. 우리가 가장 자주 듣는 숫자 — 「페트병 재활용률 80% 안팎」은 도대체 무엇을 잰 것일까요. 이번 편은 그 숫자의 분자를 조문으로, 분모를 공개 실적표로 확인한 기록입니다.
숫자는 어디서 나오나
페트병 재활용률의 원 출처는 한국순환자원유통지원센터(KORA)가 공개하는 「재활용의무이행 실적」입니다.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EPR) — 페트병을 만들어 판 기업이 그만큼을 재활용할 책임을 지는 제도 — 의 성적표입니다.
| 연도 | 시장에 나온 양(출고·수입, 톤) | 재활용실적(톤) | 재활용률 |
|---|---|---|---|
| 2019 | 301,553 | 242,789 | 81% |
| 2020 | 316,315 | 241,325 | 76% |
| 2021 | 341,254 | 268,695 | 79% |
| 2022 | 357,824 | 278,125 | 78% |
| 2023 | 349,829 | 269,681 | 77% |
| 2024 | 350,657 | 296,919 | 85% |
출처: 한국순환자원유통지원센터, 재활용의무이행 실적(PET병). 2025년 실적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두 가지가 눈에 띕니다.
첫째, 2020년 12월 투명페트병 별도배출이 시작된 뒤에도 이 숫자는 2021~2023년 77~79% 사이에 머물렀습니다. 이 숫자는 무게만 재고 원료의 질은 재지 않으므로, 별도배출이 원료의 질에 미친 효과는 이 숫자로 확인하기 어렵습니다. 그 이유는 아래 「그리고 이 숫자가 말하지 않는 것」에서 봅니다.
둘째, 2024년에 77%에서 85%로 뛰었습니다. 시장에 나온 양은 거의 그대로(34만 9,829톤 → 35만 657톤)였고, 재활용실적이 2만 7,238톤 늘었습니다. 왜 늘었는지에 대한 공식 설명은 찾지 못했습니다.
같은 표에는 「의무이행률 111%」라는 숫자도 함께 나옵니다. 이것은 재활용실적을 정부가 정한 의무량(26만 8,475톤)으로 나눈 값입니다. 분모가 다른, 별개의 숫자입니다. 「재활용률 111%」로 읽으면 안 됩니다.
분모 — 버린 양이 아니라 시장에 나온 양
분모는 「출고·수입량」, 즉 생산자가 그해 시장에 내놓은 페트병의 무게입니다. 정확히는 재활용 의무가 있는 생산자가 내놓은 양입니다.
시민이 버린 양을 잰 것이 아닙니다. 페트병은 대부분 산 해에 버려지므로 두 값이 크게 다르지 않으리라 짐작할 수 있지만, 두 양을 직접 맞대어 본 공개 자료는 찾지 못했습니다.
분자 — 「재활용한 양」의 정확한 뜻
분자인 「재활용실적」이 이 글의 핵심입니다. 이 말의 정의는 기후에너지환경부(옛 환경부) 예규인 「재활용의무이행에 관한 업무처리지침」에 있습니다.
제3조는 재활용실적을 이렇게 정의합니다.
「재활용 수탁자가 … 제품·포장재별 재활용의 방법 및 기준에 맞게 재활용한 양」
그러면 「재활용한 양」은 어떻게 재나요. 제61조제4항의 산식이 답입니다.
「… 재활용의 방법 및 기준에 따라 재활용시설에 투입되는 양 또는 재활용하여 공급하는 양 × (1 − 비대상 혼입률의 연평균 값)」
산식의 기준은 「투입되는 양」입니다. 공장에서 나온 재생원료의 양이 아니라, 공장 시설에 들어간 양입니다. KORA도 재활용실적을 「재활용하는 시설에 투입·수출·재사용한 경우 각각의 실제 중량」이라고 안내합니다. 산식에 함께 적힌 「재활용하여 공급하는 양」이 어떤 경우를 가리키는지는, 세부기준이 공개되지 않아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제62조제2항제1호는 조건을 붙입니다.
「… 재생원료ㆍ제품 등을 제조하여 사용자에게 인계한 수량중 재활용 의무대상 품목의 투입량 또는 공급량의 실제 중량」
문언상, 재생원료를 만들어 실제로 넘긴 만큼에 해당하는 투입량을 인정한다는 뜻으로 읽힙니다. 그래도 세는 대상은 여전히 투입량입니다. 같은 조 제3항은 계량대를 조작했거나 손으로 쓴 계량증명서는 인정하지 않는다고 정해 둡니다.
