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평균기온은 어떻게 만들어지나 — ‘편차’로 짓는 하나의 숫자

사진: asadphoto / Pexels

‘2024년이 역대 가장 더운 해’ 같은 뉴스의 ‘지구 평균기온’은 온도계 숫자를 그냥 평균 낸 값이 아닙니다. 과학자들은 각 지점이 ‘평소보다 몇 도 높은가(편차)’만 골라 격자에 담고, 면적에 맞춰 합산해요. 이 글은 그 ‘하나의 숫자’가 빈 곳·바다·위성을 거쳐 만들어지는 과정을 쉽게 풀어줍니다.

지구 평균기온이 만들어지는 과정
지구 평균기온, ‘하나의 숫자’가 되기까지 · 자료: NASA·UK Met Office·ECMWF 등

왜 ‘절대온도’가 아니라 ‘편차’일까

서울은 덥고 한라산 꼭대기는 춥습니다. 절대온도(28도, 5도)를 그냥 평균 내면 관측소가 어디에 있느냐에 휘둘려요. 그래서 각 지점마다 ‘그곳의 평소(기준기간 평균)보다 몇 도 높/낮은가’만 따집니다. 이게 편차예요. 편차를 쓰면 고도·위치 같은 고정된 버릇이 상쇄되고, 무엇보다 편차는 수백~1,000km 떨어진 곳끼리도 비슷하게 움직여 관측소 없는 빈 곳을 메우기 쉬워집니다.

빈 곳은 어떻게 메우나 — 보간과 극지

지구를 바둑판(격자)으로 나눠 각 칸의 편차를 평균하는데, 관측소가 없는 칸이 문제예요. NASA(GISTEMP)는 약 1,200km 반경의 관측소들로 빈 칸을 추정하고, 영국(HadCRUT5)은 ‘가우시안 과정 회귀’라는 통계 보간으로 채웁니다(‘크리깅’은 사촌 격인 방법으로, 버클리어스·코완&웨이가 씁니다).

★특히 북극이 함정입니다. 북극은 가장 빨리 데우는데 관측은 가장 희박해요. 빈 칸을 그냥 ‘비워두면’ 따뜻한 북극이 평균에서 빠져 온난화가 실제보다 작게 나옵니다. 그래서 통계로 채워 보정하죠.

바다 수온은 어떻게 재나

지구의 70%는 바다라, 바다 수온이 평균을 좌우합니다. 측정 방식은 시대마다 달랐어요 — 양동이로 길어 올리던 시절(증발로 차게 측정), 배의 기관냉각수 흡입구(기관실 열로 따뜻하게), 그리고 오늘날의 표류 부이와 아르고(Argo) 플로트, 위성입니다. 표류 부이는 배보다 수온을 살짝 낮게 재서, 이 역시 상향 보정해 맞춰요. 과거 기록의 이런 ‘버릇’을 보정해야 정확한 추세가 나와요.

전 지구 평균은 보통 ‘육지=공기 2m 기온 + 바다=표층 수온’을 섞어 만듭니다.

위성과 재분석(ERA5) — 흔한 오해 하나

위성 기온은 ‘지표 2m 기온’이 아닙니다. 기상 위성(마이크로파 탐측기)은 지표가 아니라 ‘두꺼운 대기층의 평균온도’를 재요. 그래서 지상 관측 데이터셋과 직접 같은 값이 아니에요. 한편 유럽의 ERA5 ‘재분석’은 관측을 수치예보 모델에 녹여 빈틈없는 전 지구 격자를 만듭니다 — 방법이 전혀 다른데도 지상 데이터셋과 잘 일치해 서로의 교차검증이 됩니다.

서로 다른 길, 같은 답

NASA·NOAA·영국·일본·버클리어스·ERA5 등 여러 기관이 공백 처리도, 바다 보정도, 방법도 제각각인데 결과가 거의 일치합니다. 예컨대 관측 사상 가장 더웠던 해로 꼽히는 2024년에 대해, 여러 기관이 산업화 이전 대비 약 1.5도 이상(코페르니쿠스 1.60도, WMO 약 1.55도)이라는 비슷한 값을 내놨죠. 다만 어느 한 해가 1.5도를 넘었다고 곧바로 파리협정 목표를 어긴 건 아니에요 — 그 기준은 20년 이상의 평균이니까요. 한 기관의 자의가 아니라 독립적인 방법들이 같은 답에 수렴한다는 점이 온난화 신호의 신뢰를 떠받칩니다.

지구 평균기온은 ‘한 온도계의 숫자’가 아니라, 수만 지점이 ‘나는 평소보다 이만큼 덥다’고 보고한 걸 면적에 맞춰 합산한 성적표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 왜 절대온도가 아니라 편차를 쓰나요?

A. 절대온도는 관측소 고도·위치에 휘둘립니다. 편차는 그런 버릇이 상쇄되고, 수백 km까지 비슷하게 움직여 빈 곳을 메우기 쉽기 때문입니다.

Q. 위성이 지표 온도를 직접 재는 것 아닌가요?

A. 아닙니다. 기상 위성은 ‘대기층의 평균온도’를 재며, 지표 2m 기온과는 다른 값입니다. 둘을 직접 같다고 보면 안 됩니다.

Q. 기관마다 숫자가 조금씩 다른데 믿을 수 있나요?

A. 연도별 소수점·순위는 조금씩 다르지만 장기 추세는 거의 같습니다. 방법이 다른 기관들이 같은 답에 수렴한다는 점이 오히려 신뢰의 근거입니다.

결론 — 숫자 하나에 담긴 거대한 협업

‘지구 평균기온’이라는 한 줄 뒤에는 격자·편차·바다 보정·위성·재분석이라는 거대한 측정 체계가 있습니다. 그 숫자를 만드는 ‘온도’ 자체는 또 무엇일까요? 다음 편에서 ‘온도란 무엇인가’부터 짚어봅니다.

참고 자료

· NASA GISS — GISTEMP

· Morice et al. 2021 — HadCRUT5

· ECMWF — ERA5 재분석

· Copernicus — Global Climate Highlights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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