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NOAA / Unsplash · 배 갑판에서 관측 장비를 바다로 내리는 모습입니다. 바닷물을 떠 올려야 염분을 잴 수 있던 시절의 사진입니다.
바닷물의 염분을 적을 때는 「31.3」이라고 씁니다. 「31.3 psu」가 아닙니다. 국제 표준 염분에는 단위가 없기 때문입니다. 1978년에 재는 방법이 화학 적정에서 전기전도도로 바뀌면서, 잰 것이 무게가 아니라 비율이 되었습니다. 100년 사이에 염분의 정의는 세 번 바뀌었고, 그때마다 이유는 하나였습니다. 재는 방법이 먼저 바뀌었습니다.
먼저, 지금 쓰는 숫자부터
저희 지구 관측소는 국립해양조사원 조위관측소 34곳에서 30분마다 염분을 받습니다. 오늘 값은 이렇습니다.
| 낮은 쪽 | 높은 쪽 |
|---|---|
| 서거차도 24.7 · 대산 26.6 · 인천 28.4 | 마산 33.0 · 울릉도 32.9 · 고흥발포 32.9 |
이 숫자를 어떻게 읽어야 할까요. 가장 쉬운 방법은 이렇게 옮겨 보는 것입니다.
염분 31.3 ≈ 바닷물 1kg에 소금이 약 31g
「약」을 붙인 이유는 뒤에서 설명하겠습니다. 이 어림이 편하기는 한데, 엄밀히는 맞지 않습니다.
어떻게 여기까지 왔나 — 네 번의 갈아타기

1884 · 「하나만 재면 된다」를 알아낸 시절
영국 군함 챌린저호가 1873년부터 1876년까지 세계의 바다를 돌며 물을 떠 왔습니다. 화학자 윌리엄 디트마가 그중 77개 시료를 분석하고 1884년에 보고했습니다.
결론은 이랬습니다. 바닷물에 녹은 소금의 총량은 곳마다 다르지만, 성분끼리의 비율은 어디서나 거의 같다. 나트륨과 염소와 마그네슘이 섞인 비율이 태평양이든 대서양이든 같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모든 것의 출발점입니다. 비율이 일정하다면 한 가지만 정확히 재도 전체를 알 수 있습니다. 그 한 가지로 고른 것이 염소였습니다. 질산은을 떨어뜨려 적정하면 정확하게 잴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1901 · 시료 아홉 개로 만든 세계 표준
덴마크의 마르틴 크누센이 염소량에서 염분을 구하는 공식을 만들었습니다.
염분(‰) = 0.030 + 1.805 × 염소량(‰)
Knudsen, 1901
단위는 ‰(천분율)이었습니다. 뜻이 분명했습니다. 바닷물 1kg에 소금 몇 g.
그런데 이 공식의 근거가 된 시료는 아홉 개였습니다. 발트해, 대서양, 북해, 홍해에서 뜬 물 아홉 병으로 만든 식이 그 뒤 수십 년 동안 세계 표준이었습니다.
앞의 0.030이 눈에 걸립니다. 염소가 하나도 없는 순수한 민물을 넣으면 염분이 0.030으로 나옵니다. 강물이 많이 섞인 발트해를 맞추려고 넣은 보정값인데, 민물에서 0이 아니게 되는 이상함이 남았습니다. 이 항은 1969년에 없어집니다.
1978 · 단위가 사라진 해

1960년대에 정밀한 전기전도도 측정기가 나왔습니다. 배 위에서 화학 적정을 하는 것은 느리고 번거로웠는데, 짤수록 전기가 잘 통한다는 성질을 쓰면 훨씬 빠르게 잴 수 있었습니다. 지금 바다에 내리는 CTD라는 장비가 그것입니다.
1978년, 국제기구가 실용염분척도(PSS-78)를 정했습니다.
15℃에서 표준해수와 전기전도도 비율이 같은 물은 염분이 같다.
여기서 단위가 사라졌습니다. 잰 것이 무게가 아니라 기준 물과의 비율이기 때문입니다. 비율에는 단위가 없습니다.
그래서 편의상 「psu」(practical salinity unit)를 붙여 쓰기는 하지만, 국제 규약상 그것은 단위가 아닙니다. 그냥 숫자입니다.
2010 · 다시 무게로
전기전도도만으로는 잡히지 않는 것이 있었습니다. 깊은 바다에서는 성분비가 조금씩 달라집니다. 조개껍데기의 탄산칼슘과 규조류의 규산이 깊은 곳에서 녹아 들어가기 때문입니다.
성분이 달라지면 전기전도도는 같아도 실제 무게가 다릅니다. 그러면 밀도 계산이 틀어지고, 밀도가 틀리면 해류 계산이 틀립니다.