그러면 페트병의 경우 「재활용」으로 인정되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자원재활용법 시행규칙 [별표 6]이 정합니다.
| 인정되는 방법 | 조건 |
|---|---|
| 재생원료 제조 | 플러프·플레이크는 세척한 것만 |
| 성형제품 제조 | — |
| 재활용 목적 수출 | 총 재활용량의 20% 이하 |
| 포장재로 재사용 | 현행판(2025년 10월 개정)에 들어 있음 |
위 세 가지는 2024년 7월 시행판 기준입니다.
태워서 열을 얻는 에너지회수나 고형연료(SRF)는 페트병 항목에 없습니다. KORA는 세척 플레이크를 받아 알갱이(펠렛)로 만드는 다음 단계는 실적으로 인정하지 않는다고 안내합니다. 즉 국내에서 재생원료로 만드는 몫의 실적은 파쇄·세척 단계의 입구에서 잡히는 것으로 읽힙니다. 수출분은 수출한 품목의 무게로 잡힙니다.

그래서 이 숫자에 들어가지 않는 것
조문대로 읽으면, 이 숫자에서 분명히 빠지는 물량이 두 가지, 실적으로 인정되지 않는 방법이 한 가지 있습니다.
① 선별장에서 떨어진 것. 지침 제62조제1항은 회수실적을 「직접 선별하여 … 재활용하는 자에게 최초로 인계한 … 실제 중량」으로 정하고, 제4항은 재활용실적을 「회수실적의 범위 내에서」 인정합니다. 선별장에서 걸러져 재활용업체로 넘어가지 못한 것은 분자에 들어갈 수 없습니다.
1편에서 2022년 공공선별장 반입량의 34.3%가 잔재물로 탈락했다는 숫자를 봤습니다. 이 34.3%를 85%에서 빼는 계산은 틀립니다. 34.3%는 페트병이 아니라 선별장에 들어온 재활용가능자원 전체의 탈락률이고, 선별장에서 떨어진 양은 애초에 85%의 분자에 들어 있지 않습니다.
② 다른 재질과 수분. KORA는 회수실적을 셀 때 EPR 비대상, 다른 재질, 수분·오니 같은 이물질의 무게를 뺀다고 안내합니다. 라벨·뚜껑 같은 다른 재질의 무게는 이 단계에서 빠지고, 재활용실적은 그 회수실적을 넘을 수 없습니다. 재활용실적 쪽에서도 산식대로 비대상 혼입률 — 지침 제3조제6호의 정의로는 같은 재질이지만 의무 대상 제품·포장재에서 나오지 않은 폐기물이 섞인 비율 — 을 따로 뺍니다.
③ 「에너지회수」라는 방법. 앞의 [별표 6] 표에 없듯, 페트병은 에너지회수가 재활용 방법으로 인정되지 않습니다. 태워서 에너지를 얻는 것을 재활용으로 신고해 실적을 받을 수는 없다는 뜻입니다. 다만 공장에 투입된 뒤 잔재물로 나와 소각된 양이 실적에서 빠지는지는 아래에서 보듯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니까 85%는 「소각·에너지회수를 재활용 방법으로 쳐 준 숫자」가 아닙니다. 이 점은 공정하게 적어 둡니다.
그리고 이 숫자가 말하지 않는 것
그런데 반대쪽도 있습니다. 입구를 지난 뒤의 일입니다.
공장은 들어온 페트병을 부수고, 물에 띄워 가르고, 여러 번 씻습니다. 1편에서 본 식품용 재생원료 기준 공정처럼, 라벨 제거 설비를 갖춘 곳은 그 앞에서 라벨을 먼저 벗겨 냅니다. 그 과정에서 페트 자체도 분진이나 불량 조각으로 빠져나갈 수 있습니다.
투입 뒤 공정에서 빠지는 이 페트의 양을 재활용실적에서 따로 빼라는 조문은 찾지 못했습니다. 투입 뒤 잔재물로 나와 소각된 양이 실적에서 빠지는지도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지침은 세부 인정 방법을 「공단 이사장이 정하는 바」에 맡기고 있는데, 그 세부기준은 공개된 것을 찾지 못했습니다. 또 비대상 혼입률은 표본을 다섯 번 재서 가장 큰 값과 작은 값을 뺀 평균으로 낸 추정값이어서, 실제로 섞여 들어간 양과 얼마나 맞는지도 알 수 없습니다. 그러니 「공정 손실이 전부 실적에 들어간다」고도, 「전부 빠진다」고도 말할 수 없습니다. 확인된 것은 산식의 기준이 「투입량」이라는 사실까지입니다.
