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Matthew Henry / Unsplash
최대 소비전력을 모두 곱한 숫자는 상한일 뿐이다 — 가장 추운 날 얼마가 얹히는지는 정부 계획표에서 찾지 못했다
GaiaBeacon 「히트펌프, 다섯 개의 질문」 · 5편
히트펌프 전력수요, 350만 대가 한겨울에 켜지면 전력망은 괜찮을까? 52.5GW라는 숫자는 한 대의 최대 소비전력에 대수를 곱한 상한이다. 온화한 영국 겨울의 실측값을 넣으면 그 약 6분의 1~9분의 1이지만, 가장 추운 날에는 커질 수 있다. 히트펌프가 한국의 겨울 피크를 얼마나 올리는지 정부가 계산해 공개한 숫자는 찾지 못했다.
4편 끝에서 질문을 집 밖으로 넓히겠다고 했다. 정부는 2035년까지 히트펌프를 누적 350만 대 보급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2025년 12월 브리핑에서 담당 과장은 단독주택 가운데 화석연료 보일러를 쓰는 약 252만 호를 최대한 히트펌프로 바꾸고, 공공·사회복지·상업 건물로 넓히면 350만 대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1].
이 목표가 나오자 걱정도 함께 나왔다. 한 환경 매체는 350만 대가 동시에 돌면 최대 52.5GW의 전력수요가 더해진다고 계산했다[2]. 2026년 1월에는 공기열 히트펌프를 재생에너지로 지정하는 데 반대한 설비·보일러 업계 집회가 정부세종청사 앞에서 열렸다. 이 자리에서 대한설비융합협회 이성희 부회장은 동절기 피크전력이 급증하면 전력망 증설과 전기요금 인상 같은 사회적 비용이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3]. 같은 반대 측은 2026년 3월, 한국의 겨울이 유럽보다 추워 효율이 떨어지고 도심 전력수요가 늘 수 있으니 분석이 필요하다고도 주장했다[4]. 정부는 앞서 2025년 12월 브리핑에서 태양광을 설치한 가구 위주로 보급해 상계되므로 전력 부담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1].
반론도 바로 떠오른다. 한국의 연중 최대전력은 요즘 주로 여름에 난다. 최근 8년(2016~2023년) 가운데 5번이 여름이었다[5]. 올해 난방 전기화 사업의 주택용 보급 물량은 2,580가구로[6], 350만 대의 0.1%에도 못 미친다(AI 계산). 그래도 따져 볼 이유가 있다. 전력거래소 집계로 겨울 최대전력 기록은 여름 기록보다 약 2.6GW 낮을 뿐이다(AI 계산)[7][8]. 겨울에 몇 GW가 더 얹히면 연중 최대전력이 겨울에 날 수도 있다(GaiaBeacon 해석).
이 글은 52.5GW가 어떻게 나왔는지, 실제로 재 본 나라들은 얼마를 얻었는지, 한국의 전력 계획표에는 무엇이 적혀 있는지를 따라가 본다.
이 글의 차례
52.5GW는 어떻게 나온 숫자인가
52.5GW는 2025년 12월 한 환경 매체 보도에 나온 숫자다. 기사는 심야전기보일러를 대신하는 히트펌프의 최대 소비전력이 정격 난방능력에 따라 5~15kW라고 보고, 350만 대가 동시에 가동되면 17.5~52.5GW가 추가된다고 썼다[2]. 350만 × 15kW = 52.5GW, 350만 × 5kW = 17.5GW다(AI 계산으로 확인).
이 곱셈에는 두 가지가 빠져 있다.
1. 모든 집이 같은 순간에 최대로 돌지 않는다. 아파트에 엘리베이터가 100대 있어도 100대가 동시에 가장 무거운 짐을 싣고 움직이지는 않는다. 전력 분야에서는 여러 집을 묶었을 때 한 집당 실제로 겹치는 최대수요를 「분산 후 최대수요(ADMD)」라고 부른다.
2. 기계는 대부분 최대 출력보다 낮게 돈다. 자동차 계기판의 최고속도가 240km/h라고 늘 240km/h로 달리지는 않는 것과 같다.
350만 대에는 공공·상업 건물용도 섞여 있어[1], 용도에 따라 기계 크기와 쓰는 시간도 다르다. 그래서 52.5GW는 모든 기계가 한꺼번에 최대로 도는 경우를 곱한 상한이다. 보도도 동시에 가동될 경우를 전제로 했다[2]. 그럼 실제로는 얼마일까.
