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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존층의 부활」 시리즈 · EP3 — 하늘의 구멍은 메워지고 있는가, 그리고 남은 숙제

오존층은 정말 회복되고 있을까? 그렇다. NOAA와 NASA는 2025년 남극 오존홀을 1992년 이래 5번째로 작은 규모로 평가했고, 2025년 연구는 이 회복이 몬트리올 의정서에 따른 결과임을 통계적으로 확인했다. 다만 완전한 회복은 남극 기준 2066년경으로 전망된다.

요즘 날씨 앱을 열면 기온과 미세먼지 옆에 자외선지수가 함께 뜬다. 무심코 넘기는 그 한 칸의 숫자가 수십 년 전 인류가 내린 결정과 이어져 있다면 어떨까. 이 시리즈의 1편에서 하늘의 구멍을 발견한 이야기를, 2편에서 모든 나라가 서명한 조약 이야기를 보았다. 이제 마지막 질문이 남았다. 그 약속은 정말 하늘을 바꾸었을까. 이번 편은 데이터로 그 답을 따라간다.

치유의 신호들

회복의 징후를 처음 확인한 것은 2016년이다. 수전 솔로몬 등 연구진은 사이언스(Science)에 발표한 논문에서, 2000년 이후 9월 남극 오존의 '치유(healing)' 징후 — 오존 총량 증가, 수직 분포 변화, 오존홀 면적 감소 — 를 보고했다.[1] 그러나 한 가지 의문이 남아 있었다. 그게 정말 인류의 노력 덕분인가, 아니면 그저 운 좋은 날씨였나.

2025년, 그 의문에 더 강한 답이 더해졌다. MIT 등 연구진이 네이처(Nature)에 발표한 연구는, 기후의 자연적 변동과 인위적 회복 신호를 분리해 내는 '지문(fingerprint) 검출' 기법으로 남극 오존의 회복이 몬트리올 의정서에 따른 오존파괴물질 감축의 결과임을 높은 통계적 신뢰도로 확인했다.[2] 회복이 우연한 날씨가 아니라 인류의 '행동'의 결과라는 사실을, 통계가 가려낸 것이다.

관측 수치도 같은 방향을 가리킨다. NOAA와 NASA는 2025년 남극 오존홀을 의정서 효력이 본격화된 1992년 이래 5번째로 작은 규모로 평가했다.[3][4] 시즌(9월 7일~10월 13일) 평균 면적은 약 1,871만 km²로, 시즌 평균 기준 역대 최대였던 2006년의 2,660만 km²보다 약 30% 작았다. NOAA에 따르면 남극 성층권의 오존파괴물질 농도는 2000년경 정점을 찍은 뒤 감소해 왔으며, 그 감소 폭은 '오존홀 출현 이전 수준'과 견주어 약 3분의 1에 해당한다. 2025년의 구멍은 최근 10년 평균보다 약 3주 일찍 닫히는 중이었다. NASA의 폴 뉴먼 박사는 25년 전만큼의 염소가 성층권에 남아 있었다면 올해의 구멍은 약 259만 km² 이상 더 컸을 것이라고 설명했다.[3]

다만 연도별 크기는 그해의 기온과 기상, 극소용돌이(남극 상공을 도는 저기압성 강풍대)의 세기에 따라 출렁인다. NOAA는 2025년의 작은 구멍에도 8월의 약한 극소용돌이가 한몫했다고 설명한다.[3] 회복은 한 해의 숫자가 아니라 수십 년의 추세로 읽어야 하는 이유다.

