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양 쓰레기 섬’은 없다 — 거대 쓰레기 지대(GPGP)의 진실

태평양 거대 쓰레기 지대(GPGP)의 진실 — 바닷물 속을 떠도는 비닐봉투와 물고기 떼

사진: Naja Bertolt Jensen / Unsplash

흔히 ‘태평양에 거대한 쓰레기 섬이 떠 있다’고 하지만, 사실이 아닙니다. 태평양 거대 쓰레기 지대(GPGP)는 단단한 섬이 아니라 눈에 잘 보이지 않는 ‘플라스틱 수프’예요. 바다에 들어간 플라스틱 중 표면에 떠 있는 건 약 1%뿐이고, GPGP 속 플라스틱의 대부분은 버려진 어구입니다. 가장 널리 퍼진 오해부터 바로잡습니다.

오해 1 — ‘쓰레기 섬’이 떠 있다?

미국 해양대기청(NOAA)은 ‘지대(patch)’라는 이름 자체가 오해를 부른다고 말합니다. GPGP는 걸어 다닐 수 있는 쓰레기 섬이 아니라, 5mm 미만의 미세플라스틱이 물기둥에 흩어진 ‘플라스틱 수프’예요. NOAA의 비유를 빌리면 ‘수프 그릇에 흩뿌린 후추 알갱이’에 가깝습니다.

위치는 하와이와 캘리포니아 사이 북태평양 아열대 환류, 면적은 약 160만 ㎢로 추정됩니다. 떠 있는 플라스틱은 약 7만 9천 톤, 조각 수로는 약 1.8조 개로 추정돼요. 다만 1.8조는 ‘조각 수’이고, 그중 94%가 미세조각이라 무게로 따지면 8%에 불과합니다.

오해 2 — 떠 있는 게 전부?

아닙니다. 매년 바다로 들어가는 플라스틱 중 수면에서 관측되는 건 약 1%뿐이에요. 나머지는 미세조각으로 부서져 물기둥에 흩어지거나, 해저로 가라앉거나(추정 300만~1,100만 톤), 해안으로 다시 밀려옵니다. 우리가 보는 바다 위 쓰레기는 빙산의 일각인 셈이죠.

떠 있는 건 전 지구 해양 플라스틱의 약 1%뿐 — 나머지는 보이지 않는 곳에 가라앉아 있습니다.

전 지구 해양 플라스틱 중 표면에 떠 있는 비율은 약 1%라는 도넛 차트
바다로 간 플라스틱 중 표면 부유는 약 1%. 자료: NOAA·Lebreton 2018

게다가 GPGP는 정적이지 않습니다. 최근 조사(2015~2022)에서는 0.5~50㎜ 크기의 조각이 약 다섯 배로 늘어난 것으로 추정돼, 큰 물체보다 미세조각이 더 빠르게 쌓이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추정). 예전에 버려진 플라스틱이 지금도 잘게 부서지며 축적되는 셈이죠.

오해 3 — 다 일회용 빨대·비닐 탓?

여기서 가장 헷갈리는 지점이 있습니다. ‘강’과 ‘어업’이라는 두 출처는 모순이 아니라 ‘범위가 다른’ 이야기예요.

전 지구 바다로 들어가는 경로 — 강(육상)

바다로 흘러드는 플라스틱의 주된 경로는 강입니다. 1,000개가 넘는 강이 ‘하천을 통해 배출되는 플라스틱의’ 80%를 차지하죠(전체 해양 플라스틱의 80%라는 뜻은 아닙니다). 소수의 거대한 강이 아니라, 대도시를 흐르는 다수의 작은 도시 하천이 핵심이라는 점이 최근 밝혀졌어요.

GPGP 속 큰 플라스틱 — 대부분 어업

반면 GPGP에 떠 있는 큰 플라스틱은 약 75~86%가 어업에서 나온 그물·로프·부표(버려진 ‘유령어구’)입니다. 무게로도 최소 46%가 어망이에요. 질기고 부력이 있는 어구가 멀리까지 떠가 환류에 쌓이기 때문이죠.

GPGP 부유 대형 플라스틱 중 약 75~86%가 버려진 어구라는 도넛 차트
떠다니는 큰 플라스틱의 약 75~86%가 어구. 자료: Lebreton 2022·2018

세계 곳곳의 플라스틱 — GPGP는 하나일 뿐

  • 5대 환류: 북·남태평양, 북·남대서양, 인도양에 각각 쓰레기가 모이는 환류가 있습니다. GPGP는 그중 부유 플라스틱이 가장 많은 곳일 뿐이에요.
  • 너들 참사(스리랑카, 2021): X-Press Pearl 호 화재·침몰로 플라스틱 펠릿 약 1,680톤이 유출 — 기록상 최대의 플라스틱 펠릿 유출 사고였습니다.
  • 무인도의 역설(헨더슨 섬): 사람이 살지 않는 남태평양 섬에서 약 3,800만 조각이 발견돼 세계 최고 밀도를 기록했어요. 남태평양 환류 가장자리에 있어 먼 곳의 쓰레기가 모이기 때문입니다.
  • 한국: 국가 해안쓰레기 모니터링(2018~2020년 평균)에서 개수 기준 플라스틱이 약 83%, 그중 양식용 스티로폼 부표가 큰 몫을 차지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 태평양 쓰레기 섬을 걸어서 건널 수 있나요?
A. 아닙니다. 단단한 섬이 아니라 미세플라스틱이 물기둥에 흩어진 ‘플라스틱 수프’라 위성이나 맨눈으로는 잘 보이지 않습니다.

Q. 해양 플라스틱은 대부분 빨대·비닐봉투 때문인가요?
A. 전 지구적으로는 강을 통한 육상 유입이 큰 비중이고, GPGP 같은 외해 환류에 떠 있는 큰 플라스틱은 대부분 버려진 어구(그물·로프)입니다. 단일 품목 탓으로 돌리긴 어렵습니다.

Q. 바다에 들어간 플라스틱은 어디로 가나요?
A. 표면에 떠 있는 건 약 1%뿐이고, 나머지는 미세조각으로 부서지거나 해저(추정 300만~1,100만 톤)로 가라앉거나 해안으로 밀려옵니다.

결론 — 보이지 않아서 더 무서운 오염

‘쓰레기 섬’이라는 강렬한 이미지는 틀렸지만, 진실은 더 까다롭습니다. 플라스틱은 눈에 안 보이는 미세조각으로 부서져 바다 전체와 해저, 그리고 생물의 몸속까지 퍼지고 있어요. 문제는 ‘치우는 것’만으로 풀리지 않습니다. 다음 편에서는 그 미세플라스틱이 우리 몸까지 들어온다는 이야기를, ‘검출’과 ‘피해’를 정확히 가르며 살펴봅니다.

▶ 이 글은 해양플라스틱 연재(등대지기)의 1편입니다. 이어지는 편: 2편 「검출과 피해는 다르다」 · 4편 「협약은 왜 막히나」. 시리즈는 등대지기에서 이어집니다.


참고 자료: NOAA(How Big Is the GPGP?) · Lebreton et al. 2018(GPGP, Scientific Reports; 무게 기준 어망 비중) · Lebreton et al. 2022(Scientific Reports; 어업 기인 75~86%) · Egger/Lebreton et al. 2024(미세조각 증가, ERL) · Meijer et al. 2021(1,000+ 강, Science Advances) · Our World in Data · 해양수산부 국가 해안쓰레기 모니터링(2018~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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