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1℃의 가격표 — 기후플레이션, 농산물값은 내렸다는데 왜 장보기는 비쌀까

기후플레이션 — 폭염 1℃가 농산물 물가 상승률을 최대 0.4~0.5%p 높인다는 한국은행 연구진 분석을 다룬 기사의 대표 이미지, 햇빛 아래 나무에 달린 사과

사진: Tom Swinnen / Pexels

날씨가 밥상 물가를 흔드는 길은 품목마다 다르다 — 채소는 몇 달, 과일은 1년, 그리고 극한 더위일수록 커진다

한국은행 조병수·민초희 연구진(2024)은 폭염처럼 기온이 일시적으로 1℃ 오르면 농산물 물가 상승률은 최대 0.4~0.5%p 높아지고, 영향이 6개월가량 간다고 봤다. 그런데 9월 농산물 물가는 1년 전보다 4.0% 내렸다. 모순은 아니다. 기준이 다르고, 날씨는 품목마다 다른 속도로 값을 흔든다. 기후플레이션의 크기도 품목과 날씨 세기에 따라 다르다.

어제 GaiaBeacon은 「운문댐 저수율 23.6%」 기사에서 9월 가뭄이 수돗물까지 이어지는 길을 따라갔다. 그 기사 끝에서 미뤄 둔 질문이 있다. 날씨는 장바구니 물가를 얼마나 움직일까. 날씨 때문에 물가가 오르는 현상을 요즘은 ‘기후플레이션’이라고 부른다.

체감은 이미 그렇다고 말한다. 한국환경연구원의 2025년 국민환경의식조사(성인 3,008명)에서 기후변화 때문에 지출이 늘었다고 느낀 항목으로 식료품비를 꼽은 사람이 65.3%였다. 냉난방비 등 에너지 비용(70.2%) 다음으로 많았다. 다만 체감과 실제 크기는 다를 수 있다. 이 글은 그 체감을 숫자와 연구로 하나씩 확인해 본다.


농산물값은 내렸다는데, 왜 비싸게 느껴질까

9월 숫자부터

국가데이터처(옛 통계청)가 10월 2일 발표한 9월 소비자물가다. 아래 표는 1년 전 같은 달과 비교한 값(전년동월비)과 바로 전 달과 비교한 값(전월비)을 나란히 놓았다. 신선식품지수는 채소·과일·생선처럼 날씨에 따라 값이 크게 변하는 품목만 모은 지수다.

항목1년 전 같은 달보다(전년동월비)한 달 전보다(전월비)
소비자물가 전체+2.9%+0.3%
신선식품지수−3.3%+2.7%
농산물−4.0%—
과실−10.9%—
채소0.0%—
축산물+3.7%—
수산물+4.5%—
석유류+14.8%—
배추−15.2%+19.1%
호박+46.9%+75.4%

‘—’는 이번에 확인한 자료에 없는 값이다.

먼저 짚어 둘 것이 있다. 물가를 움직이는 것은 날씨만이 아니다. 9월 소비자물가 전체는 2.9% 올랐고, 이를 끌어올린 큰 요인은 1년 전보다 14.8% 오른 석유류였다. 환율, 명절 수요, 정부 할인 지원도 함께 움직인다. 이 글은 그중 날씨의 몫을 따로 떼어 본다.

뉴스 제목은 대개 첫 번째 열, 1년 전과 비교한 숫자를 쓴다. 그런데 장을 보는 사람은 지난달, 지난주와 비교한다. 배추는 1년 전보다 15.2% 낮았지만, 한 달 새 19.1% 올랐다. 지난주에 사던 값보다 비싸면 ‘농산물값이 내렸다’는 말이 와닿지 않는 것이 자연스럽다.