그리고 이 숫자는 등급을 가리지 않습니다. 입구에 들어간 페트병이 식품용 재생원료가 됐든, 솜이나 섬유가 됐든, 산식에 들어가는 것은 무게 하나입니다. 1편과 2편이 내내 들여다본 라벨을 뗐는가, 그 병이 어떤 등급이 됐는가는 이 숫자 안에서 구분되지 않습니다.
2025년 12월 국회 토론회에서 국회입법조사처의 한 입법조사관은 「현행 통계는 시설 투입량 기준으로 산정돼 불순물과 잔재물까지 성과로 포함된다」고 지적했습니다(에너지데일리 보도). 다만 이 발언의 대상은 정부가 성과로 제시해 온 폐기물 재활용률(86%, 열회수 포함)이었고, 페트병 EPR 숫자가 아니었습니다. 같은 것은 「투입량을 센다」는 방식입니다. 페트병 EPR에는 여기에 이물질 공제와 회수실적 한도가 붙습니다.
EU는 재는 자리를 뒤로 옮겼습니다
같은 질문 — 어디서 셀 것인가 — 에 EU는 규칙을 바꿔 답했습니다.
2019년 EU 집행위원회 이행결정(Implementing Decision (EU) 2019/665)은 포장폐기물 통계 결정을 고치면서 「산정지점(calculation point)」을 이렇게 정의했습니다.
「포장 폐기물이 폐기물이 아닌 제품·원료·물질로 재가공되는 재활용 공정에 들어가는 지점」(또는 그 앞의 전처리로 폐기물이 아니게 되는 지점)
그리고 플라스틱의 산정지점을 이렇게 정했습니다.
「폴리머별로 분리되어, 더 이상의 처리 없이 펠렛화·압출·성형 공정에 들어가는 플라스틱」
「더 이상의 처리 없이 최종 제품에 쓰이는 플라스틱 플레이크」
그 앞의 전처리에서 제거된 폐기물은 재활용량에 넣지 말라고도 적었습니다.
한국 페트병 실적 가운데 국내에서 재생원료로 만드는 몫이 플레이크를 만드는 시설에 「투입되는」 지점에서 잡힌다면, EU는 분리·전처리를 마치고 녹이거나 성형하기 직전, 또는 최종 제품에 쓰일 플레이크의 지점에서 잽니다. EU 쪽이 공정 안쪽으로 한 걸음 더 들어가 있습니다.
새 규칙이 처음 적용된 2020년 자료에서 숫자도 움직였습니다. 유럽연합 통계청(Eurostat)은 EU 플라스틱 포장재 재활용률이 2019년 41%에서 2020년 38%(추정)로 3%포인트 내려갔다고 밝히며, 그 이유로 더 엄격해진 규칙과 통일된 산정지점을 들었습니다.
이 3%포인트를 한국에 그대로 옮기면 안 됩니다. EU 수치는 페트병이 아니라 플라스틱 포장재 전체이고, 잠정치입니다. 한국 페트병 실적을 EU 방식으로 다시 세면 몇 %가 되는지 — 그 계산을 한 공개 자료는 찾지 못했습니다. 확실한 것은 재는 자리가 다르다는 것까지입니다. 그래서 「한국 페트병 85%, EU 플라스틱 포장 42.1%(2023)」를 나란히 놓고 한국이 앞선다고 읽는 것도 틀립니다.
같은 「재활용률」, 다른 숫자들
「재활용률」이라는 말이 붙은 숫자는 하나가 아닙니다. 무엇을 나누었는지를 나란히 놓으면 이렇습니다. 서로 빼거나 우열을 비교할 수 없는 숫자들입니다.