실제로 재 본 영국에서는 1대당 1.6~2.7kW였다
영국은 히트펌프를 단 집들의 전기 사용을 재서, 여러 집을 묶었을 때 한 대가 최대수요에 얹는 전력을 계산했다.
| 연구 | 대상 | 히트펌프 1대당 분산 후 최대수요 |
|---|---|---|
| 영국 RHPP 계측 분석(Love 외, 2017) | 696곳 | 1.7kW[9] |
| 영국 「Neighbourhood Green」 분석(2024, 배전회사 UK Power Networks 의뢰) | 정부 실증(전체 738가구 이상) 가운데 공기열 274가구, 50가구씩 무작위로 묶어 계산 | 방 1~2개 집 1.62kW · 방 3개 2.12kW · 방 4개 이상 2.68kW[10] |
기계 한 대가 낼 수 있는 최대 소비전력과 달리, 수십 가구를 묶어 보면 한 대가 최대수요에 얹는 몫은 2kW 안팎이었다.
이 값을 350만 대에 그대로 곱하면 약 5.7~9.4GW다(AI 계산, 350만 × 1.62~2.68kW). 52.5GW의 약 6분의 1~9분의 1이다.
다만 이 숫자는 한국 추정치가 아니다. 52.5GW가 얼마나 넓은 상한인지 가늠하는 용도로만 써야 한다. 이유는 네 가지다.
- 50가구 단위의 값을 전국에 곱했다. 이 지표는 동네 배전망을 설계할 때 쓰는 값이다. 전국의 최대전력 시간에 얹히는 몫과는 다르다. 영국 연구도 히트펌프 수요는 아침에 가장 크고, 국가 전체 최대전력은 저녁에 온다고 짚었다[9].
- 영국 측정은 온화한 겨울 값이다. 2024년 분석 기간에 참여 가구의 시간별 평균기온은 영하 2℃ 아래로 내려가지 않았고, 보고서 스스로 20년에 한 번 오는 한파는 반영하지 못했다고 밝혔다[10].
- 가장 추운 날에는 「분산」이 사라질 수 있다. 영국 에너지시스템캐터펄트는 모든 집에 히트펌프가 있는 거리라면 가장 추운 날 대부분이 최대 용량 가까이 돌아, 집집마다 수요가 거의 엇갈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11].
- 한국의 대상 집은 다르다. 보급의 중심은 등유·LPG 같은 화석연료 보일러를 쓰는 단독주택이다[1]. 단열 수준, 기계 용량, 바닥난방에 보내는 물 온도가 영국 집과 같다고 볼 근거가 없다.
한국의 가장 추운 날, 히트펌프 1대가 얼마를 얹는지 공개된 측정값은 찾지 못했다. 4편에서 본 실측의 빈칸이 여기서도 이어진다.

겨울의 가장 추운 시간이 문제다
전력망은 1년 중 가장 많이 쓰는 시간을 감당해야 한다. 설 연휴 고속도로의 차선 수를 정하는 것과 같다. 겨울에 그 시간은 대개 가장 추운 날에 오고, 히트펌프는 바로 그때 가장 약해진다.
효율이 떨어진다. 1편에서 본 것처럼 히트펌프는 바깥이 추울수록 같은 열을 내는 데 전기를 더 쓴다. 미국 에너지부의 한랭지 히트펌프 현장 시험에서 바깥 기온 영하 18~15℃ 구간의 효율(COP) 중앙값은 1.9였다[12]. 보통 날 효율을 3.5로 가정하면, 효율이 1.9로 떨어질 때 같은 열에 전기가 약 1.8배 든다(AI 계산).
보조 전기히터가 켜질 수 있다. 미국 기기에는 히트펌프가 힘이 부칠 때 켜지는 전기히터가 흔히 붙어 있다. 이 히터는 전기 1로 열 1만 만든다. 미국 뉴욕주에서 한파 사흘 동안 19가구를 잰 연구에서는 이런 전열 장치가 달린 시스템이 피크에 가장 큰 영향을 줬고, 한 집에서 15kW를 넘기도 했다[13]. 보조히터는 대개 설정한 기준 온도 아래에서 켜지므로, 그 부담도 가장 추운 시간에 몰린다. 한국 보급 기기에 보조 전기히터가 얼마나 달려 있는지는 찾지 못했다.