2066년의 남극 하늘 — 회복 전망

오존층 회복 여정

그렇다면 언제쯤 원래대로 돌아올까. WMO/UNEP의 2022년 과학평가 기준, 현재의 정책이 유지된다면 오존층은 오존홀 출현 이전인 1980년 수준으로 회복될 전망이다.[5] 시점은 지역마다 다르다. 전 세계 대부분 지역은 2040년경, 북극은 2045년경, 가장 깊이 패인 남극은 2066년경이다. NOAA도 2025년 보도자료에서 남극 오존홀의 소멸 시점을 '2060년대 후반경'으로 표현했다.[3]

1987년에 서명한 약속의 결실이 2066년에야 완성된다는 계산이다. 약 80년에 걸친 회복 — 대기에 한번 쌓인 물질이 빠져나가는 데 그만큼의 시간이 걸린다. 오늘 멈추더라도 하늘이 그것을 인정해 주기까지는 한 사람의 평생에 가까운 시간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이 시차야말로 모든 대기 문제가 우리에게 가르치는 가장 냉정한 교훈이다.

우리가 피한 미래 — 'World Avoided'

피한 미래 시나리오

회복 속도가 더디게 느껴진다면 비교해 볼 또 하나의 세계가 있다. NASA 고더드의 폴 뉴먼 팀은 2009년, CFC가 규제되지 않았다면 어땠을지를 가정한 가상의 지구('World Avoided', 피한 세계)를 시뮬레이션해 학술지 ACP에 발표했다.[6] 그 세계의 2020년에는 전 지구 오존의 17%가 파괴되고, 남극뿐 아니라 북극에도 매년 오존홀이 생긴다. 2040년에는 220DU 미만의 '오존홀' 상태가 전 지구로 번진다.

같은 2040년경 중위도의 여름 한낮 자외선지수는 15에 다가서고, 2065년에는 30을 넘어선다 — 햇볕에 피부가 상하기 시작하는 시간이 급격히 줄어드는 수준이다. 그 2065년, 전 지구 오존은 1980년 대비 67% 줄어(110DU 수준) 지표 자외선은 2배 이상으로 강해진다.[6] 오늘 날씨 앱의 자외선지수가 그런 숫자가 아니라는 것 — 시뮬레이션의 언어로 말하면, 그것은 1987년의 서명 덕분이다. 일어나지 않은 재앙은 뉴스가 되지 않지만, 이 '피한 미래'야말로 한 국제 합의가 거둔 가장 큰 성과다.

감시망이 잡아낸 균열 — CFC-11 사건

그러나 이 이야기에는 균열도 정직하게 기록되어 있다. 2018년, NOAA의 스티븐 몬츠카 등은 네이처 논문에서 대기 중 CFC-11 농도의 감소 속도가 2013년 이후 예상 밖으로 둔화됐으며, 미신고 신규 생산에 따른 배출 증가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했다.[7] 전면 금지된 물질이 어디선가 다시 만들어지고 있다는 신호였다. 2019년 리그비 등은 한국 제주 고산 관측소와 일본 하테루마 관측소의 대기 관측 자료를 토대로, 중국 동부에서 CFC-11 배출이 늘었음을 네이처에 보고했다.[8]

이야기의 반전은 그다음이다. 2021년 발표된 연구들에 따르면 전 지구 CFC-11 배출은 2018~2019년 사이 연 18±6Gg(26±9%) 감소해 2008~2012년 평균 수준으로 되돌아갔고, 같은 시기 중국 동부의 배출 감소가 전 지구 감소의 약 60±30%를 설명했다.[9] 균열은 발견됐고, 다시 메워진 것이다.

이 사건은 두 가지 사실을 동시에 보여준다. 하나, 의정서는 각국의 자발적 신고에 기대므로 위반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 둘, 그럼에도 NOAA·AGAGE 같은 독립적 대기 감시망이 그 위반을 수년 안에 잡아냈고 국제적 압력 속에 배출이 다시 줄었다는 것. 약속은 깨질 수 있지만, 그 약속이 지켜지는지를 '재는 눈'이 있는 한 균열은 사고가 아니라 고칠 수 있는 결함이 된다.