8월에는 이 차이가 더 컸다. 8월 소비자물가에서 배추는 1년 전보다 26.2% 내렸지만, 한 달 사이 시금치는 68.2%, 부추는 64.7%, 배추는 37.0% 올랐다. 국가데이터처는 9월에도 채소는 최근 더위로 출하량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날씨는 값을 내리기도 한다

9월 과실값은 1년 전보다 10.9% 내렸다. 국가데이터처는 사과·배 등이 작황이 좋아 추석을 앞두고 출하 물량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좋은 작황에는 날씨도 한몫했을 것으로 보인다(GaiaBeacon 해석). ‘기후플레이션’이라는 말은 값이 오르는 경우만 떠올리게 하지만, 날씨가 물가에 주는 영향은 양쪽으로 움직일 수 있다.

숫자를 읽는 세 가지 기준

기준무엇과 비교하나이런 때 쓴다
전년동월비1년 전 같은 달공식 물가 상승률. 계절 영향을 덜 받는다
전월비바로 전 달체감과 가깝다. 계절·명절 영향이 크다
평년비최근 몇 년의 평균작년 값이 유난히 높거나 낮았을 때 비교에 유용하다

1년 전 값이 유난히 비쌌다면, 올해 값이 올라도 전년동월비로는 ‘내렸다’로 나온다. 같은 품목, 같은 날의 값도 기준에 따라 ‘올랐다’와 ‘내렸다’가 갈린다(GaiaBeacon 해석).

같은 9월, 다른 숫자 — 배추는 1년 전보다 15.2% 내렸지만 한 달 새 19.1% 올랐고, 호박은 1년 전보다 46.9%, 한 달 새 75.4% 올랐다. 기후플레이션을 읽을 때 비교 기준을 먼저 봐야 하는 이유

연구가 매긴 「폭염 1℃의 가격표」

그렇다면 날씨는 물가를 얼마나 움직일까. GaiaBeacon이 확인한 한국 연구는 셋이다. 결론이 조금씩 다르다는 점이 오히려 중요하다.

먼저 단위 하나. 이 연구들은 대부분 ‘물가 상승률’이 몇 %p(퍼센트포인트) 높아지는지를 잰다. 상승률이 3%에서 3.5%가 되면 0.5%p 높아진 것이고, 값이 0.5% 오른다는 뜻과는 다르다. 한국은행 이슈노트는 기관의 공식 견해가 아니라 집필자 개인의 견해다.

한국은행 2024 — 폭염 1℃, 농산물 상승률 최대 0.4~0.5%p

한국은행 조병수·민초희 연구진은 2024년 7월 이슈노트에서 국내 기온 변화가 국내 농산물값으로 이어지는 길을 분석했다. 수입 식량값을 거치는 해외 경로는 넣지 않았다.

  • 폭염처럼 기온이 일시적으로 1℃ 오르면 농산물 물가 상승률이 최대 0.4~0.5%p 높아지고, 그 영향은 6개월가량 이어졌다. 소비자물가 전체 상승률은 0.07%p 높아졌다.
  • 한파 같은 이상저온에도 농산물값은 비슷하게 반응했다.
  • 1℃ 높은 기온이 1년 내내 이어진다고 가정하면, 1년 뒤 농산물가격 수준은 2%, 소비자물가 수준은 0.7% 높아지는 것으로 추정했다. 여기서는 상승률이 아니라 값 자체가 그만큼 높아진다는 뜻이다.

연구진은 해외 기후 충격이 수입 원자재값을 거쳐 들어오는 경로까지 더하면 압력은 더 커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은행 2025 — 극한 더위일수록 훨씬 커진다

한국은행 연정인 과장은 2025년 9월 이슈노트에서 평균 기온이 아니라 극한값에 주목했다. 1990년 1월부터 2025년 3월까지 16개 시·도의 월별 자료로, 그 달의 일최고기온(하루 중 가장 높은 기온)이 평년값(1961~1990년 같은 달 평균)보다 얼마나 높은지를 ‘고온 충격’으로 봤다.