그래서 2010년 국제 표준(TEOS-10)은 절대염분을 도입했습니다. 단위는 다시 g/kg입니다.

| 잣대 | 값 |
|---|---|
| 염소량 (화학 적정) | 19.37‰ |
| Knudsen 염분 (1901~) | 35.00‰ |
| 실용염분 (1978~) | 35.0 (단위 없음) |
| 절대염분 (2010~) | 35.2 g/kg |
세계의 모든 염분 값은 한 병에 매여 있다
여기서 이상한 점이 하나 보입니다. 「표준해수와의 비율」로 잰다면, 그 표준해수는 누가 만드나요.
답은 영국의 한 회사입니다. Ocean Scientific International(OSIL)이 만드는 IAPSO 표준해수를 전 세계 연구소가 사서 씁니다. 유리 앰플에 담긴 이 바닷물로 측정기를 맞춘 다음에야 값을 잽니다. 유효기한은 보정일로부터 36개월입니다.
다시 말해 한국의 관측소가 재는 염분도, 남극 연구선이 재는 염분도, 결국 같은 기준 물에 맞춰져 있습니다. OSIL은 자사 자료에서 이를 「모든 주요 해양 기구가 승인한 유일한 염분 표준」이라고 밝힙니다.
숫자 하나를 세계가 함께 쓰려면 이렇게 어딘가에 기준이 물리적으로 존재해야 합니다. 미터원기가 그랬고, 킬로그램원기가 그랬습니다. 염분에서는 그것이 바닷물 한 병입니다.
왜 굳이 재나 — 세 가지
① 바다가 어떻게 도는지 알려면
짠 물은 무겁고, 찬 물도 무겁습니다. 무거워진 물이 가라앉으면서 지구를 도는 큰 흐름이 생깁니다. 염분을 모르면 해류를 계산할 수 없습니다. 2010년에 절대염분을 도입한 이유도 결국 이것이었습니다.
② 양식장이 걸려 있어서
여름에 중국 양쯔강에 큰비가 오면 민물 덩어리가 제주 쪽으로 떠내려옵니다. 저염분수라고 부릅니다.
| 제주 앞바다 평년 염분 | 30~31 |
| 저염분수로 보는 값 | 26 이하 |
| 2016년 | 소라·전복·홍해삼 다량 폐사 |
| 1996년 | 피해액 약 60억원 |
전복과 소라는 몸속 염분을 스스로 조절하지 못합니다. 바닷물이 갑자기 싱거워지면 견디지 못합니다.
③ 바다가 지구의 우량계이기 때문에
이게 가장 큰 이야기입니다. 비가 많이 오는 곳의 바다는 싱거워지고, 증발이 많은 곳의 바다는 짜집니다. 그래서 염분 지도를 보면 지구의 물이 어떻게 도는지가 보입니다.
2012년 미국 로렌스리버모어국립연구소 연구진이 사이언스에 낸 결과가 그것을 보여줍니다.
1950년부터 2000년 사이 지구의 물순환이 4% 강해졌습니다. 당시 기후 모델이 예측한 값(약 2%)의 두 배였습니다. 그리고 그 변화는 「건조한 곳은 더 건조해지고, 비 많은 곳은 더 습해지는」 모습이었습니다. 연구진은 지표 기온이 1도 오를 때마다 물순환이 약 8%씩 강해진다고 보았습니다.
Durack, Wijffels & Matear, Science 336 (2012)
아무도 지구 전체의 비를 다 잴 수는 없습니다. 그런데 바다는 그 비를 받아 기록해 두고 있었습니다. 염분을 재는 일이 곧 강수를 재는 일이 됩니다.
우리 바다는 어떤가

저희가 30분마다 받는 값을 늘어놓으면 한국 바다의 생김새가 그대로 보입니다.
| 곳 | 염분 | |
|---|---|---|
| 서거차도 | 24.7 | 진도 서남 |
| 대산 | 26.6 | 서해 하구 |
| 인천 | 28.4 | 서해 하구 |
| 옹진소청초 | 31.5 | 서해 먼바다 |
| 마산 | 33.0 | 남해 |
같은 서해인데 인천은 28.4, 먼바다 옹진소청초는 31.5입니다. 한강과 임진강과 예성강이 쏟아 낸 민물이 어디까지 퍼지는지가 숫자로 드러납니다. 지도를 그리지 않아도 보입니다.
한 가지는 조심해서 읽어야 합니다. 서거차도의 24.7은 저염분수 기준인 26보다 낮지만, 어제도 25.2였습니다. 그 자리가 원래 담수 영향을 받는 곳일 가능성이 큽니다. 낮다고 다 재해는 아닙니다.
오히려 눈여겨볼 것은 여수가 하루 사이 31.3에서 28.8로 2.5 떨어진 것입니다. 비가 왔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직접 겪은 일
이 글을 쓰게 된 계기가 있습니다. 화면에 염분을 넣으면서 「그래서 이 숫자의 단위가 무엇인가」를 확인하려 했습니다.