아직 닫히지 않은 물음들

과학계 안의 견해차도 정직하게 남겨 둬야 한다. 케세니치 등은 2023년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 논문에서, 2004년 이후 남극 봄 중반(10월) 오존홀 핵심부의 오존이 26% 감소했으며 2020~2022년의 크고 오래가는 오존홀은 CFC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10] 이에 대해 다른 연구자들은 분석 기간이 짧고 이례적인 해의 처리가 적절치 않다는 점을 들어 '회복이 시기상조라는 결론은 성급하다'고 반박했고, 2024년 ACP의 종설 논문도 성층권 오존이 회복 중이라는 큰 그림을 유지한다.[11][12] 또 볼 등의 2018년 ACP 논문은 상부 성층권과 달리 하부 성층권의 오존이 계속 줄어 전체 회복을 상쇄하고 있으며 원인이 불명확하다고 보고했는데, 후속 연구는 이 추세가 최근의 큰 자연 변동성에 민감하다는 분석을 내놓았다.[13][14]

정리하면 이렇다. 주류 평가는 분명히 회복 추세를 지지한다. 다만 추세의 세부에는 여전히 열린 질문이 남아 있다. 좋은 소식을 과장하지도, 남은 물음을 덮지도 않는 것 — 회복이라는 단어를 함부로 '완료'로 바꾸지 않는 신중함이, 지금 이 분야가 지키고 있는 미덕이다.

측정이 만든 희망

이 시리즈 전체에서 한 단어에 자꾸 눈이 멈춘다. '측정'이다. 1985년 남극 핼리 기지의 관측이 구멍을 처음 드러냈고, 2025년의 '지문 검출'이 회복을 통계로 입증했으며, CFC-11의 은밀한 위반을 잡아낸 것도 결국 대기를 쉼 없이 재던 관측망이었다. 그 관측망의 한 축에 한국 제주 고산 관측소가 있었다.

우리가 갯벌 시리즈에서 '재지 않으면 지킬 수 없다'고 말했던 것처럼, 오존층의 80년 역사는 그 명제를 지구적 규모로 증명한다. 보이지 않는 기체와 보이지 않는 막 사이의 인과를, 결국 사람을 움직이게 만든 것은 분노가 아니라 정확한 숫자였다. 측정은 감시이자, 동시에 희망의 근거다. 잴 수 있다면, 고칠 수 있다.

한 장의 성공 사례가 말하는 것

오존층의 기록을 한 줄로 요약하면 이렇다. 경고(1974)에서 발견(1985)까지 11년, 발견에서 합의(1987)까지 2년, 합의에서 통계적으로 확인된 회복(2025)까지 38년, 그리고 완전한 회복 전망은 2066년경(WMO/UNEP 2022년 평가 기준). 이 시리즈의 2편에서 보았듯 이 조약은 키갈리 개정(2016)을 통해 이미 기후의 영역으로 발을 넓혔고, WMO/UNEP 2022년 평가는 그 준수 시 2100년까지 0.3~0.5℃의 온난화를 피할 것으로 본다.

"하늘은 저절로 낫지 않았다. 우리가 멈췄기 때문에, 낫고 있다."

지금 인류 앞에는 더 크고 더 복잡한 대기의 문제가 놓여 있다. 오존층의 약 80년짜리 회복 일지는 그 문제를 푸는 데 어떤 참고가 될 수 있을까. 두려움을 정확히 알아야 희망도 정확해진다 — 오존층은 그 명제가 실제로 통한다는 것을, 한 세대에 걸쳐 보여준 드문 성공 사례다.

자주 묻는 질문 (FAQ)

오존층이 회복되고 있다는 증거는 무엇인가요?

2016년 연구가 남극 오존의 치유 징후를 처음 보고했고, 2025년 연구는 ‘지문 검출’ 기법으로 회복이 몬트리올 의정서에 따른 결과임을 높은 신뢰도로 확인했습니다. 2025년 오존홀은 1992년 이래 5번째로 작았습니다.

오존층은 언제쯤 완전히 회복되나요?

WMO/UNEP의 2022년 평가 기준, 현재 정책이 유지되면 전 세계 대부분은 2040년경, 북극은 2045년경, 남극은 2066년경 1980년 수준으로 회복될 전망입니다. 대기에 쌓인 물질이 빠져나가는 데 그만큼 시간이 걸립니다.