  • 이 고온 충격이 1℃ 커지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곧바로 0.056%p 높아졌고, 그 영향은 24개월 이상 이어졌다. 그 달 중 비가 가장 많이 온 날의 강수량이 10㎜ 늘어나는 충격은 15개월 이상 이어졌다.
  • 충격의 크기에 비례하지 않았다. 일최고기온이 평년보다 평균 0.7℃ 높은 보통의 더위는 12개월 동안 물가 상승률을 0.03%p 높이는 데 그쳤지만, 평균 4.9℃ 높은 상위 5%의 극한 더위는 0.56%p를 높였다. 더위가 7배 셌을 때 물가 압력은 약 19배, 1℃당으로 따지면 약 2.7배였다(AI 계산).

연정인 과장은 이렇게 결론지었다.

“이러한 결과는 기상충격의 비선형성을 고려하지 않을 경우 기상충격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과소평가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여기서 ‘비선형성’은 충격의 크기에 비례하지 않고 더 가파르게 커지는 성질을 말한다.

KDI 2024 — 짧게 끝난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이승희 부연구위원은 2024년 5월, 다른 결론을 냈다. 2003~2023년 자료로 월평균 기온과 강수량이 과거 추세에서 얼마나 벗어났는지를 날씨 충격으로 봤다.

  • 날씨 충격은 소비자물가를 1~2개월 정도 끌어올렸고, 2개월 뒤 정점을 찍은 뒤 3개월째부터는 영향이 미미했다.
  • 오른 것은 주로 신선식품이었다. 식료품과 에너지를 뺀 근원물가는 거의 반응하지 않았다.
  • 기온보다 강수량의 영향이 컸고, 특히 여름철 비가 많거나 적을 때 영향이 컸다. 여름철 기온이 이례적으로 높거나 낮아도 소비자물가 전체는 의미 있게 반응하지 않았다. 다만 신선식품값은 여름철 기온이 추세보다 높을 때 유의하게 올랐다.
  • 다만 날씨 충격이 2~3개월 연달아 오면 영향이 쌓여 더 커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KDI는 일시적인 신선식품값 변동에 통화정책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봤다. 또 수입 확대 같은 공급처 다변화와 품종 개량으로 기후에 대한 적응력을 높여야 한다고 제안했다.

세계의 계산

유럽중앙은행(ECB)과 독일 포츠담기후영향연구소 연구진(Kotz 외)은 2024년, 121개국의 월별 물가 자료 2만 7천여 건을 분석했다. 배출 시나리오에 따라 2035년에는 더위 때문에 식품 물가 상승률이 해마다 0.92~3.23%p 높아질 수 있다고 추정했다. 2022년 유럽의 여름 폭염은 그해 유럽 식품 물가 상승률을 약 0.67%p 끌어올린 것으로 봤다. 연구진은 사람과 농업의 적응을 모형에 넣지 않았다고 밝혔다.


두 연구는 왜 다르게 말할까

한국은행 2025는 ’24개월 이상’, KDI는 3개월째부터 영향이 미미해진다고 했다. 둘 중 하나가 틀린 것일까. 두 연구를 나란히 놓으면 잰 방식이 다르다.

한국은행 2025(연정인)KDI 2024(이승희)
날씨 충격그 달의 일최고기온·일최다강수량이 평년보다 얼마나 높은지 — 극한값 쪽한 달 평균 기온·강수량이 추세에서 얼마나 벗어났는지 — 평균값
자료1990~2025년, 16개 시·도2003~2023년
주로 본 물가소비자물가 전체와 품목별(농산물·축산물·서비스 등)신선식품과 근원물가
결론영향이 오래가고, 극한일수록 훨씬 커진다신선식품 중심으로 짧게 끝난다

한국은행 2025는 한국은행 2024와 KDI 연구가 모두 극값이 아닌 평균 기온 자료를 써서 점진적·만성적 변화에 초점을 맞췄다고 구분했다. 한국은행 2024의 ‘폭염 1℃’도 이상기온이 나타난 달의 평균 기온이 1℃ 오른 경우를 본 것이다.