집이 열을 얼마나 지키느냐가 크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집의 효율을 함께 개선하지 않고 히트펌프만 달면 그 집의 겨울 최대수요가 거의 3배가 될 수 있다고 봤다. 반대로 집의 효율 등급을 두 단계 올리면(유럽 기준 D→B) 난방 에너지 수요가 절반으로 줄고, 필요한 히트펌프도 작아져 최대수요 증가분이 3분의 1 줄어든다고 했다[14].
결국 같은 350만 대라도 어떤 집에, 어떤 기계를, 어떻게 설정해 다느냐에 따라 겨울 최대전력에 얹히는 전력은 크게 달라진다. 4편에서 본 설치·설정 문제가 집 밖 전력망 문제와 이어지는 지점이다.
한국은 이미 겪었다 — 2009~2015년, 연중 최대전력이 겨울에 났다
난방이 전기로 옮겨 와 겨울 최대전력이 커지는 일은 가정이 아니다. 한국은 이미 겪었다.
2025년 2월 확정된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은 연중 최대전력이 난 계절을 정리했다. 1981~2008년에는 28번 가운데 27번이 여름이었다. 2009년부터 상황이 바뀌었다.
「시스템 난방 보급으로 ’09~’15년 7년 연속하여 겨울에 연중 최대전력 발생하였으나」 — 산업통상자원부,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5]
계획은 2016년 이후에는 여름 기온 상승 등으로 다시 주로 여름에 최대전력이 났다고 덧붙였다[5]. 계획 문서는 「시스템 난방」이 어떤 기기를 가리키는지 따로 정의하지 않았다.
당시 정부 설명도 있다. 2011년 1월 서울신문 보도에 따르면 지식경제부는 그해 겨울 전기난방 수요가 1,700만kW로 2004년 겨울의 두 배를 넘었다고 밝혔다. 전기온풍기·바닥전기장판·전기히터 보급이 늘었고, 2004년 이후 도시가스·등유 가격이 45% 오르는 동안 전기요금은 13% 오르는 데 그쳤다는 설명이었다[15].
이 경험이 말해 주는 것은 이렇다(GaiaBeacon 해석). 연료값에 따라 난방이 전기로 옮겨 오면, 한국의 연중 최대전력은 겨울에 날 수 있다. 히트펌프가 겨울 최대전력을 올릴지 낮출지는 무엇을 대신하느냐에 달렸다. 3편에서 본 노르웨이처럼 전기난로를 대신하면 같은 열에 전기를 덜 쓴다. 등유·LPG 보일러를 대신하면 없던 전기 수요가 새로 생긴다. 심야전기보일러처럼 밤에 열을 저장하던 난방을 대신하면 쓰는 전기는 줄어도 쓰는 시간이 낮으로 옮겨 올 수 있다. 정부 보급의 중심은 화석연료 보일러를 쓰는 단독주택이다[1].
프랑스는 전기난방이 많은 나라다. 프랑스 송전망 운영사 RTE는 겨울 기온이 1℃ 내려갈 때마다 전력수요가 약 2.3GW(2012년 자료), 많게는 2.4GW(2018~2019년 자료) 늘어난다고 봤다[16][17]. 프랑스의 역대 최대전력도 겨울인 2012년 2월 8일 저녁 7시의 102.1GW다[16].

지금 한국의 겨울 최대전력은 어디쯤인가
전력거래소 집계로 겨울 역대 최대전력은 2022년 12월 23일의 94,509MW이고[7], 여름 역대 최대는 2024년 8월 20일의 97,115MW다[8]. 지난겨울에는 2026년 2월 10일 오전 10시에 88,950MW까지 올랐다[18].
4편 끝에서는 「겨울 저녁」이라고 했지만, 한국의 겨울 최대전력은 저녁에만 오지 않는다. 2026년 2월 10일 최대전력은 오전 10시였고[18], 겨울 기록이 이어지던 2022년 12월 22일에는 오후 5시 기준으로 기록을 새로 썼다[19]. 전력거래소는 2026년 2월 10일 수요가 늘어난 원인으로 추위에 따른 난방 부하와 저기압에 따른 태양광 발전량 감소를 함께 꼽았다[18].
11차 계획의 전망에서는 여름이 계속 앞선다. 2038년 최대전력 기준수요는 여름 145.6GW, 겨울 135.1GW로, 차이는 10.5GW다(AI 계산)[5]. 이 전망은 전력시장 밖에서 한전과 직접 거래하는 소규모 발전 몫까지 더한 「전력계통」 기준이라, 위의 전력거래소 기록과 바로 비교하지 않는다. 또 이 전망의 전기화 수요는 2038년까지 구체화된 정책목표와 계획이 있는 수단만 반영했다[5]. 히트펌프 350만 대 목표는 계획이 확정되고 약 10개월 뒤인 2025년 12월에 나왔다[1].