| 숫자 | 대상 | 무엇의 비율인가 | 분자 | 분모 | 기준 |
|---|---|---|---|---|---|
| 85% | 페트병 | EPR 재활용률 | 재활용 시설 투입량 기준 인정량(수출 포함, 비대상 혼입률 공제, 회수실적 한도 내) | 시장에 나온 양(의무 대상 생산자) | 2024, KORA |
| 111% | 페트병 | EPR 의무이행률 | 재활용실적 | 정부가 정한 의무량 | 2024, KORA |
| 약 73% | 플라스틱 폐기물 전체 | 재활용률 (에너지회수 포함) | 재활용량 | 발생량 | 2021, 환경부 통계(그린피스 보고서 인용) |
| 약 57% | 생활계 플라스틱 | 재활용률 (에너지회수 포함) | 재활용량 | 발생량 | 2021, 환경부 통계(그린피스 보고서 인용) |
| 16.4% | 생활계 플라스틱 | 물질재활용률 (에너지회수 제외) | 물질재활용량 76.6만 톤 | 생활계 플라스틱 폐기물 468.2만 톤 | 2021년 데이터, 그린피스 보고서(충남대 연구팀 분석) |
| 34.3% | 공공선별장 반입물 전 품목 | 잔재물 비율 | 잔재물 | 선별장 반입량 | 2022, 국회 제출자료 |
16.4%는 페트병 숫자가 아닙니다. 생활계 플라스틱 전체에서 물질로 다시 쓴 비율을 연구팀이 추계한 값입니다. 정부 공식 통계가 아니고, 기준 데이터는 2021년입니다. 보고서는 「EU는 에너지 회수를 재활용의 범위에 포함하지 않고」라고 설명합니다. 에너지회수를 뺐다는 점에서 EU와 같은 방향일 뿐, EU의 산정지점 규칙을 적용했다는 근거는 찾지 못했습니다.
85%와 16.4%는 서로를 반박하는 숫자가 아닙니다. 대상도, 분자도, 분모도, 연도도 다릅니다. 둘 다 맞을 수 있습니다.
정부는 이 문제를 알고 있나
생활폐기물 통계에 대해서는 「과대 추정 우려」를 공식 문서에 적었습니다. 다만 페트병 EPR 숫자를 같은 문제로 다룬 정부 문서는 찾지 못했습니다.
2022년 1월, 국무조정실은 생활폐기물 처리 실태를 분석하면서 「재활용 과정에서 발생하는 잔재물에 대한 정확한 파악이 이루어지지 않아」 「재활용률이 과대 추정될 우려가 존재」한다고 적었습니다. 대책으로는 환경부가 재활용률·재활용 방법 등을 파악할 방안을 포함한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제시됐습니다.
2024년 8월 10일, 한 일간지가 「봉투째 업체 넘기고 “재활용률 100%”…쓰레기의 거짓말」이라는 기사를 냈습니다. 지자체가 생활폐기물을 재활용업체에 넘기면 넘긴 양 전부를 재활용한 것으로 인정한다는 지적이었습니다. 환경부는 같은 날 보도설명자료를 냈습니다. 제목은 「환경부는 생활폐기물 처리 통계를 계속 고도화하고 있음」이었고, 그 지적에 대한 설명은 이 두 문장이었습니다.
「환경부는 지자체의 생활폐기물에 대한 전주기 이력 관리를 위해 ‘생활폐기물 정보관리 시스템’ 구축 사업을 추진 중임(’22~’26년)」
「앞으로 동 시스템과 이미 구축·운영 중인 사업장폐기물 정보관리 시스템(올바로시스템)을 연계하여 재활용률 등 폐기물 통계를 고도화시켜 나갈 예정임」
「전량을 재활용한 것으로 인정하고 있음」이라는 지적이 사실과 다르다는 문장은 없었습니다. 같은 기사의 두 번째 지적(지자체의 부담금 회피)에는 「재활용 확대로 이어지는 만큼 제도의 취지와 부함됨」[원문 그대로]이라고 반박했고, 「위탁받은 재활용업체에서 재활용하고 남은 폐기물을 소각·매립하는 경우 부담금을 납부해야 함」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그 뒤의 진행은 국가데이터처(옛 통계청)의 「전국폐기물발생및처리현황」 통계정보보고서(2025년 11월 작성)에서 확인됩니다. 보고서는 이 통계의 공표 시기를 「생활폐기물 정보관리시스템 개발 완료 후 조정 예정(’27년~)」이라고 적었고, 「실제 활용량 집계 등 통계 정확성 제고를 위한 방안 마련 예정(’25년~)」이라고도 적었습니다. 새 기준의 수치가 언제 나올지는 밝히지 않았습니다. 2024년 3월에는 조사표의 「재활용」 항목을 물질재활용과 에너지회수로 나눠 적도록 바꾸는 변경이 승인됐습니다. 그렇게 나눈 수치가 실제로 공표됐는지는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정리하면 — 무엇을 「재활용됐다」로 셀지 다시 정하는 작업은 생활폐기물 통계에서 진행되고 있거나 예고돼 있습니다. 그 대상은 이 글이 다룬 페트병 EPR 숫자가 아닙니다. 다만 입구에서 셀 것인가, 출구에서 셀 것인가라는 질문은 같습니다.