품목별 결과를 보면 두 연구가 겹치는 곳도 있다. 한국은행 2025에서 고온 충격에 농산물 물가 상승률은 3개월 동안 0.17%p 높아졌지만, 장기로는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변화가 없었다. 농산물의 더위 효과가 짧다는 점에서는 KDI 결과와 같은 방향으로 읽을 수 있다(GaiaBeacon 해석). 반면 비가 많이 온 뒤 농산물 물가 상승률은 장기에도 0.14%p 높았다. 서비스 물가는 고온 충격에 1년간 0.066%p 높아졌는데, 연정인 과장은 더위가 인건비·냉방비·시설유지비 같은 운영 비용을 높였을 가능성을 들었다.

정리하면 이렇다. 평균적인 날씨 변동은 신선식품을 중심으로 짧게 흔든다는 결과(KDI)와, 극한일수록 크고 오래간다는 결과(한국은행 연정인)가 함께 있다. 두 연구는 날씨를 재는 방식과 자료 기간이 달랐고, 이 차이가 결론이 갈린 큰 이유일 수 있다(GaiaBeacon 해석).


품목마다 다른 회복 속도

같은 날씨라도 품목마다 값이 돌아오는 속도가 다르다.

채소 — 몇 달

배추, 시금치, 호박 같은 채소는 키우는 기간이 짧아 다시 심으면 몇 달 안에 공급이 회복된다. 그래서 값이 급하게 뛰었다가 오름세가 빨리 잦아드는 편이다. 2024년 9월 배추값은 1년 전보다 53.6% 올랐고, 당시 보도는 폭염 뒤 이어진 극한호우를 원인으로 꼽았다. 국제 연구진이 정리한 2022~2024년 기상이변과 식품값 사례 16건에도 이 배추 사례가 들어 있다.

과일 — 1년

사과는 한 해에 한 번 수확한다. 흉작이 나면 다음 수확 때까지 저장해 둔 물량으로 버텨야 한다. 2023년 봄 냉해와 여름 폭우, 탄저병이 겹친 데다 재배 면적도 줄어 사과 생산량은 1년 전보다 30.3% 줄었다. 그 여파로 2024년 사과값은 1년 전과 비교해 1월 +56.8%, 3월 +88.2%, 6월 +63.1%, 8월 +17.0%로 높은 상승률이 이어졌다. 3월의 88.2%는 통계 작성 이후 가장 큰 상승률이었다. 새로 수확한 사과가 나오기 시작한 2024년 9월에야 사과값은 1년 전보다 4.8% 내린 것으로 돌아섰다.

재배지도 움직이고 있다. 강원도 사과 재배면적은 2009년 199ha에서 2025년 1,951ha로 늘었다.

축산물·수산물 — 다시 기르는 시간

가축과 양식 물고기는 더위에 폐사하면 새로 들여와 키우는 데 시간이 걸린다. 한국은행 2025에서 축산물 물가 상승률은 고온 충격 뒤 3개월 동안 0.14%p 높아졌다. 바다의 고수온 피해도 크다. 양식 피해액은 2022년 약 10억 원에서 2024년 1,430억 원까지 늘었고, 올해 경남에서만 277억 원이었다.

다만 올해 9월 수산물값이 4.5% 오른 이유를 국가데이터처는 공급 감소와 추석 수요로 설명했고, 고수온을 원인으로 직접 꼽지는 않았다. 한국은행 2025에서도 육지의 고온 충격에 수산물값은 통계적으로 의미 있게 반응하지 않았다. 연정인 과장은 수산물 공급이 대기 온도보다 바닷물 온도 변화에 더 민감하기 때문으로 봤다. 고수온과 수산물값의 관계는 따로 확인이 필요하다.


우리 관점 — ‘기후플레이션’이라는 말을 쓸 때

한국은행 2024 이슈노트도 최근 이상기후가 잦아지면서 기후플레이션 문제가 점차 현실화되고 있다고 썼다. 연구를 모아 보면 이 말을 쓸 때 세 가지를 함께 기억할 필요가 있다(GaiaBeacon 해석).