히트펌프 전력수요, 계획표에는 아직 칸이 없다
11차 계획은 전기화 수요를 총량으로만 내놓았다. 2038년 여름 기준수요 145.6GW 가운데 전기화 몫은 11.0GW로 제시됐지만, 그 안에서 난방이 얼마인지는 나와 있지 않다[5]. 계획을 해설한 에너지경제연구원 「에너지 브리프」 기고(저자 개인 견해)는 냉방이 몰리는 여름 최대전력은 뚜렷해지는 반면 난방에너지원 다변화로 겨울 최대전력은 비교적 완만하게 늘 것으로 내다봤다[20].
12차 수요전망(잠정)에는 히트펌프가 들어갔다. 2026년 4월 공개토론회에서 12차 계획의 잠정 수요전망은 2035년 온실가스 감축목표의 53% 안과 61% 안을 가르는 정책수단으로 건물(히트펌프 보급)과 탄소포집(CCUS)을 꼽았다. 히트펌프는 축열조를 이용해 전기 쓰는 시간을 옮기는 「부하이전」 가능량으로도 산정됐다[21]. 8월 재전망에서 2040년 전기화 전력소비량은 기준 112.0TWh·상향 118.8TWh, 최대전력은 17.0GW·17.7GW로 제시됐다[22]. 이 전기화 수요에는 산업·수송 등이 함께 들어 있어, 히트펌프 몫만 따로 읽을 수는 없다.
히트펌프가 겨울 최대전력에 얼마를 얹는지는 찾지 못했다. 보도된 12차 자료에서 히트펌프는 최대전력을 「옮기는」 쪽으로 산정됐지만, 최대전력에 「얹히는」 몫을 따로 공개한 수치는 10월 8일 기준 찾지 못했다. 12차 계획 정부안 확정도 원전 공론화 일정 때문에 당초 10월에서 12월 이후로 늦춰졌다[23].
개별 기기는 제도의 그물 밖에 있다.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의 전력계통영향평가는 10MW 이상 전기를 쓰려는 사업자가 대상이다[24]. 데이터센터 같은 큰 수요는 미리 따지지만, 한 대에 수 kW인 가정용 히트펌프는 수백만 대가 모여도 이 제도로는 걸러지지 않는다(GaiaBeacon 해석).
도구는 깔리기 시작했다. 8월 개정된 2026년 난방 전기화 사업 지침에 따르면, 히트펌프를 지원받는 집은 운전 데이터 확인과 전력수요관리를 위한 데이터 연동에 동의해야 한다. 사업 컨소시엄에는 여러 설비를 묶어 전기 쓰는 시간을 조절하는 가상발전소(VPP) 사업자가 반드시 참여한다[25]. 정부는 또 전력 부하를 제어할 수 있는 수요관리형 히트펌프를 일정 규모 이상 건물이 의무로 갖춰야 하는 비전기식 냉방설비로 인정해 설치를 유도하겠다고 밝혔다[26]. 히트펌프를 원격으로 조절할 길은 열리고 있다(GaiaBeacon 해석). 다만 언제, 얼마까지 줄일 수 있고, 그 대가로 무엇을 주는지를 정한 규칙은 찾지 못했다.
다른 나라는 어떻게 대비하나
독일은 「끄지는 않고, 줄일 수 있다」는 규칙을 만들었다. 독일 에너지사업법 제14a조 규정은 2024년 1월부터 시행됐다. 배전망 과부하가 임박할 때 망 운영자는 히트펌프·전기차 충전기 같은 기기의 전력을 일시적으로 낮출 수 있는데, 가정용 기기 한 대당 4.2kW까지는 보장해야 한다. 완전히 끌 수는 없다. 대신 망 운영자는 망이 붐빌 수 있다는 이유로 새 히트펌프 연결을 거절하거나 미룰 수 없고, 소비자는 망 요금 할인을 받는다[27].