출구 쪽에서 해마다 재는 제도가 시작됐습니다
그런데 올해 반대편 끝에서 재는 제도가 하나 시작됐습니다.
2026년 1월 1일부터, 무색 페트병을 연 5,000톤 이상 쓰는 먹는샘물·음료 제조자는 재생원료를 10% 이상 써야 합니다. 대상은 약 10개 회사입니다. 이 비율은 재생원료 사용량을 그 용기의 출고량으로 나눠 잽니다. 보도에 따르면 정부는 이 비율을 2027년 15%로 올리는 안을 이달 7일 행정예고했고(대상 약 11개사), 2030년에는 30%로, 대상도 연 1,000톤 이상 사용자로 넓힐 계획입니다(2025년 2월 브리핑 기준).
85%가 재활용 공장의 입구에서 재는 숫자라면, 이 비율은 재생원료가 다시 병으로 들어간 자리 — 공정의 출구 너머에서 재는 숫자입니다.
두 숫자를 이어서 계산하면 안 됩니다. 이 비율은 대상 회사들의 병에 재생원료가 얼마나 들어갔는지를 잽니다. 85%와 분모가 달라, 「85% 가운데 10%가 병이 됐다」 같은 계산은 성립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아직 성적표가 없습니다. 시행 아홉 달째이고, 연 단위 제도라 첫 이행 실적은 빨라야 내년에 나올 것으로 보입니다(추정). 실적을 어떻게 공개할지도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출구 쪽 숫자가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1편에서 2023년 말에서 멈춰 있다고 적은 식품용 재생원료 누적 생산량(식약처, 2023년 12월 기준 3,400톤)이 그것입니다. 그 이후로 갱신된 수치는 이번에도 찾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85%를 어떻게 읽을까
가장 가까운 읽기는 이것입니다.
「그해 시장에 나온 페트병 무게의 85%에 해당하는 양이, 다른 재질·이물질 무게를 뺀 뒤 재활용 공장의 시설에 투입된 양(일부는 재활용 목적 수출)으로 인정됐다.」
틀린 읽기도 적어 둡니다.
- 「85%가 다시 페트병이 됐다」 — 틀립니다. 이 숫자는 등급도, 용도도 구분하지 않습니다.
- 「85%가 좋은 재생원료로 나왔다」 — 확인되지 않습니다. 투입 뒤 공정에서 빠지는 페트의 양을 따로 뺀다는 조문을 찾지 못했습니다.
- 「85%는 에너지회수를 재활용 방법으로 쳐 준 숫자다」 — 틀립니다. 페트병은 에너지회수가 재활용 방법으로 인정되지 않고, 선별장에서 떨어진 것도 분자에 들어가지 않습니다. 다만 공장에 투입된 뒤 잔재물로 나와 소각된 양이 실적에서 빠지는지는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85%에 태워진 것은 하나도 없다」고도 말할 수 없습니다.
- 「실제 재활용률은 16.4%다」 — 대상이 다릅니다. 16.4%는 생활계 플라스틱 전체의 추계치입니다.
세 편을 마치며
세 편은 각기 다른 질문에서 출발했지만, 같은 자리에 닿았습니다.
1편 — 적어도 선별장 시설 수로 보면, 라벨보다 그 병이 어디로 가느냐가 결과를 더 크게 갈랐습니다. 그런데 그 결과를 해마다 갱신해 재는 집계는 사실상 비어 있었습니다.
2편 — 「재활용이 용이하다」를 재는 잣대의 라벨 요건 가운데 두 가지는 시민의 손을 쟀고, 그 뒤의 결과를 되짚어 재도록 한 의무는 찾지 못했습니다.
3편 — 가장 널리 쓰이는 숫자는 공장의 입구에서 쟀습니다.
세 편 모두에서, 재활용의 출구 — 그 병이 무엇이 되었는가 — 를 해마다 재는 자리는 사실상 비어 있거나, 찾지 못했습니다. 올해 시작된 재생원료 사용 의무는 그 자리의 일부(음료병)를 채울 숫자가 될 수 있습니다. 그 첫 성적표가 나오면, 이 연작의 네 번째 기록으로 이어 쓰겠습니다.
한 줄 덧붙입니다. 이 글은 숫자를 따진 글입니다. 지금 손에 든 병을 어떻게 내놓을지에 대한 1편의 답은 그대로입니다 — 떼는 편이 낫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85%면 유럽보다 재활용을 잘하는 것 아닌가요?