찾지 못했습니다.
공공데이터포털의 자료 설명, 국립해양조사원 바다누리, 저희가 정리해 둔 API 명세를 다 뒤졌지만 염분 항목의 단위를 밝힌 곳이 없었습니다. 항목 이름만 있고 단위가 없습니다.
실용염분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기상청 용어집이 psu를 주로 쓰고, 저희가 받는 값의 범위도 실용염분과 맞습니다. 그래도 확인되지 않은 것을 적을 수는 없어서, 화면에는 「국립해양조사원이 제공하는 염분 값」이라고만 적어 두었습니다. 조사원에 문의해 확인되면 그때 밝히겠습니다.
그런데 이 일이 이 글의 논지를 그대로 보여줍니다.
1978년에 단위가 사라진 탓에, 자료를 만드는 정부 기관조차 단위를 적지 않게 되었습니다. 「단위가 없어졌다」는 것은 옛날 학술 이야기가 아니라, 지금 자료를 받아 쓰는 사람이 겪는 일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염분 단위는 psu가 맞나요, 아닌가요?
널리 쓰이지만 엄밀히는 단위가 아닙니다. 1978년 실용염분척도는 표준해수와의 전기전도도 비율로 정의되어 무차원입니다. 국제 규약을 따른다면 「31.3 psu」가 아니라 그냥 「31.3」입니다. 다만 psu 표기가 널리 통용되므로 틀렸다고 말하기보다 「관용 표기」로 보는 편이 정확합니다.
실용염분과 절대염분은 얼마나 다른가요?
같은 바닷물이 실용염분 35.0일 때 절대염분은 약 35.2 g/kg입니다. 일상적으로는 무시해도 되는 차이지만, 밀도와 해류를 계산할 때는 이 차이가 쌓입니다. 그래서 2010년에 국제 표준이 바뀌었습니다.
「1kg에 소금 몇 g」이라고 읽어도 되나요?
대략은 맞습니다. 다만 실용염분은 무게비가 아니라 전도도 비율이라 정확한 환산은 아닙니다. 그래서 저희는 화면에 「약」을 붙여 적습니다.
바닷물의 염분은 왜 곳마다 다른가요?
민물이 얼마나 섞였고, 얼마나 증발했는지에 따라 달라집니다. 강 하구는 낮고, 먼바다는 높습니다. 비가 오면 내려가고, 뜨거운 날이 이어지면 올라갑니다.
저염분수는 얼마나 위험한가요?
제주 해역에서 26 아래로 내려가면 전복·소라 같은 조개류에 위험합니다. 1996년에는 약 60억원, 2016년에도 큰 피해가 있었습니다. 다만 하구처럼 원래 염분이 낮은 곳까지 같은 잣대로 보면 안 됩니다.
정리하면
염분의 정의는 더 정확해져서 바뀐 것이 아니라, 재는 방법이 바뀌어서 바뀌었습니다. 화학 적정에서 전기전도도로, 다시 열역학으로. 도구가 바뀌면 숫자의 뜻도 바뀝니다.
이건 염분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온도가 그랬고, 길이와 무게가 그랬습니다. 우리가 당연하게 쓰는 숫자에는 그것을 어떻게 쟀는지가 새겨져 있습니다. 그 내력을 모르면 숫자를 잘못 읽게 됩니다.
GaiaBeacon은 우리 바다의 염분을 30분마다 받아 공개하고 있습니다. 그 숫자가 어떤 잣대로 잰 것인지까지 같이 밝히는 것이 저희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온도라는 숫자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다룬 온도란 무엇인가 — 켈빈, 그리고 온도계의 역사, 그리고 누가 그 값을 재고 있는지 짚은 누가 지구 기온을 재는가도 함께 보시면 좋겠습니다.
출처
- Millero, 「History of the Equation of State of Seawater」, Oceanography 23(3) — TEOS-10 공식 게재 자료. Knudsen 1901 공식, 1969년 개정, PSS-78 정의, TEOS-10 수식
- TEOS-10, 국제 해수 열역학 방정식 (2010)
- Dittmar, 「Report on researches into the composition of ocean water collected by H.M.S. Challenger」(1884)
- OSIL, 「IAPSO Standard Seawater Information Sheet」(2018)
- Durack, Wijffels & Matear, Science 336 (2012) — 물순환 강화. 로렌스리버모어국립연구소 발표
- 아시아경제 2024-07-28 — 저염분수와 제주 해역 피해
- 기상청 기후변화감시용어집 「해양 염분」
- GaiaBeacon 지구 관측소 실측값 (2026-08-14, 국립해양조사원 조위관측소 34곳, 공공누리 제1유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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