영국은 요금과 제어로 시간을 옮겼다. 영국 배전회사 NGED(National Grid Electricity Distribution)의 「Equinox」 실증(1,048가구)에서 오후 5~7시 수요 조절 이벤트 동안 히트펌프 가구의 피크 전력이 평균 48%, 이벤트당 0.6kW 줄었다[28]. 영국 옥토퍼스에너지의 히트펌프 고객을 분석한 연구(미국 전미경제연구소 NBER 워킹페이퍼, 2024)에서는 히트펌프용 시간대별 요금을 쓴 가구가 저녁 피크 사용을 절반으로 줄였다. 저자 4명 가운데 3명은 옥토퍼스에너지 계열 연구소(Centre for Net Zero) 소속이다[29]. 다만 가장 추운 날에도 이만큼 옮길 수 있는지는 연구마다 판단이 엇갈린다[11][30]. 영국의 저녁 피크 실험이 오전에도 피크가 오는 한국에 그대로 맞을지도 따져 봐야 한다.
일본은 처음부터 밤에 돌게 만들었다. 일본의 가정용 히트펌프 급탕기 「에코큐트」는 값싼 심야 전기로 물을 데워 저장해 두는 방식으로, 2025년 3월 누적 출하 1,000만 대를 넘었다[31]. 2025년 12월 정부 브리핑에서 담당 과장은 한국은 온돌과 온수 때문에 히트펌프에 데운 물을 담아 두는 축열조가 붙는다고 설명했다[1]. 이 물탱크는 그 자체로 전기 쓰는 시간을 옮기는 저장고가 될 수 있다(GaiaBeacon 해석).
아직 결론이 아닌 것들
「위험하다」도 「괜찮다」도 아직 숫자가 없다. 52.5GW는 상한이고, 영국 값을 곱한 5.7~9.4GW는 한국 추정이 아니다. 한국의 가장 추운 날, 화석연료 보일러를 쓰던 단독주택에 단 히트펌프 1대가 얼마를 얹는지 공개된 측정값은 없다(10월 8일 기준). 숙명여대 임용훈 교수는 국회 토론회에서 히트펌프 350만 대와 전기차 400만 대를 함께 가정하면 추가 최대전력이 최대 20GW에 이를 수 있다고 했다. 다만 이 수치는 전기차를 포함한 값이다[32].
보급은 아직 초기다. 350만 대까지는 길이 멀다. 거꾸로 말하면, 규칙을 정하기 가장 쉬운 때가 지금이다(GaiaBeacon 해석).
겨울 최대전력은 히트펌프만의 문제가 아니다. 12차 재전망에서 2040년 최대전력 증가는 반도체 등 첨단산업과 데이터센터가 이끌었다(계절 구분 없는 연간 최대 기준)[22]. 전기차, 기온, 태양광 발전량도 겨울 최대전력을 움직인다. 이 글은 그중 히트펌프의 몫을 따져 본 것이다.
자주 묻는 질문
Q. 히트펌프를 달면 우리 동네 정전 위험이 커지나요?
지금 보급 물량으로 그렇게 볼 근거는 찾지 못했다. 다만 한 동네에 히트펌프가 몰리면 그 동네 배전망 부담은 커질 수 있고, 독일이 제14a조 규정을 만든 이유도 이것이다[27]. 한국에서 가정용 기기를 개별로 따지는 제도는 찾지 못했다[24].
Q. 히트펌프가 늘면 전기요금이 오르나요?
망과 발전소를 늘리는 비용이 요금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 있지만[3], 히트펌프 때문에 그 비용이 얼마나 생기는지 계산한 공개 자료는 찾지 못했다. 독일은 망 운영자의 출력 조절 대상이 된 가구에 망 요금을 깎아 준다[27].
Q. 히트펌프는 전기를 많이 먹는 기계인가요?
같은 열을 내는 데 전기히터나 전기온돌의 2분의 1~3분의 1 정도의 전기만 쓴다(1편). 문제는 1년 전체가 아니라 가장 추운 시간이다. 그때 효율이 떨어지고 보조 전기히터가 켜지면 최대전력 부담이 커진다[12][13].
Q. 우리 집 히트펌프에 보조 전기히터가 있는지 어떻게 확인하나요?
설치 설명서나 설정 화면에서 「보조 히터」 「백업 히터」 「전기 히터」 항목과 켜지는 기준 온도를 확인할 수 있다. 보조 히터가 달린 기기라면 이 설정이 중요하다. 미국 북서부 95가구 현장 연구에서 보조 히터 차단 설정이 적절했던 집은 43%에 그쳤고, 나머지는 영상 약 2℃(35°F) 위에서도 히터가 켜지게 돼 있거나 차단 설정이 아예 없었다[33]. 궁금하면 설치업체에 물어보자.