첫째, 전체 물가에서는 작고, 품목에서는 크다. 폭염 1℃가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0.07%p 높인다는 숫자는 작아 보인다. 같은 충격에 농산물 물가 상승률은 최대 0.4~0.5%p 높아져, 소비자물가 전체에 준 영향(0.07%p)의 약 6~7배다(AI 계산). 실제로 2023~2024년 기상이변 뒤에는 배추(2024년 9월 +53.6%)와 사과(2024년 3월 +88.2%)처럼 1년 새 수십 % 오른 품목도 있었다. 체감은 자주 사는 품목에서 온다.

둘째, 보통의 더위와 극한 더위는 다른 문제다. 한국은행 2025의 계산에서 극한 더위의 물가 압력은 보통 더위보다 훨씬 컸다. 연구는 기후 대응이 늦어져 온난화가 빨라지면, 고온 충격에 따른 물가 상승 압력이 2031~2050년에는 지금보다 조금 커지고, 21세기 후반(2051~2100년)에는 지금의 2배가량이 될 수 있다고 추정했다.

셋째, 날씨만으로 물가를 설명할 수는 없다. 앞에서 본 석유류처럼 날씨 밖의 요인이 물가를 더 크게 움직이는 달도 많다. 날씨 이야기를 할 때 이 요인들을 빼면 그림의 절반만 보는 셈이다.


그래서 한국은

정부와 연구가 말하는 대응

  • 단기 — 정부는 올해 추석 성수품 18.3만 톤을 공급하고 할인 지원에 1,030억 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 공급처 다변화 — KDI는 국지적인 날씨 충격을 줄이기 위해 수입 확대 같은 공급처 다변화를 제안했다.
  • 적응 투자 — 한국은행 2025 이슈노트는 농·축·수산업의 생산성과 공급 안정성을 높이고, 재난 대응 인프라와 보험·금융 안전장치를 갖춰야 한다고 했다. KDI도 품종 개량 같은 적응력 강화를 꼽았다.

우리 집 장바구니에서

  • 물가 기사를 볼 때는 세 가지를 묻자. 무엇과 비교했나(1년 전? 지난달?), 어떤 품목인가, 날씨 말고 다른 이유는 없나.
  • 값이 뛴 품목은 대체 품목을 찾자. 날씨 충격에 따른 물가 오름세는 2개월쯤 뒤 정점을 찍고 3개월째부터 잦아든다는 분석이 있다(KDI). 다만 폭우 뒤에는 더 오래갈 수 있고(한국은행 연정인), 날씨 충격이 연달아 오면 영향이 쌓인다(KDI).
  • 가격 정보를 직접 확인할 수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서 품목별 소매가격과 평년 가격을 볼 수 있다.

자주 묻는 질문

Q. 9월 농산물값은 내렸다는데 왜 장보기는 더 비싸게 느껴지나요?

공식 물가 상승률은 1년 전 같은 달과 비교한다. 장을 보는 사람은 지난달, 지난주와 비교한다. 9월 배추는 1년 전보다 15.2% 낮았지만 한 달 새 19.1% 올랐다. 또 소비자물가 전체는 2.9% 올랐고, 그 안에서 축산물(+3.7%)과 수산물(+4.5%)은 올랐다.

Q. 폭염이 오면 물가는 얼마나 오르나요?

한국은행 조병수·민초희 연구진(2024)은 기온이 일시적으로 1℃ 오르면 농산물 물가 상승률이 최대 0.4~0.5%p,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0.07%p 높아진다고 봤다. 한국은행 연정인 과장(2025)은 상위 5%의 극한 더위가 12개월 동안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0.56%p 높였다고 추정했다. 보통 더위(0.03%p)보다 훨씬 크다.

Q. 한국은행과 KDI 연구는 왜 결론이 다른가요?

날씨를 재는 방식과 기간이 다르다. 한국은행 연정인 과장(2025)은 일최고기온 같은 극한값 쪽을, KDI 이승희 부연구위원(2024)은 한 달 평균 기온·강수량을 썼다. 한국은행 2025에서도 농산물의 더위 효과는 장기로는 의미가 없었다. 평균적인 날씨 변동은 짧게, 극한 기상은 크고 길게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면 두 결과를 함께 이해할 수 있다(GaiaBeacon 해석).