그렇게 비교할 수 없습니다. EU의 대표 수치(플라스틱 포장재 42.1%, 2023년)는 페트병이 아니라 플라스틱 포장재 전체이고, 재는 지점도 더 안쪽입니다. 한국 페트병 숫자를 EU 방식으로 다시 센 공개 자료는 찾지 못했습니다.
라벨을 떼면 이 85%가 올라가나요?
이 숫자는 무게만 셉니다. 라벨을 뗐는지, 그 병이 식품용이 됐는지 섬유가 됐는지는 구분하지 않습니다. 시민이 라벨을 떼는 수고가 이 숫자에 직접 드러나는 구조는 아닙니다. 그 수고의 효과는 1편에서 본 대로 등급에서 나타나는데, 그 등급을 해마다 재는 공식 집계는 찾지 못했습니다.
2024년에 갑자기 85%로 오른 이유는 뭔가요?
공식 설명은 찾지 못했습니다. 이 글을 쓰며 기관에 따로 문의하지는 못했습니다. 앞으로 문의해 답을 받으면 덧붙이겠습니다. 공개 표에서 확인되는 것은 시장에 나온 양은 거의 그대로이고 재활용실적이 약 2만 7천 톤 늘었다는 것까지입니다.
참고로 지침에는 앞선 두 해의 초과 실적을 그해 실적에 포함할 때 낼 서류를 정한 조항(제10조제1항제4호)이 있습니다. 공개 표의 재활용실적이 이런 이월분을 포함한 값인지는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표에서 계산되는 2023년 초과분은 약 800톤(26만 9,681톤 − 26만 8,875톤)이어서, 2023년분만으로는 2만 7천 톤 증가를 설명할 수 없습니다. 2022년 의무량은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면 분리배출은 의미가 없나요?
그렇지 않습니다. 이 숫자가 분리배출이 원료의 질에 미친 효과를 드러내지 못한다는 것과, 분리배출이 효과가 없다는 것은 다른 이야기입니다. 1편에서 본 대로 PET 절취선 라벨처럼 시민이 떼지 않으면 적어도 물로는 걸러지지 않는 라벨이 있습니다.
함께 읽기
출처
1. 한국순환자원유통지원센터, 재활용의무이행 실적 — PET병 (2019~2024년, 2026-09-28 확인)
2. 기후에너지환경부, 「재활용의무이행에 관한 업무처리지침」 (기후에너지환경부예규 제4호, 2025-11-05 시행) — 제3조(제2호·제6호), 제10조, 제59조, 제61조, 제62조
3.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별표 6] 제품·포장재별 재활용의 방법 및 기준 — 제4호 폴리에틸렌테레프탈레이트병 (2024-07 시행판 및 현행 개정 2025-10-01)
4. 한국순환자원유통지원센터, 자주 묻는 질문 — 재활용실적·회수실적·펠렛 인정 여부
5. 환경부 보도설명자료, 「환경부는 생활폐기물 처리 통계를 계속 고도화하고 있음」 (2024-08-10, 정부24 게시 첨부 PDF)
6. 국무조정실, 「생활폐기물 처리실태 분석 및 개선방안」 (2022-01-27)
7. 국가데이터처, 「전국폐기물발생및처리현황」 이용자용 통계정보보고서 (2025-11-10 작성)
8. European Commission, Implementing Decision (EU) 2019/665 — Decision 2005/270/EC(2019/665로 개정) 제2조·제6c조·부속서 II
9. Eurostat, 「Plastic packaging waste: 38% recycled in 2020」 (2022-10-20) · 「Plastic packaging waste in the EU: 35.3 kg per person」 (2025-10-22, 2023년 42.1%)
10. 그린피스 서울사무소, 「플라스틱 대한민국 2.0」 (2023-03-22) — 충남대 연구팀 물질흐름분석, 2021년 데이터
11. 에너지데일리, [「[초점] ‘재활용률 86%의 착시를 넘어’… 국회, ‘진짜 재활용’ 기준 다시 묻다」](https://www.energydail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62927) (2025-12-15)
12. 환경부, 재생원료 사용 의무 확대 브리핑 (2025-02-22) 및 2027년 15% 상향 행정예고 보도(에너지데일리, 2026-09)
13. 뉴시스, 공공선별장 반입량·잔재물 현황 (2024-10-08, 김태선 의원실 제출자료)
14.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용 투명 폐페트병 재활용 물리적 재생원료 생산 현황 (202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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