Q. 정부는 히트펌프 전력수요를 따로 계산하지 않았나요?
11차 계획은 전기화 수요를 총량으로만 제시했고[5], 12차 잠정 전망은 히트펌프를 부하이전과 감축 시나리오에 반영했다[21]. 히트펌프만으로 겨울 최대전력이 얼마나 오르는지 공개한 수치는 10월 8일 기준 찾지 못했다.
맺으며
다섯 편 동안 히트펌프에 다섯 가지를 물었다. 1편에서는 히트펌프가 영하에서도 쓸 만한 기술이고, 추위만큼 뜨거운 물이 효율의 적이라는 것을 봤다. 2편에서는 도시가스 집은 지금 요금으로는 아낄 돈이 거의 없고, 등유·LPG 집은 이득이라는 것을 봤다. 3편에서는 노르웨이 히트펌프가 이긴 상대가 추위가 아니라 전기난로였다는 것을, 4편에서는 한국에 집에서 잰 숫자가 거의 없다는 것을 확인했다.
5편의 답도 같은 자리로 돌아온다. 히트펌프 350만 대가 겨울 전력망에 얼마를 얹을지는 기계보다 집과 설정이, 대수보다 가장 추운 시간이 정한다. 그리고 그 숫자는 아직 공개된 적이 없다.
52.5GW는 모든 기계가 한꺼번에 최대로 도는 상한이고, 5.7~9.4GW는 온화한 영국 겨울의 값이다. 어느 쪽도 한국의 가장 추운 날을 잰 숫자가 아니다. 다음 전력 계획표에 필요한 것은 가장 추운 날 한국 집에서 잰 히트펌프 한 대의 몫이다.
히트펌프를 쓰고 있다면 이번 겨울 보조 전기히터가 언제 켜지는지 한 번 확인해 보자. GaiaBeacon은 12월 이후 나올 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정부안에서 히트펌프가 어떻게 다뤄지는지 확인해 전하겠다.
함께 읽기
- 「히트펌프, 다섯 개의 질문」 1편 — 추위만큼 큰 적, 뜨거운 물
- 「히트펌프, 다섯 개의 질문」 2편 — 히트펌프 난방비, 우리 집은 이득일까
- 「히트펌프, 다섯 개의 질문」 3편 — 노르웨이 히트펌프 보급은 왜 1위일까
- 「히트펌프, 다섯 개의 질문」 4편 — 히트펌프 실측, 한국에는 왜 거의 없을까
- AI 전력수요와 호르무즈 충격 — 한국 에너지 선택, 6가지 저울로 달아 봤다
출처
1. 정책브리핑, 「열에너지 탈탄소화의 핵심… 히트펌프 보급 활성화 지원」 브리핑·질의응답, 2025-12-17 게시 — 원문
2. 뉴스펭귄, 2025-12-16 — 원문
3. 냉동공조저널, 2026-01-14 — 원문
4. 에너지신문, 2026-03-17 — 원문
5. 산업통상자원부,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2024~2038)」, 2025-02-21 공고 — 원문
6. 에너지데일리, 2026-09-17 — 원문
7. Korea Times, 2023-01-03 — 원문
8. 뉴스핌, 2026-08-07 — 원문
9. Love, J. et al., “The addition of heat pump electricity load profiles to GB electricity demand”, Applied Energy 204, 332–342, 2017 — 원문
10. ERM, Neighbourhood Green WP6 report (UK Power Networks), 2024-02-22 — 원문
11. Energy Systems Catapult, R. Snape, 「Heat pumps and household energy use on the coldest days」, 2025-07-21 — 원문
12. PNNL, PNNL-37127, DOE Residential Cold Climate Heat Pump Challenge field validation, 2025-01 — 원문
13. NEEP·Cadmus, Residential ccASHP Building Electrification Study, 2022-03-10 — 원문
14. IEA, The Future of Heat Pumps, 2022-11 (Executive summary) — 원문
15. 서울신문, 「이상 한파탓 전기난방 2004년보다 2배 급증」, 2011-01-13 — 원문
16. RTE, Bilan électrique 2012 — 원문
17. RTE, 2018-2019 겨울 수급 전망 요약 — 원문
18. 뉴스핌, 2026-02-10 — 원문
19. 뉴스토마토, 2022-12-22 — 원문
20. 에너지경제연구원, 「에너지 브리프」 2025년 4월호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주요 내용」 — 원문
21. 투데이에너지, 2026-04-22 — 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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