Q. 사과값은 왜 그렇게 오래 비쌌나요?

사과는 한 해에 한 번 수확하고, 검역 문제로 수입이 사실상 막혀 있다. 2023년 냉해·폭우·탄저병에 재배 면적 감소까지 겹쳐 생산량이 30.3% 줄자, 다음 수확까지 저장 물량으로 버텨야 했다. 2024년 3월 사과값은 1년 전보다 88.2% 올랐고, 햇사과가 나온 9월에야 내린 것으로 돌아섰다.


맺으며

폭염 1℃는 소비자물가 전체로 보면 작은 숫자지만, 채소와 과일 같은 품목에서는 큰 숫자가 된다. 연구들은 평균적인 날씨 변동은 신선식품을 중심으로 짧게 지나가지만, 극한 더위와 폭우는 더 크게, 더 오래 장바구니를 흔들 수 있다고 말한다. ‘농산물값이 내렸다’와 ‘장보기가 비싸다’는 둘 다 맞을 수 있다. 무엇과 비교하는지, 어떤 품목인지를 함께 볼 때 기후플레이션의 실제 크기가 보인다.

다음에 장을 보거나 물가 기사를 볼 때, ‘1년 전과 비교했나, 지난달과 비교했나’를 먼저 확인해 보자. 품목별 가격과 평년 가격은 KAMIS에서 직접 볼 수 있다.

함께 읽기


출처

1. 한국은행 조병수·민초희, BOK 이슈노트 제2024-18호 「기후변화가 국내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 (2024-07-02)

2. 한국은행 연정인, BOK 이슈노트 제2025-25호 「극한기상 현상이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 지속성 평가와 비선형성 여부 판단」 (2025-09-08)

3. KDI 이승희, 「기상 여건 변화가 물가에 미치는 영향과 시사점」 (KDI 현안분석, 2024-05-09)

4. Kotz, Kuik, Lis, Nickel, 「Global warming and heat extremes to enhance inflationary pressures」, Communications Earth & Environment (2024)

5. Kotz 외, 「Climate extremes, food price spikes, and their wider societal risks」, Environmental Research Letters (2025-07) · Carbon Brief 요약” class=”wp-image-1418″/>

6. 국가데이터처, 2026년 9월 소비자물가동향 — KDI 경제정보센터 등록 (2026-10-02) · 머니투데이 · 서울신문

7. 국가데이터처, 2026년 8월 소비자물가동향 — KDI 경제정보센터 등록 (2026-09-02) · 뉴스핌

8. 에너지경제, 한국환경연구원 2025 국민환경의식조사 보도 (2026-04-14)

9. 이투데이, 2024년 9월 소비자물가 — 배추·무 · 뉴시스, 배추값과 폭염·극한호우 (2024-09-23)

10. 이투데이, 2024년 사과 등락률 추이 · 이데일리, 2023년 사과 생산량 30.3% 감소(통계청) (2023-12-22) · 아주경제, 2024년 3월 사과 88.2% (2024-04-02) · 서울신문, 사과값 고공행진 이유 (2024-03-16)

11. 파이낸셜뉴스, 고수온 양식 피해 집계 (2026-09-11) · 뉴데일리, 고수온 피해 역대 최대 (2025-07-08) · 서울신문, 경남 고수온 피해 (2026-09-22)

12. 서플, 2026 추석 성수품·할인 지원 (2026-09-01)

13. 머니투데이, 사과 재배지 북상 (2025-09-27)

NEWSLETTER

새로운 환경·기후 이야기가 올라오면 이메일로 알려드려요.

GaiaBeacon 뉴스레터 구독하기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

뉴스레터 발송을 위한 최소한의 개인정보를 수집하고 이용합니다. 수집된 정보는 발송 외 다른 목적으로 이용되지 않으며, 서비스가 종료되거나 구독을 해지할 경우 즉시 파기됩니다.

코멘트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