규제를 하지 않았다면 어떻게 됐을까요?

NASA 연구진의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CFC가 규제되지 않은 가상의 세계에서는 2020년 전 지구 오존의 17%가 파괴되고, 2065년에는 전 지구 오존이 1980년 대비 67% 줄어 지표 자외선이 2배 이상 강해집니다.

CFC-11 사건은 어떻게 마무리됐나요?

2018년 대기 중 CFC-11 감소가 둔화돼 미신고 신규 생산 가능성이 보고됐고, 한국 제주 고산 관측소 등의 자료로 중국 동부 배출 증가가 확인됐습니다. 이후 배출은 2008~2012년 평균 수준으로 다시 줄어 균열이 메워졌습니다.

출처

[1] Solomon, S. et al., "Emergence of healing in the Antarctic ozone layer", Science 353 (2016) https://www.science.org/doi/10.1126/science.aae0061

[2] Nature, "Fingerprinting the recovery of Antarctic ozone" (2025) / MIT News 2025-03-05 https://www.nature.com/articles/s41586-025-08640-9

[3] NOAA, "NOAA, NASA: 2025 ozone hole is 5th smallest since 1992", 2025-11-24 — 면적·ODS 1/3·3주·뉴먼·극소용돌이·2060년대 후반 https://www.noaa.gov/news-release/noaa-nasa-2025-ozone-hole-is-5th-smallest-since-1992

[4] NASA, "NASA, NOAA Rank 2025 Ozone Hole as 5th Smallest Since 1992" (2025) https://science.nasa.gov/earth/nasa-noaa-rank-2025-ozone-hole-as-5th-smallest-since-1992/

[5] WMO/UNEP, "Scientific Assessment of Ozone Depletion: 2022", Executive Summary — 회복 전망(전세계 2040·북극 2045·남극 2066) https://csl.noaa.gov/assessments/ozone/2022/executivesummary/

[6] Newman, P. A. et al., "What would have happened to the ozone layer if CFCs had not been regulated?", ACP 9, 2113–2128 (2009) — World Avoided https://acp.copernicus.org/articles/9/2113/2009/acp-9-2113-2009.pdf

[7] Montzka, S. A. et al., "An unexpected and persistent increase in global emissions of ozone-depleting CFC-11", Nature 557, 413–417 (2018) https://www.nature.com/articles/s41586-018-0106-2

[8] Rigby, M. et al., "Increase in CFC-11 emissions from eastern China based on atmospheric observations", Nature 569, 546–550 (2019) — 제주 고산·하테루마 관측 https://www.nature.com/articles/s41586-019-1193-4

[9] Montzka, S. A. et al., Nature 590 (2021) / Park, S. et al., Nature 590 (2021) — CFC-11 배출 감소·정상화 https://www.nature.com/articles/s41586-021-03260-5

[10] Kessenich, H. E. et al., Nature Communications (2023) / 보도: Phys.org 2023-11 — 오존홀 핵심부 심화 주장 https://phys.org/news/2023-11-antarctic-ozone-hole-deeper-mid-spring.html

[11] CNN, "Scientists said the ozone hole was recovering. That good news was premature, one study claims", 2023-11-21 https://www.cnn.com/2023/11/21/climate/ozone-hole-recovery/index.html

[12] ACP, "Opinion: Stratospheric ozone — depletion, recovery and new challenges" (2024) https://acp.copernicus.org/articles/24/2783/2024/

[13] Ball, W. T. et al., "Evidence for a continuous decline in lower stratospheric ozone…", ACP 18, 1379–1394 (2018) https://acp.copernicus.org/articles/18/1379/2018/

[14] Ball, W. T., Alsing, J., Staehelin, J., Davis, S. M., Froidevaux, L. & Peter, T., ACP 19, 12731–12748 (2019) — 추세의 변동성 민감도 https://acp.copernicus.org/articles/19/12731/2019/

표지 사진: Ahmer Kalam /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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